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집중력 키우는데 목공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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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집중력 키우는데 목공이 최고”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5.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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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C가 만난사람<2>

전교생에게 독서대 만들어주는… 홍주초 학부모 목공동아리 박용환 회장
작업실 하나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박용환 회장.

박용환(41) 씨는 두 아이의 아빠다. 현재는 소규모로 농사를 지으면서 덕산농협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목공을 따로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다. 그러나 직접 만나 본 박 회장의 솜씨와 열정은 여느 전문가 못지않았다.

“도기웅 선생님께서 낸 기획안이 충남도교육청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난해 목공동아리를 만들게 됐다. 목공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들끼리 동아리를 구성하여 나무를 재단하고 조립하여 학교 소품은 물론 개인 소품 등 가구 만들기를 하고 있으며,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사실 홍주초의 목공교실은 오현숙 교장 선생님의 의지와 도기웅 선생님의 도전정신, 학부모들의 관심이 더해져 이뤄낸 성과이다”

홍주초 학부모 목공동아리에는 학부모나 교사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일부 재료비와 전문적인 공구 등은 학교 측에서 제공하고 의자, 침대, 그네 등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은 개인 부담이다.

“남자들의 로망 중 하나가 전자제품, 기계를 모으는 것이다. 공구 모으는 게 취미였는데 어느새 전문적인 인테리어 가게를 열어도 될 만큼 공구가 모였다. 하나, 둘 공구를 사용하고 무언가를 만들다 보니 웬만한 인테리어는 손수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됐다. 언젠가는 작업실 하나 만드는 것이 꿈이다. 목공은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하면 일의 능률도 오르고 더 재미있다.”

학부모들과 어울려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무를 다루다 보니 재미가 붙고 아이들에게 가구를 만들어주고 싶어졌다. 나무가 아이들에게 주는 치유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책상과 옷장이 딸린 2층 침대를 만드는 작업이었는데 시간 날 때마다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하나 만드는 데 한 달 정도 걸렸다.

“처음엔 줄자도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회원들이 톱으로 직접 나무를 자르면서 자신의 감각을 일깨우고 스스로 결정을 해나가면서 나무로 책꽂이 등을 만들어 내면 처음에 무덤덤하던 표정에 환한 웃음이 번진다. 어떤 어머님은 하루종일 눈 맞은 사람처럼 톱밥을 하얗게 뒤집어쓰면서 나무를 다듬더니 이제야 ‘나무를 만진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울퉁불퉁하고 거친 나무를 자신의 손을 거쳐 완전히 다른 나무가 돼서 나오니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았다. 먼저 나무의 결, 종류 등을 이해해야 더 쉽게 수작업으로 나무를 깎을 수 있다.”

원래 1학년 신입생들에게만 독서대를 만들어 선물로 주려고 했다. 그러다 동아리 회원들이 조금만 더 공을 들이면 전교생에게도 모두 나눠줄 수 있겠다 싶어 틈틈이 함께 독서대를 만들고 있다.

“목공은 뭔가를 고안해 도면을 그리고, 땀 흘려 나무를 자르고, 구멍을 뚫고, 끼워 맞추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와 함께 작품이 완성됐을 경우 커다란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호기심과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감각을 깨워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몸을 쓰는 것이다. 목공과 예술이 창의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 생각해 조만간 아이들을 위한 목공교실을 따로 운영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아이들의 꿈이 천편일률적으로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가 아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기타를 치고 싶은 아이도 나왔으면 좋겠고, 야구를 하고 싶은 아이도 나왔으면 좋겠다며, 사회 곳곳에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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