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산소녀 한여름, 트로트 가수 데뷔
상태바
갈산소녀 한여름, 트로트 가수 데뷔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6.14 15: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1월 KBS전국노래자랑 홍성편이 배출한 스타
갈산고교 시절 영어 실력 쌓으며 노래로 미래 준비
지난 10일 갈산중학교 총동문회 한마음 대축제에 초청받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한여름 양.

갓난아기 때부터 울음소리가 유별났던 소녀는 아버지로부터 ‘소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소리는 점점 자라가면서 꾀꼬리와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수줍음을 많이 타 다른 사람 앞에 나가서 노래할 줄은 몰랐다. 그냥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장래 가수를 꿈꿨다.

남모르게 자신만의 취미생활로 즐기기만 했던 소리는 홍성여중 시절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교내 축제에 친구들과 같이 무대에 섰는데 뜨거운 박수를 받고서야 다른 사람들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트렸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행복하고 대견했다.

소리는 홍성여중을 졸업하고 갈산고에 진학했다. 갈산면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고향이기도 했다. 갈산고는 홍성읍내에서 떨어진 농촌지역 작은 공립학교였지만 동문회가 지원해서 운영하는 원어민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탁월했다. 소리는 노래뿐만 아니라 영어도 좋아했다.

갈산고 시절 소리는 영어공부에 몰입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영어 이야기대회에 나가 상을 받기도 했는데 학생 수가 적은 만큼 원어민 영어 프로그램은 일대일 지도로 진행돼 학습효과가 매우 좋았다. 노래도 게을리하지 않았던 소리는 2학년 때 2014년 ‘대한민국청소년트로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갈산고를 졸업한 소리는 한서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과에 진학했다. 원래 꿈꿨던 가수가 되지 못하면 영어를 잘 해서 물류산업 쪽으로 진출하고 싶었다. 그런데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올해 1월 홍성에서 KBS 전국노래자랑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서슴지 않고 도전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평소 실력을 자랑하며 즐기겠다는 자세로 출전했다. 그런데 수많은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그녀는 최우수상 수상자가 됐다.

바로 그 날 소리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 줄 최고의 은인을 만났다. 작곡가 이제이 씨가 KBS 홍성군 전국노래자랑대회에 왔다가 소리에게 완전히 반하고 만 것이다. ‘탑스타’라는 이름의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제이 대표는 한국 트로트의 계보를 이어갈 신인을 찾기 위해 5년 동안 전국을 쫓아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헛수고만 되풀이했던 그는 소리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지난 5년 동안 쌓인 피로가 한방에 날아가 버렸다. 젊은 가수 지망생들이 트로트를 기피하는 풍조 속에서 소리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대어급으로 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소리는 이 대표를 따라 곧장 서울로 올라갔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학교도 휴학했다. 이름을 ‘한여름’이라는 예명으로 바꾸고 이 대표가 주는 곡으로 음악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가요계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한여름 앨범 표지.

지난 5월말에는 첫 음반을 취입해 발매했다. 한여름은 데뷔 음반에 더블 타이틀곡 ‘방가방가’와 ‘흔들흔들’을 비롯해 ‘오빠야!’, ‘한사람’ 등 총 8곡을 담았다. 지난 10일 한여름은 모교 갈산고를 찾았다. 같은 교정을 쓰고 있는 갈산중학교 총동문회 한마음체육대회의 초청을 받고 고향 주민들 앞에서 자신의 데뷔곡을 불렀다. 신인가수 같지 않은 가창력과 빼어난 미모로 그녀는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친구가 무대를 너무 즐기는데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요 또래들은 트로트를 즐기지 않고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이 친구는 트로트를 너무 즐겁게 하더군요. 홍성에 와서 대어를 낚았으니 너무 감사하죠.” 그 날 본지와 만난 이제이 대표의 말이다. 한여름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저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계속 음악방송에서 섭외가 들어와 자주 출연할 것 같습니다.” 한여름은 중학교 3학년 때 홍성역사인물축제 청소년페스티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심사를 맡았던 유준 씨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유준 선생님의 권유로 3년 후 대한민국청소년트로트가요제도 나갈 수 있었고, 이제이 대표님도 만나 전국노래자랑대회를 거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이 대표는 6월 마지막 주나 7월 첫 주 수요일에 KBS 아침마당에도 출연할 예정이라며 여름이 고향 주민들이 많이 시청해주고 성원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름은 이 대표가 지어준 예명으로 ‘여름철 뜨거운 열기를 품을 수 있는 가수가 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한여름이 영문으로는 ‘Han Summer’이다. 이번 여름 가수 한여름에게는 본격적으로 비상하는 계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여름 양이 갈산중·고 선배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강세향 2018-06-19 19:15:34
축하합니다! 나아가는 앞 날에는 대운 대박 하시고 언제나 좋은 추억만 남도록 큰 박수보내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