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도시로 비상 3년으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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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도시로 비상 3년으로 아쉬워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3.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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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학교 박현옥 홍주인문도시사업단장

홍성군에 요람을 둔 4년제 명문 사립 종합대학으로서 청운대학교(총장 이상렬)는 단순히 입시의 관문을 거쳐 입학한 학생들만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지적인 허기를 채워주는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청운대가 이 같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시작한 것이 홍주인문도시사업이다. 청운대 홍주인문도시사업단장을 맡은 박현옥 교수의 말을 들어본다.

“우리 대학은 2015년 ‘천년홍주의 역사 인문도시로 거듭나다’를 주제로 교육부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인문도시지원사업에 선정됐습니다. 3년간 연구재단에서 3억 원을 지원하는데 지자체에서도 일부 부담해야 가능한 사업이었습니다. 홍성군이 6000만 원을 흔쾌히 지원해줘 총 3억6000만 원으로 이 사업을 진행해 올 수 있었죠.”

박현옥 단장은 어렵게 공모해 선정됐고, 홍성군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하면서 지금까지 홍주인문도시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올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인문교양강좌를 하는데 적어도 30~50명, 많을 때는 100여 명까지 참여한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 시작할 때는 낙관하기 어려웠다. 도시가 아닌 군단위 농촌지역으로서는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너무 고상하고 어렵게 들리기 십상이어서 주민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3~4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했지요. 그 분들이 다음 달에 친구들을 데려오면서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박현옥 교수는 한번 참여한 주민들에게는 매달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적극 홍보를 했다. 수강생들이 조금씩 늘어났으나 대부분 농사일을 마치고 저녁도 거른 채 참여를 해 식사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수시로 초청강사로 참여한 저자의 책이나 우산, 직접 만들어 편집한 다이어리 등 푸짐한 선물공세까지 했다. 그렇게 해서 참여한 주민들은 대만족이었다. 식사나 선물보다도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가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박현옥 단장은 “올해 교육부에 재공모 할 수 있다며 홍성군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생활 속의 인문학 강좌를 해왔습니다. 커피와 식생활 개선에 대해, 또 유기농에 대해서도 하지요. 현장답사도 하고, 유치원생부터 문해교육을 받는 어르신들까지 찾아가서 맞춤형 인문학 강좌도 했습니다.”

박 교수는 평소 자신의 모토가 ‘품격 있는 군민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홍주인문도시사업단을 맡아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함께 실무를 맡아 도와주는 인력이 부족해 매달 행사기획부터 강사섭외, 홍보, 리플릿 디자인, 때로는 공연기획까지 모든 걸 혼자 다 감당해왔다. 정작 그녀는 인문학과 거리가 먼 공간디자인이 전공이다. 도시와 삶의 공간에 인문학을 담자는 것이 자신의 콘셉트라고 말하는 박 교수는 거창한 담론대신 다양한 삶의 문제를 생활속의 이야기로 쉽게 풀어낸 것이 성공 비결로 꼽았다.

2016년에 첫 사업으로 시작한 ‘천년홍주의 숨결을 따라’는 한 학기 동안 옛날 홍주로 위세를 떨쳤던 시기의 역사와 인물, 사상을 조명해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청운대 김상구 대학원장이 1년간 맡아 진행한 ‘지성의 뜰을 거닐다’도 지역사회의 지식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제 교육부와 약속한 시기가 거의 다 차 오는 5월말 이 사업의 종료를 앞두고 있다. 박현옥 단장은 재공모해서 재선정되면 3년 더 계속할 수도 있다며 지자체가 일정 부분 지원해야 가능한 만큼 홍성군이 이 사업을 지속할지 여부에 달렸다고 밝혔다. 

한편, 3월 홍주인문강좌로 오는 7일 오후 6시 30분 청운대 대학본부 627호실에서 이상명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을 초청, ‘제4차산업혁명의 미래사회’를 주제로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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