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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조형물 이대로 좋은가?

홍주천년의 해를 맞이해 옥암리 홍주문화회관 앞 회전교차로 중앙에 상징조형물 제작 설치를 위해 공모를 통한 계약자가 선정돼 진행되고 있다. 원래 7억 원의 예산을 세웠다가 9억 원으로 증액했고 사업기간은 90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기간 내에 홍주천년의 긴 역사를 조형물로 제대로 구상해 작업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홍주의 역사와 앞으로의 천년을 빛낼 아름다운 작품을 창작해 설치하기까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왜 이리 급하게 사업을 하려는 것일까? 그것도 선거를 앞두고 말이다.

선정된 작품의 주재료가 스텐과 브론즈로 설치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재료들은 가벼워 보이기 때문에 야외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는 녹이 슬지 않으나 대기 중의 철분과 접촉하면 오염이 진행돼 쉽게 변질될 소지가 있다. 작품이 설치될 장소도 사실 조각이 세워질 장소로 마땅하지 않다. 홍주천년을 형상화 해 창작된 작품은 아이들도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 마땅한데 회전교차로 중앙을 어떻게 들어가서 볼 수 있으며 학습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가 염려하는 부분은 그간 홍성의 조형물들의 결점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일단 대교공원의 파리장비서와 병풍석들은 중국 화강암인데 파손과 크랙이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설치됐고 그 옆에 있는 백월교 난간은 국내석이며 아래 부분은 중국석으로 마감했는데 10년 전부터 하자가 발생한 채 방치되고 있다. 또한 의사총 뒤편의 홍주의병기념탑 조형물 석재 부분은 3년도 안돼 하자가 발생해 최근에 보수했다.

특히 충령사에 탑과 호국보훈 문 설계도면이 결정됐을 당시 주위 환경과 동떨어진 디자인에 돌의 특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설계한 것 같아 담당 부서와 홍성군수에게 결점들을 시정·요구했으나 한 부분만 수정 후 설치됐다. 충령사는 필자의 아버지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이라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설치된 돌을 보고 너무 실망해 군민들의 알 권리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충령사 탑의 주재료는 화강암인데 한마디로 이 돌은 조형물로 사용할 수 없는 돌이다. 언뜻 봐도 다른 색을 띤 줄들이 여러 갈래로 퍼져 있으며 흐린 날과 비오는 날에는 뚜렷이 보이게 된다. 저급한 재료이므로 석축이나 도로 경계석 정도에 사용되는 돌이며, 조각과 가공이 숙련되지 못한 사람에 의해 마감됐고, 규격에도 4~5cm 미달되는 기둥을 세워놓았다. 돌과 돌 사이 틈은 3cm 이상 시멘트로 메꿔 나중에는 오염이 될 것이 염려되는 부분이다. 설계 당시 지적한 사항 중에 호국보훈 문 형태 머릿돌 상부에 이물질들이 퇴적해 현재 표면을 오염시키고 있다. 충령탑이라 각자돼 있는 돌은 구하기 힘든 크기의 오석인데 입찰 당시 이미 이 돌을 정해 제시했으니 다른 업체들은 참여할 수가 없었다. 이 돌의 후면에 각자된 글은 약 3~4cm 기울어져 있다.

조형물의 주인은 홍성군민이며 거액의 예산을 들인 홍성의 문화 사업이다. 어떻게 이런 수준의 조형물이 군민의 세금으로 준공됐는지 의문이다. 필자는 이 분야에 40년 이상을 종사해왔는데 우리 지역에서 이런 조형물이 세워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창피하다.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에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 견제해야 할 사명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오연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충남지회감사·대한민국미술대전 조각부분 특선>

김오연 작가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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