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의회 첫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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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대 의회 첫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면서
  • 최선경 <前홍성군의회 의원>
  • 승인 2018.10.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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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제8대 홍성군의회 첫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홍성군 최초로 여·야의원(더불어민주당5, 자유한국당5, 바른미래당 1)의 균형, 초선의원들이 과반으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군민들의 높은 기대 속에 출발했다.

지난 4년 간 의원으로 활동해 봤지만 행정사무감사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유 불문하고 잘해야 한다. 송곳질문과 날카로운 비판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 일정의 대부분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자료만 요구해놓고 대안제시를 못하는 의원, 고답적이고 권위적인 의원 등 공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의원들의 ‘자질론’이 도마 위에 오르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과반이 초선인 이번 8대 의회에 대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행정사무감사를 꼼꼼히 모니터링했다. 전 의원으로서 동료의원의 의정활동을 모니터링 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오지랖이 넓다고 할지도 모르겠고, 일부는 꼰대처럼 군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를 뒤로 하고 홍성군 발전을 바라는 군민의 한 사람으로 8대 의회 첫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의원이 초선이라는 한계와 개원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 열린 행정사무감사로 인해 홍성군 행정 전반의 업무파악 등이 미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렇다 할 이슈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군청사 이전, 구 홍성여고 활용 방안, 무분별하게 흩어져 있는 죽도 개발, 홍주천년기념사업의 실효성, 축산업과 환경문제의 대립, 저조한 기업유치 실적, 특색 없는 홍성군 관광산업의 대안, 무분별한 타당성 용역의 절차 및 과정의 문제 등이 거론됐지만 지엽적인 지적이 태반이었으며 대부분 매뉴얼을 만들어  관리 감독을 요구하는 일반적 대안만 제시됐다.

일부 의원에 한해 잘못된 관행의 개선과 주민의 삶 속으로 다가서려는 의욕적인 의정활동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기본적인 업무파악이 부족했으며 피감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 부족, 공인이라는 신분을 잊고 정화되지 않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지켜보는 이를 당혹스럽게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개선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다.

경험에 따르면 행정사무감사를 잘하는 방법은 얼마나 집행부가 작성한 문건을 잘 분석하느냐에 달렸다. 명시이월, 사고이월 등의 용어 구분부터 특별회계와 일반회계의 의미, 각종 용역과 수의계약 등 기본적인 공부를 통해 명확하고도 일목요연하게 자료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아울러 본회의장에서 질의답변을 통해 지적사항을 찾아내겠다면 소득이 없다. 지적사항을 사전에 정리해 질의가 아닌 지적을 하고, 집행부 답변의 내용은 개선책을 언제까지 마련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인근 지역 초선 의원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당진시 모 의원은 매일 하루 일정을 시간대별로 SNS에 공개해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예산군 모 의원은 매월 의정활동비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행사장에 얼굴을 내밀지 않더라도 집행부 감시와 조례 제정 등 기초의원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구한다. 나름 참신한 의정활동에 공감하면서 왜 진작 그들처럼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 스스로 반성도 한다.

의회는 군민의 대의기관으로 각 의원들의 자질과 역할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절실히 요구된다. 당선된 지 이제 겨우 100일 남짓인데 벌써부터 관광성 국외연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의원들 스스로 의욕이 과해 초심을 잃거나 자칫 숲 속의 나무만을 바라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언제나 자기검열과 자아성찰의 문을 활짝 열어 놓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년 행정사무감사 기간에는 성실하고 준비된 자세로 홍성군의 정책과 사업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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