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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시장 살리면 광천 원도심 활성화 가능하죠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18>
농촌마을 희망스토리-광천읍 원동마을
  •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8.0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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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방앗간 천장처럼 나무서까래로 조립된 시장통로의 지붕이 이채롭다.

4일과 9일은 광천장이 서는 날이다. 광천읍의 현저한 인구감소와 함께 상권 쇠락으로 5일장 분위기가 옛날 같지 않지만 그나마 장꾼들로 다소 붐비는 곳이 광천버스터미널 부근 신동시장이다. 그러나 신동시장보다 앞서 형성된 원동시장은 장날에도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 광천장이 시작된 동네
원동은 광천읍의 중심에 위치한 광천리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마을로 지금 광천오거리에서 광천역과 연결된 도로를 따라 신동시장 윗부분까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굳이 원동과 신동으로 나눌 필요 없이 원래 하나의 마을로서 ‘시내마을’로 불리기도 했다. 예부터 광천시장이 원동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나 해방 후 인구가 점점 늘면서 1961년 2개의 마을로 나뉘어졌고, 아래쪽 신동에도 시장이 생겼다.

원동마을에 광천시장이 탄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광천읍지는 팽나무(현재 원동마을회관 자리) 아래에서 천막을 치고 쌀을 팔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싸전이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당시 광천리 원동시장에서 상인들이 책정하는 쌀값이 전국의 쌀값으로 책정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후 싸전은 아래쪽 어류를 파는 어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신동마을까지 내려가 광천시장으로서의 규모를 갖춰나갔다. 원동마을이 가장 번성했던 1960년대는 광천시장도 전성기였다.

광천읍에서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신동에 부지를 사서 시장을 구획화해 어시장으로 활용하게 했고, 원동시장은 싸전과 잡화점 위주로 특화시켰다. 그러나 신동마을에 시외버스터미널을 유치하게 되면서 상권의 중심이 원동마을에서 이동하게 돼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점점 잃게 됐다. 지금 원동시장은 김 판매점과 금은방, 철물, 잡화들만 일부 남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원동시장과 신동시장을 굳이 나누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크게 광천시장으로 불리는데 어쩔 수 없이 경계가 있었다. 신동시장은 전통시장으로 등록이 돼 최근 10년간 130억 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시장현대화를 완료했다. 골목마다 아케이드가 설치돼 사계절 눈이나 비바람 걱정 없이 쇼핑할 수 있고 환경이 깨끗하고 잘 정비돼 있다. 그러나 한 골목 건너 원동시장은 60~70년대 분위기 그대로 낙후된 모습이다.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중장년층은 옛날 향수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신동시장처럼 현대화되지는 않았으나 골목의 천장은 옛날 전성기 때 나무 서까래로 받친 창고형 지붕이어서 이채롭다. 하늘을 가려 눈비가 와도 걱정하지 않고 쇼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원동시장에서 40~50년 전 달았을 간판이 옛날 자석식 전화번호로 보이는 세 자리 숫자와 함께 매우 퇴색하고 낡은 상태로 아직도 붙어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대풍상회(大豐商會)였는데, 옛날 배가 광천시장 어귀까지 들어올 때 팔던 어구를 지금까지 팔고 있었다. 그물과 부표 등 바다에서 어부들에게 필요한 도구들이었다.

원동마을 이성호 이장을 비롯해 주민들은 양쪽 시장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넓은 통로만 확보돼도 원동시장은 얼마든지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며 하상주차장과 신동전통시장 사이 연결통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옛날 광천읍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 팔던 어구를 아직도 팔고 있는 대풍상회.

■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큰 기대
최근 원동마을 주민들이 원동시장을 살리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원동시장에서 대를 이어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귀욱 새마을지도자는 지난해 농림식품부 공모사업으로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땄다며 예비계획서를 충남개발공사에 제출, 자세한 밑그림이 나오면 내년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귀욱 새마을지도자의 말이다.

“원동시장은 현재 빈 가게만 20여 군데로 쇠퇴하고 있는 상권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저 사업에 공모하게 됐습니다. 우선 원동시장을 사설시장으로 등록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홍성읍 명동상가처럼 해보려고 합니다.”

김 지도자는 시장 상인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김승환 읍장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지역의 숙원사업이나 필요한 것을 주민이 발굴해 의지를 갖고 요청하면 지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미/니/인/터/뷰

■ 이성호 이장 순금당 40년

이성호 이장은 원동시장에서 순금당을 40년간 운영해왔다. 25세 때 개업했다고 회고하는 이 이장은 손님이 없어도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해왔던 가게여서 쉬 떠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 김귀욱 지도자 가업 이어받아

김귀욱 새마을지도자는 원래 아버지가 운영하던 삼천리자전거 가게를 15년 전 이어받아 지금은 철물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광천읍의 전성기에 레저용으로 많이 팔았던 자전거는 인구감소와 상권쇠퇴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고육책으로 바꾼 것이 철물과 공구다. 홍성군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추진위원장을 맡아 원동시장 살리기에 앞장섰다.




■ 유동열 청년회장 싸전지킴이

유동열 청년회장은 고북농산 대표로 원동시장에서 농산물 도매업을 하고 있다. 원래 부친은 광천읍에서 운수업으로 성공했는데 옛날 싸전이 있던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아 원동시장을 지키고 있다.

“광천오거리는 광천시내에 들어오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너무 쇠퇴해서 안타까워 다시 한 번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시장을 부활시켜 마을을 살리겠습니다.”

유동열 회장은 지난 봄 싸전 건물 천장에 제비가 집을 지었다며 좋은 징조라고 해석했다.
“2개월 전에는 새끼를 부화했어요.”

제비새끼들이 도심의 콘크리트 건물 천정에서 요란하게 짹짹거리며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앞다퉈 받아먹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보였다.


■ 김석주 대표 금은당 50년

김석주 금은당 대표는 중학교 졸업 후 금은방에 취업해 세공기술을 배웠다. 원동시장에서 금은당을 50년간 운영하고 있지만 거의 매일 파리만 날리는 형편이다. 그는 광천읍이 한창 번성했던 70년대에 경기가 무척 좋았다고 회고한다. 손재주가 뛰어나지만 지금은 기계로 다 세공해 제품을 만들고 수제는 퇴조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 조영호 어르신 가송철물 50년

가송철물 조영호 어르신은 원동시장에서 50년간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다.

“버스가 홍성으로 손님들을 다 실어가 버려 거기서 모두 물건을 구입하고 여기는 안 와요.” 조영호 어르신이 광천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다.



■ 김승환 읍장 의지 갖고 하면 돼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사람이 없으면 안 돼요. 이장님과 새마을 지도자님이 의지를 갖고 있으니까 원동시장은 꼭 살아날 겁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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