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만드는 지역미디어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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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만드는 지역미디어의 필요성
  • 정수연 주민기자
  • 승인 2019.04.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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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 강원도 고성군에서 시작한 불이 속초시까지 번지는 큰 화재가 일어났다. 이미 ‘국가재난사태’로 지정된 이 화마로 인해 여의도보다도 넓은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많은 피해주민이 발생했다. 모쪼록 빠른 복구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염원한다.

미디어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강원도 산불이 미디어, 특히 지역미디어의 필요성에 대해 전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화재 당시 국가재난방송인 KBS는 화재속보가 아닌 기존 편성된 예능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 점은 매우 문제가 있다. 전국의 소방차가 화재장소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화재 당시 공영방송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당시 SNS와 기존 온라인카페에서 담당했다. 속칭 맘카페라고 불리는 속초를 중심으로 한 강원도 온라인카페는 운영진들이 24시간 비상체제를 도입, 시시각각으로 산불의 상황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가야 할 곳에 대한 정보를 남겼다. 또 회원들도 차량이동이나 비상물품 전달관련 소식을 공유했다. SNS을 통해 자신의 숙소를 내어 주겠다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많았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화재 이후 미담으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강원도맘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카페는 산불이후 지금까지도 중요한 지역미디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앙과 해당 지역 언론이 피해현황이나 복구에 필요한 예산, 정치인들의 주요 방문상황 같은 소식에 치중하는 데 반해 카페에서는 어디 보건소에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어떤 물건은 필요하지 않은지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 있다. 심지어 실제 피해를 입은 주민이나 그 자녀들이 전하는 상황은 어떤 매체보다도 생생하다. 이런 모습이 진정한 지역미디어에서 담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번 강원산불로 지역의 구체적이고 빠른 피해상황을 전달하는 지역미디어의 필요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지역의 온라인카페나 SNS에만 의존해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온라인카페와 SNS와 함께 지금의 지역언론을 토대로 모두를 위한 지역미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지역미디어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그 방법을 나는 미디어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미디어교육을 통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미디어에 접근, 미디어를 활용할 줄 알면 자연스럽게 지역미디어는 형성되고 활성화되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체계화된 미디어교육이 필요하다. 미디어교육도 미디어리터러시교육과 미디어콘텐츠제작교육으로 나뉘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기에 홍성은 부족한 점이 많다. 일단 미디어센터같은 체계적이고 다양한 교육을 담당할 공공기관이 아직 없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스마티미디어주민이용센터가 있지만 교육내용 대부분이 컴퓨터활용능력과 관련한 것이다. 청소년 미디어교육도 주체기관 없이 청소년수련관이나 학교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알음알음 진행되고 있다. 이마저도 교육시설 상황이나 강사에 따른 변동이 심하다.

미디어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이가 평등하게 누릴 미디어접근권 실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시와 군, 국가에서 보조하는 미디어센터가 조속히 홍성지역에도 생기고 그 센터를 중심으로 교육기관, 행정기관이 협력할 때 비로소 주민 모두가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미디어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수연 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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