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에 레포츠단지 조성한다
상태바
오서산에 레포츠단지 조성한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7.04 09: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들, “이왕에 하려면 제대로 해야” 흉물 될까 걱정

군, “주민의견 모두 담으려면 추진하지 못할 것” 양해
오서산 개발 최종주민설명을 듣기 위해 광천읍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 모인 지역주민들.

홍성군이 광천읍 오서산 일원에 총 사업비 150억 원을 들여 산림레포츠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 26일 광천읍행정복지센터에서 ‘오서산 힐링숲 산림레포츠단지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마지막 주민설명회를 마친 군은 다음달 의회보고를 거쳐 오는 8월 충청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에 통과하면 소요 예산을 확보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군이 밝힌 소요예산은 충청남도 보조금 55억 원에 나머지 95억 원은 군비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된 사업비는 토지매입에 40억 원, 실공사비에 110억 원을 나눠 사용하게 된다.

군 산림녹지과의 설명에 따르면 산림레포츠단지는 알파인코스터, 소형 짚라인, 트램플린 등 ‘모험·체험시설’ 5개소에 계곡물놀이장, 토굴체험장, 억새움막 등 7종류의 ‘기타체험시설’과 실내클라이밍, 안내소 등 부대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조사 용역 결과를 설명했던 산림종합기술본부 유강현 과장은 “처음엔 ‘헬스 앤 힐링’이라고 해서 두 가지 내용을 다 넣으려 했으나, 산림레포츠 사업부터 시작하고 이로써 유입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힐링숲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당초 구상했던 사업범위보다 축소”됐다고 밝혔다.

사업대상지 인근 지역인 광천읍 주민들은 대체로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서산 일원에 대한 개발로 관광객들이 다수 유입된다면 한동안 침체된 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던 광천지역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오서산 개발 내용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광천읍주민자치위원회 장순화 위원장은 “지역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좋으나 걱정되는 것은 이렇게 자연을 훼손한 이후 오서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또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지역 특색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A씨는 “오서산에 재충전을 위한 휴양시설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민족정기가 서린 오서산에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체육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이 과연 성공적일지 의문이고, 이를 추진하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하며 “환경에 어떤 위험이 가할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 주민 B씨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목적이 됐든 수단이 됐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야 할텐데, 과연 이 사업으로 사람들이 지역을 얼마나 찾을지 회의적이다. 따라서 승부를 걸 수 있는 특색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현재 추진하려고 하는 사업의 내용이 오서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 주민설명회 자리에는 도의원과 군의원들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재석 군의원은 “20m짜리 짚라인 서너개 가지고는 하나마나한 사업이 될 공산이 크다. 안하느니 못하다. 광천경제 활성화와 연계된 사업이 되도록 의회차원에서 건의도 했는데 전혀 반영이 안됐다. 배포된 용역책자 보니 주민의견도 반영된 게 없다”고 말하고 “광천읍민들이 원하는 것과 다르게 레포츠 단지를 설치돼 과연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종화 도의원도 장 의원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이 의원은 “소형 짚라인을 설치해봤자 타지자체를 어설프게 흉내만 내는 것이고, 별 기대효과도 없어 보인다는 주민의견에 동의한다. 뭔가 하나를 해도 가볼만한 곳으로 특색 있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 돈만 낭비하고 업자만 배불릴 우려가 있다”며, 개인의견 임을 밝힌 뒤 “관광 랜드마크가 될 정도의 꼭 필요한 시설을 제대로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만일 이 안대로 충남도에 올라오면 보류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은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보고한 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산림녹지과 김종희 과장은 “헬스숲과 힐링숲,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사업 중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레포츠사업부터 시작하는게 맞다고 판단해 먼저 시작하게 된 것이다. 산림녹지과가 할 수 있는 사업범위 안에서 추진하다보니 주민들의 의견을 다 담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왕에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비슷한 시설이 전국에 차고 넘친다. 똑같은 시설을 만들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홍성군의회 이선균 의원의 지적처럼 95억 원이라는 군민의 혈세가 투입돼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결국 관광객 유입효과를 극대화할지 여부가 명백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흉물로 전락한 타지자체의 사례는 없는지 면밀히 살펴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산이좋아산에간다 2019-07-05 08:06:42
산이 산답지 않고 산세가 사라지면 지역정신도사라져 지역민도 지역도 망한다.그렇게망해왔다.
홍성군에 국세만 내려 주면 군수 군의회 국회의원 공무원 심지어 군청뿌로커들 수사기관뿌로커들 건설사만 부자됐다.
외부적으로는 공약관급사업 명목걸고 내년도 총선 선거자금 과 군수정치기 종반에 접어들자 막바지 국세투입에 포크질에 맛들려 환장해서 이젠 포크레인질로 걷어 들이려고 환장해 있다.
도지사나 중앙정부 책임하에 원점에서 철저히 기초설계부터 다시하라.
이는 순전히 자연환경파괴시켜 정치권 공무원층 건설사만 배불리는 것이다.
차라리 아니한만 못하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