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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은 없는가?

어느덧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주변과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나눔과 기부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 볼 때이다. 이때가 되면 개인은 물론 기관, 단체를 비롯해 대기업, 금융기관 등 기업들의 통큰 기부와 나눔이 시작되면서 맹위를 떨치는 한파도 녹인다고들 말한다. 나눔과 기부는 어려운 사람에게 내가 가진 것을 쪼개어 나눠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반면에 도움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자립하게 만드는 생각을 갖게 하는 뜻도 담겨져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눔과 기부문화를 말할 때 아쉬움이 남는 건 왜, 꼭 명절과 연말에만 집중돼 한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말 그대로 반짝 나눔과 기부인 것이다. 이러한 나눔과 기부문화가 계속된다면 받는 사람에게는 때가되면 당연히 도움을 주겠지라는 생각과 의존감을 갖게 할 뿐, 지속성과 본질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나눔과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변함없는 나눔과 기부의 문화가 확산되고 실천돼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나눔과 기부문화란 무엇일까? 나눔과 기부문화를 이야기할 때 곧잘 등장하는 단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이다. 이 말은 프랑스어로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의미하는데, 즉 높은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1808년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작가인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라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하나, 사실 기원전 3세기 전반 로마귀족이 보여준 공공의식과 솔선수범, 검소한 삶과 물질보다는 정신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통으로 인해 로마 문명이 천년동안 지속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신라시대의 화랑제도나 조선시대의 의병활동 등을 들 수 있겠다. 특히 조선중기부터 일제시대에 이르기까지 300여년 10대에 걸쳐 만석의 부를 세습한 경주 최부자 집안은 서구의 어느 집안보다도 가진 자의 책무를 휼륭히 실천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유럽의 록펠러,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라며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유한양행 유일한 창업자의 일화나 김밥장사로 평생 모은 재산을 대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한 할머니의 사연이 찡한 이유다.

진정한 의미의 나눔과 기부, 즉 자선은 무명으로 이뤄지며 아무런 반대급부를 기대하지 않을 경우에만 올곧이 성립한다. 자선이라는 것은 자칫하면 주는 측은 교만해지고 받는 측은 측은해 질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더불어 나눔과 기부정신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자립심을 키워 주는 마중물이어야 한다. 아무튼 연말 주변에 어려운 이웃은 없는가를 살피자.

홍주일보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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