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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필 무렵 남산 아래 아늑한 소새울로 오세요”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7>
농촌마을 희망스토리-홍성읍 옥암1리
  •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5.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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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사중인 소하천 도로가 오는 6월 말 포장공사까지 완료되면 올레길로 활용 가능하다.

홍성읍 서남부 구항면과 경계 서해안으로 향하는 길목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이 시작될 무렵 닦은 도로 좁아
소하천 도로 완공되면 올레길 활용 찾아오는 마을로 변화
옥암리에서 남산 팔각정 연결 소로 개설 정자·쉼터 계획

옥암1리는 홍성읍의 서남부에 위치하며 구항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마을 앞으로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와 연결되는 29번 국도가 지나가는데 이 도로를 통해 가까운 구항면을 비롯해 서부면, 결성면, 갈산면으로 갈 수 있다. 멀리는 서해안의 서산시와 태안군으로도 갈 수 있는 중요한 길목이다. 해발 200m의 야트막한 산이 마을을 품어주고 있으며, 다랑이 논이 계단식으로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1~2반 부락은 옛날부터 ‘소새울’이라는 지명을 갖고 있다.

■ 70년대 닦은 마을안길 확장 필요
옥암1리 내에 흩어져 있는 4개의 반을 연결하는 도로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무렵 닦은 새마을도로여서 너무 좁아 마주오는 차량이 서로 교행하기 힘들 정도다.

“1974년도 새마을 사업을 할 때 최초로 개설한 농로가 상당히 좁습니다. 큰 차가 다니기에는 사고가 날 수 있어 위험합니다. 마을회관에 들어오는 농로만이라도 군에서 지원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옥암1리 윤근중(71) 이장은 “군에 건의도 했지만 우선 도로부지 매입비부터 예산확보가 어려워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자체에서 부지 확보가 전제된다면 군이 공사에 나서겠다는 암시를 받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동네에서 마을에 땅을 내놓을 사람도 없어 답보 상태입니다. 우리가 땅을 매입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홍성읍내에 속한 곳이다 보니 땅값이 비싼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매매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옥암1리는 74가구 156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

“대부분 고령화로 젊은이가 없습니다. 읍내가 가까운데도 통근하는 직장인도 거의 없습니다. 1~2명 빼고 거의 농업에 종사합니다. 주민들은 벼와 고추 등 자급자족할 정도로 농사할 뿐 대농도 없습니다. 한우를 기르는 축산농가가 3가구 정도 됩니다. 어르신들은 일을 못하니까 위탁영농을 합니다.” 마을 앞으로는 국도 29호가 지나가고 마을 뒤 남산 쪽으로는 남부순환도로가 달린다. 그러다 보니 마을의 전경에 옥의 티가 된다.

“동네 전체로 볼 때 홍성 남부순환도로가 생기면서 마을이 갇혀 있습니다. 펜스가 너무 높아 최고 10m, 낮은 곳은 7~8m나 돼 교도소 담장 같습니다.” 윤 이장은 남부순환도로가 지나가는 길목에 있으면서도 옥암1리에서 바로 진출입할 수 없는 구조여서 교통 사각지대가 됐다고 말했다. 29번 국도와 가까운 1~2반은 예외라고 하더라도 남부순환도로를 끼고 있는 3~4반 부락은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부순환도로에 진출입로가 필요합니다. 애초 공사할 때 주민들이 요구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쉽지 않습니다.” 윤 이장은 마을을 처음 방문하는 외지사람들이 풍경을 보고 전원도시 같다고 하지만 원주민들에게는 꽉 막혀 있어 남산으로 넘어 다니기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남부순환도로는 함부로 횡단할 수 없는 왕복 4차선 준 고속도로여서 지하 건널목이나 고가로 건설된 다리를 건너다니도록 돼 있다. 과거 도로를 건설하기 전에 아무 경계심 없이 논밭두렁길로 다녔지만 이젠 지정된 터널이나 다리로 한참 돌아서 넘어갈 수 있게 되자 그 너머 산비탈에 있는 밭은 경작을 잘 하지 않는다고 윤 이장은 전했다.

“터널과 교각 너머는 어르신들이 들어가기가 어려워 그 쪽에 밭이 있어도 농사를 포기한 상태죠. 주민들은 남부순환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올 수 있는 진출입로 설치가 절실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을 깊숙한 곳까지 버스가 들어오지 않아 자동차가 없는 어르신들은 코 앞에 있는 읍내 나가는 것도 예사 일이 아니다.

