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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장사익 배출 그의 이름으로 테마마을 만든다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
<28>광천읍 광천리 삼봉마을
  • 취재=허성수/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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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가 된 광신초교를 활용해 장사익을 테마로 한 소리전수관, 전시관 등을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 김승환 광천읍장과 박준선 이장을 비롯한 삼봉마을 사람들의 생각이다.

장사익이라는 ‘브랜드’로 농촌마을 살릴 수 있는 방법 고민 중
데뷔곡인 ‘찔레꽃’ 심어 찔레꽃 거리 조성 등 문화예술 입혀야
다음달 6일, 광천문예회관서 열릴 2017 송년음악회 공연 약속
노부부 죽기전 정체알리지 않은 채 기증한 전답 ‘화수분’ 역할


광천읍 광천리 삼봉마을은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 장사익(68) 씨가 태어난 곳이다. 장사익은 광동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마을 뒷산에서 발성연습을 했다고 한다. 광천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삼봉산에 올라가 소리를 질렀던 그는 결국 40대 중반의 나이에 늦깎이로 가수가 됐다. 그 후 그는 우리 고유의 국악과 대중음악, 팝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독특한 가창력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꾼으로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며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전통시장 살린 대구 김광석거리 벤치마킹
이처럼 자랑스러운 국민가수를 배출한 삼봉마을은 장사익이라는 ‘브랜드’로 농촌마을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지금 고민하고 있다. 김승환 광천읍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로서 삼봉마을을 대구의 김광석거리처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다.

“대구에 가면 김광석거리가 있습니다. 장사익은 김광석보다 더 유명한 가수입니다. 우리가 장사익을 테마로 한 마을을 만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삼봉마을 박준선 이장은 마을에 폐교가 된 광신초교를 활용해 장사익의 이름을 딴 소리전수관과 전시관을 만들고 마을 진입로에 장사익의 데뷔곡인 ‘찔레꽃’을 심어 찔레꽃거리를 조성하는 등 문화예술을 입히는 작업을 하면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광석거리는 대구 중구청이 2009년 쇠락한 전통시장인 방천시장을 살리기 위해 기획한 사업으로 하잘 것 없는 골목에 벽화와 조형물, 음향시설 등 8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설치했다. 이렇게 문화예술을 입히고 난 방천시장은 갑자기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대구 중구청이 1996년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이 대구 대봉동 방천시장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그의 이름으로 거리를 만든 것인데 뜻밖에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김광석은 대구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살다가 서울로 갔기 때문에 사실 방천시장 주위에는 그의 흔적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이에 비해 장사익은 광천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삼봉마을에서 살았으므로 그의 흔적은 광천읍에 많이 남아 있다. 그의 생가가 삼봉마을에 그대로 남아 있어 큰 누나 장영숙 씨가 지키며 살고 있다고 했다. 박준선 이장은 전국에서 오서산 등반객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마을 뒤 삼봉산에 장사익이 발성연습을 위해 즐겨 오르던 길을 그의 이름을 딴 등산코스로 개발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누구보다도 장사익의 이름을 딴 문화마을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사람은 김승환 광천읍장이다. 김 읍장은 삼봉마을을 포함해 광천읍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장사익을 활용한 문화사업이 꼭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행정공무원으로서 총대를 맸다.

“삼봉마을을 대구 김광석거리처럼 만들면 광천시장까지 살릴 수 있습니다.”
김 읍장은 삼봉마을과 다리 하나로 마주하고 있는 광천장까지 맞물려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전통시장인 방천시장을 살린 대구 김광석거리를 벤치마킹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본인의 승낙이 필요해 김 읍장은 지난 13일 서울에 달려갔다. 장사익 씨를 만나 협조를 요청했는데 다행히 승낙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적으로 침체된 광천읍 주민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고향에 직접 내려와 노래를 선사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다음달 6일, 수요일 오후 5시 광천문예회관에서 열릴 ‘2017 광천읍송년음악회’는 장사익이 자신과 함께하는 노래패들을 데리고 와 공연하게 된다. 그는 고향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재능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광천읍에서는 질서유지를 위해 2만원과 1만원의 티켓을 발매하기로 했다. 광천읍문예회관의 객석이 480석밖에 안돼 문을 활짝 열어놓고 누구나 다 입장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농사보다 상업에 종사하는 주민 많아
광천리 삼봉마을은 118가구 230명이 살고 있다. 바로 다리 건너 광천읍 도심이고 광천장이어서 농사보다는 상업에 종사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주민이 많다. 박준선 이장은 20가구가 농업에 전념할 정도로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바로 광천천 다리만 건너면 광천읍 시외버스터미널이 있고, 광천역까지도 걸어서 10분 거리라 대중교통도 매우 편리하다.

