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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지양, 자존감 높이는 교육 실현하는 금마중학교우리 학생들은 공부 잘 안 해요
학생자치활동 일환으로 2017 리더십캠프에 참여한 금마중학생들 모습.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 형태로 지난 2009년 진보 성향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하면서 등장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105조(자율학교)에 의한 혁신학교는 학급당 25~30명, 학년 당 5학급 이내의 작은 학교 운영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이 맞춤형 교육을 하는 새로운 학교의 틀이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1986년에 개교한 금마중학교는 2014년 학생 수 18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고, 이에 학부모의 반대와 혁신학교 운영을 제안하는 교사들이 나섰다. 이후 2015년 8명의 학생이 입학하고 타 학교에서 전학을 오면서 폐교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2016년 혁신학교로 지정되고 교장공모제를 통해 2016년 9월 주진익 교장이 부임하면서 ‘더불어 꿈꾸는 금마중학교’라는 교육비전 아래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웠다.

주진익 교장은 “멋있는 배를 만들고 싶은 학생에게 바다를 동경하게 하는 마음의 등불을 심어주면 어부가 될 수도, 해양학자가 될 수도, 배를 만드는 사람도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바로 혁신학교의 기본 원리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경쟁을 지양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존 주종관계였던 교사학생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작용의 관계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수업 방법에서도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상생하고 공존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배움 중심 수업을 진행한다.

주진익 교장은 “학생들이 도전의식과 꿈이 생기면 기초학력은 스스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학생들에게 강제로 시키지 않는다. 학생이 비전만 있다면 나머지는 학생들 스스로 한다고 믿는다. 우리의 역할은 방향을 잃게 하지 않고 그곳으로 갈 수 있는 힘을 부여해주는 등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은 공부 잘 안 한다”고 설명한다. 학부모들 역시 공부 때문에 아이들의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모두 동의한다. 주진익 교장은 혁신학교의 중심적 세 가지 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노작교육의 일환으로 지난 5월에 실시된 모내기 모습.

■전문적 학습 공동체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 교사들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학교에 관한 모든 운영 방침을 결정한다. 매주 월요일 교사협의회를 통해 학교 일정이나 운영에 관한 회의를 진행한다. 물론 학생들의 참여가 필요할 때 학생들도 참석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밖에도 수업 공개, 독서토론, 연수 등을 운영하며 다섯째주가 있는 달에는 교사들의 자유 시간으로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

■학생들 자치활동 활성화
학생들의 민주시민 교육의 일환으로 자치활동을 강화했다. 학생회 간부 수련회와 자치캠프 운영, 생활협약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평가하는 과정으로 학생들이 성장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학교협동조합을 만들어 학교 매점을 학생회가 운영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유통과정과 이윤 창출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며 일석이조의 교육효과를 보게 되었다.

■색다른 교육과정 운영
환경과 녹색 성장이라는 교과목을 편성해 노작교육을 실시했다.
논 300평을 빌려 전교생이 논농사를 한다. 그 날은 마을 주민들과 풍물도 하고 모내기도 하며 마을잔치를 겸하고, 이를 교과와 연결한 융합수업이 이루어진다. 국어시간에는 벼의 성장 일기를, 과학 시간에는 유기농과 일반농의 차이를 분석해보고, 사회 시간에는 쌀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 등에 대해 공부한다. 벼를 수확하는 날에는 떡, 식혜, 밥을 해서 마을 주민 100여 명을 초청, 작은 잔치를 벌였다. 또한 밭 50평을 빌려 무와 배추를 심어 150kg 김장을 청로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교직원학습공동체의 일환 중 하나인 교사협의회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 .

농촌의 작은 학교에서는 일반 다른 학교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학교 예산만으로 졸업생들이 수학여행을 가고, 저녁 6시 방과 후 학교가 끝나면 택시를 태워 귀가하도록 한다.

주진익 교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작은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한다.

또한 금마중학교의 모든 시험에는 객관식 문제가 없다.
주진익 교장은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객관화되고 고착화된 답이 아니라,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올 수도 있고, 북극곰이 슬프다고 할 수도 있다. 한 아이가 얼음이 녹으면 꽃피는 봄이 온다고 답을 썼는데 그것을 오답 처리했을 때 그 학생의 사고는 더 이상 확장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려도 있다.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객관식 시험 방식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진익 교장은 “주관식 문제에 익숙한 아이는 객관식 문제에 금세 적응한다. 그러나 객관식 문제에 익숙한 아이가 주관식 문제에 적응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한편 내년 3월 1일자로 폐교가 결정된 결성중학교 학생 1명이 금마중학교로 전학을 온다.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적정규모학교육성지원기금으로 15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기반 삼아 금마중학교에서는 통학버스 운영, 해외어학연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옥선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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