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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쫓겨나지 않게 힘이 되어 주세요”선경C가 만난사람<8>
예산수덕사IC 천막농성 들어간 요금수납원 정미선 지부장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내달까지 2000명 예정
자회사 반대,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 요구


예산수덕사 톨게이트 16명의 요금수납원들은 6월 1일 0시를 기해 해고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달 1일부터 일부 요금수납원을 자회사로 전환했는데, 이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자회사 전환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지난 3일부터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한 요금수납원들을 만났다. 대부분 여성이었으며 16명 가운데 장애인이 6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요금수납원들은 3교대를 하면서 1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하루종일 먼지를 마시고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십 수년간 비정규직으로 궂은일을 마다 않고 일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피땀 흘려 일한 일터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신세로 전락했다며 울분을 삼켰다.

2012년부터 요금수납원으로 일하다 해고된 정미선(48. 예산읍) 지부장은 “여성 노동자로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관리자들의 온갖 수모·멸시와 갑(甲)질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내며 근무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도로공사는 생계수단인 일터마저 빼앗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사장 이강래)는 요금수납원의 정규직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전환이 요금수납원의 근무여건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요금수납원들이 톨게이트가 있는 각 지역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어, 정규직전환 시 인사이동이 어렵고, 타 부서 업무에 대한 숙지가 어려워 요금수납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형태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정 지부장은 “도로공사는 또다시 우리를 용역회사로 보내려고 하고 있다. 이미 법원이 우리가 도로공사의 직원임을 확인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외주화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도로공사는 자회사 설립계획을 철회하고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투쟁본부가 요금수납원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3.1%가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화를 반대했다. 또한 이들 요금수납원들은 저임금과 운전자들에 의한 언어폭력, 성희롱 및 성추행, 신체적 폭력 등에 시달리고 있는 등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이러한 요금수납원의 노동조건개선을 위해서는 또 다른 용역회사·외주화가 아닌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전환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톨게이트 요금소에서 8년째 일해왔던 정 씨는 다양한 운전자들을 만났다. 이름표를 보고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장거리 운전 스트레스를 수납원에게 욕설로 풀어놓는 고객도 있단다. 그중 여성 요금수납원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진상고객은 성희롱 운전자들이라고 털어놨다. “명함을 건네거나 손잡고 안 놔주는 사람은 그나마 양반이다. 넥타이까지 맨 말쑥한 차림의 운전자가 하의를 탈의하고 성기를 노출한 채 요금소를 찾는다. 우리같이 나이가 좀 있는 직원들은 호통을 치고 운전자를 혼내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 어린 직원들은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는다. 너무 놀라 구토를 하는 직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자회사에서 해야 할 업무가 생명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위험 천만’한 허드렛일이나, 수납 업무와는 상관이 없는 고속도로 ‘졸음 쉼터’ 청소와 관리, 고속도로 청소, 구내식당 설거지 등으로, 톨게이트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는 1년마다 해고되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바지사장들의 갑질과 사무장들의 폭언에 시달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또 다시 용역회사로 가라고 한다. 절대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지부장은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고 정당한 권리와 대우를 받으며 당당한 엄마와 아빠로서 한 가족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톨케이트 요금수납원들의 힘이 되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계성 장애가 있는 막내아들이 엄마는 왜 매일 투쟁을 하냐며 투쟁이 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부당한 것에 맞서는 거다, 엄마의 권리와 자리를 찾는 거라고 답해줬는데 아이가 이해했을까요?”

한편, 고속도로 톨게이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등은 지난 2013년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으며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최선경 논설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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