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의정칼럼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정부는 지난달 23일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지방이양일괄법’을 비롯해 27건의 법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는 571개 중앙정부 사무를 지방으로 위임하는 분권의 조기 정착을 위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그 안에는 지방의원의 월정수당을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도 포함됐다.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비는 의정연구 등에 정액 지급되는 의정활동비와 직무활동에 대해 지급되는 월정수당으로 구성됐다. 우리 홍성군의회의 의정비 수준은 지방의회 전국 평균치인 월 322만5천 원의 90%선으로 충남 도내 평균 수준에 이른다. 의정비는 군의회 임기가 시작되는 해에 의정비심의위원회를 열어 주민수와 재정능력, 공무원 보수인상률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그동안 군의회는 2% 내외의 공무원보수인상률에 준해 결정, 별도의 월정수당 인상을 지난 8년간 미뤄왔다. 지방의원의 의정비 인상 문제는 무엇보다 주민 여론이 중요하다. 지방의회는 주민들의 날선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섣부른 의정비 현실화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현재의 의정비로는 의정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의견들이 있다. 사실상 겸업이 불가능한 어려움으로 부적절한 각종의 금전적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지방의원은 금전적 이익보다 지역에 대한 봉사와 확고한 정책의지의 실현이 평가의 우선 척도임을 알고 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시작될 당시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지방의원이 2006년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인다는 명분 아래 의정비를 지급함으로 15년 만에 유급제가 됐다. 지방의회의 무분별한 의정비 인상을 막기 위해 2008년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정비해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이후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월정수당 결정 방식을 지역별로 자율화함을 골자로 새로운 기로에 서게 됐다. 일부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큰 폭의 의정비 인상 요구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 분위기다. 오히려 주민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의정비를 밝히고 내역을 공개하는 흐름에 동참하자는 기류가 생기고 있다. 그러한 흐름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의정활동으로 주민 곁에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동안 지방의원과 주민간의 소통 부재로 의정비의 액수마저 혼동하고 부풀려지는 오해와 불신이 쌓여왔던 게 사실이다. 업무추진비 역시 그 쓰임의 용도를 구분 짓고 지출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음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하다. 업무추진비를 전체 의원들의 의정비에 포함시켜 수령금액을 부풀리는 예도 있다. 이처럼 주민에 대한 의정활동과 관련한 소통 부재 원인은 의정비 공론화에 부담을 느낀 지방의원 당사자의 책임이기도 하다. 되풀이 되는 ‘유권자 무시, 혈세 낭비, 의정비 인상 담합’ 등 제 밥그릇만 챙긴다는 여론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의정비를 오해하는 주민들 때문에 월급명세를 지갑에 넣고 다닌다는 의원들이 있다. 의정비의 인상을 지자체의 자율에 맡겼지만 결국은 주민 여론 수렴을 최우선의 선결조건으로 남긴 것은 바뀌지 않았다. 고양이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가를 고민할 게 아니라 주민들의 선제적 응원으로 의정비가 결정되도록 열심히 의정활동에 매진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우리 홍성군의회 의원 모두의 의지고 바람임을 확신한다.

이병희<홍성군의회 의원·칼럼위원>

이병희 칼럼위원  hjn@hjn24.com

<저작권자 © 홍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병희 칼럼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PREV NEXT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