“3~4반은 오지라 교통이 매우 불편합니다.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려면 축협 사료공장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윤 이장은 올해 초 김석환 군수가 방문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건의했더니 버스비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택시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를 기대하고 있었다. 3~4반 부락을 끼고 지나가는 남부순환도로는 진입할 수 있는 접근로가 없어 윤 이장은 이 문제만 개선해도 교통사각지대는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산 고갯길 구항면 마온리로 넘어가는 길목의 이정표.

■ 소하천도로 완공되면 올레길 활용
옥암1리는 옛날부터 마르지 않은 샘이 있어서 아무리 가물어도 농사는 지을 수 있었다. 특히 옻샘은 옻이 오를 때 씻으면 완쾌될 정도로 수질이 좋았다고 한다. 홍성천이 가깝고 산에서 항상 물이 내려와 물 걱정은 없는 편이다.

마을 동쪽으로 홍성읍내와 더 가까운 쪽에 이웃하고 있는 옥암3리 택지개발지구가 구획정리만 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윤 이장은 옥암1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옥암3리에 계획된 도시개발사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같이 덕을 볼 수 있다며 언제 중단된 공사가 재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을이 읍내와 가까운 국도를 끼고 있어도 산업시설이나 상업시설이 거의 없다.

옥암1리는 남산 너머 구항면 마온리와 연결되는 올레길이 조성돼 있다. 윤 이장은 지금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하천도로 공사가 완공되면 올레길로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산에서 내려오는 계곡 물이 흘러가는 하천을 정비하고 그 주변 도로가 새로 생긴다. 소하천을 낀 농로는 2km 정도의 길이로 포장되고 올레길과 연계만 되면 옥암1리는 찾아오는 마을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는 게 윤 이장의 전망이다.

“하천 양쪽으로 농사용 도로가 생기는데 올해 6월말까지 포장된다고 합니다. 그것이 완공되면 홍성온천부터 냇가 천변을 따라 올레길을 만들 생각입니다. 옥암리에서 남산 팔각정으로 연결하는 소로만 개설되면 아주 좋은 올레길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윤 이장은 중간에 정자와 쉼터를 만들어서 주민들이 재배한 채소와 각종 농산물을 판매하고 올레길 등산객이 쉬고 갈 수는 있는 카페 운영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지금도 홍성군에서 역사인물길로 개발한 등산로가 마을을 관통하도록 돼 있어 하루 1~2팀 정도의 등산객이 다닌다고 했다.

옥암1리 3반 부락의 계단식 다랑이 논은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심은 상사화(꽃무릇)가 가을에 장관을 이루곤 해 외지 관광객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윤 이장은 자랑했다. “재작년부터 계단식 논두렁에 3년에 걸쳐 심어놨습니다. 가을에 오곡백과가 익으면서 논둑에는 꽃무릇이 환하게 피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지금은 잡풀과 섞여 꽃무릇의 존재를 알 수 없었지만 가을철에는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고 했다. 산에 야생하는 짐승으로는 고라니가 상당히 많은 편이고 주민들이 애써 지은 곡식을 해치기도 해 성가신 존재다. 다행히 멧돼지는 없다.

미/니/인/터/뷰-윤근중 이장
혼자 홀어머니 모시며 농사

윤근중<사진> 이장은 13년 전 서울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귀농했다. 옥암1리에서 태어나 청년시절 서울로 떠났다가 40여 년 만에 돌아왔다.

50대 후반의 나이에 연로한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 혼자 귀향했는데 지금도 그의 가족은 서울에 있다. 아내와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주말에 올라가거나 내려오거나 한다. 그 동안 부친은 먼저 별세하고 홀로 남은 노모(91)를 모시고 시골집에서 함께 산다.

“작년 1월 초부터 이장을 맡고 난 후부터 서울에 자주 가지 못합니다. 요즘 이장 일을 보니까 바빠서 외로울 여가가 없습니다. 어머니는 혼자 활동하실 정도로 건강합니다.”

윤 이장은 식사준비도 어머니가 직접 하신다고 했다. 처음 귀농했을 때 40년 만에 하는 농사가 어렵지 않았을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마다 내려와 부모님 농사일을 도왔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농사는 우리 가족과 형제들한테 대 줄 정도만 합니다. 제가 농사지은 것 형제들이 가져가서 용돈 조금씩 챙겨주고…, 그렇게 하죠.”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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