삼봉마을도 젊은이보다는 노인이 많다.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만 20명이고, 노인회에 나오는 어르신이 40여 명 정도다. 95세 이상 장수하는 어르신도 3명이나 된다.

삼봉마을 앞으로 토지를 희사한 어느 노부부를 기리기 위한 ‘영세불망송덕비’.

■어느 노부부가 별세 전 기증한 ‘화수분’
삼봉마을에는 이조말엽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어느 노인 부부가 전 재산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일화가 있다. 그들에게는 재산을 물려줄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그 부부는 별세하기 전 정체를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삼봉마을 앞으로 광천리에 966평, 소암리에 566평과 516평, 총 2050평을 희사했다.

그 후 삼봉마을은 그 전답을 임대해서 소작료를 받아 마을 발전기금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그 토지 중 일부를 처분해 내포신도시에 오피스텔을 하나 구입했다. 방 두 개짜리 오피스텔에서 매달 45만 원의 월세를 받는데 연 500만원으로 수입이 꽤 짭짤하다. 그래서 삼봉마을은 주민들로부터 별도로 걷지 않아도 이 수익금으로 웬만한 마을행사를 치르고 있다.

마을의 주요 행사로는 정월 초이튿날 간단히 드리는 당제와 봄철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 대신 하루 멀리 여행을 시켜 드리는 선진지 견학이 있다.

이처럼 화수분 같은 전답을 희사함으로써 주민들이 돈 걱정 없도록 한 고인들을 위해 마을에서는 기념물을 만들었다. 2005년 옹암리의 공동묘지에 묻힌 두 부부의 유골을 화장하고 고인들의 덕을 기리기 위해 마을회관 앞에 ‘영세불망송덕비’를 세운 것이다.

■삼봉마을 사람들

삼봉산 지반 약해 대책 세워야
박준선 이장
“6~7월 비가 많이 오면 뒷산이 아주 위험합니다. 아직 산사태를 겪지는 않았지만 미리 대비를 했으면 합니다.”

박준선 이장은 1995년 홍성지진 때 삼봉산이 50m나 밀려날 정도로 지반이 약하다며 특히 산 바로 아래 사는 주민들의 안위를 걱정했다. 또 광천읍과 바로 마주하고 있는 군경계지역에 보령시 폐수종합처리시설이 있어서 악취 때문에 살기 힘들다며 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선 이장은 광동초교 출신으로 장사익 씨보다 1년 선배로서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줄곧 지켜봤다며 그의 인간 됨됨이를 칭찬하기도 했다.

“장사익은 고향에 자주 옵니다. 올 때마다 노인회에 20만원씩 식사비로 기부도 잘합니다. 애향심이 지극해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기도 합니다.”
박 이장은 이장 경력만 25년 정도 되는데 장사익 씨가 무명시절이었을 때 추석에 고향에 돌아오면 꼭 노래자랑대회를 벌여 직접 진행했다고 회고했다. 뿐만 아니라 상품도 자신의 사비로 준비해 나눠줬다.

“콩쿨대회를 다시 하고 싶어요.”
박 이장은 언젠가부터 맥이 끊기고 만 노래자랑대회를 다시 부활시켜 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

장사익 테마거리 군이 추진해야
박종갑 마을총무
“장사익 테마거리는 홍성군 차원에서 추진해야 합니다. 이 사업이 많은 사람들의 호응으로 잘 됐으면 합니다. 전국에서 오서산 등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는데 그 분들이 장사익 생가도 보고 전시관도 구경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장사익 생가 주변에 찔레꽃단지도 조성하면 훌륭한 볼거리가 되겠죠.”
박종갑 마을총무의 말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자료=김경미 기자  sungshu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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