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을을 지키는 농부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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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을을 지키는 농부 되고파
  • 신우택 인턴기자(청운대)
  • 승인 2019.08.0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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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농업인 주하늬 씨, 농약대신 오리 농법 사용

2030청년들, 홍성에서 답을 찾다
여름 햇살아래 주하늬 청년 농부가 그의 논과 오리 앞에 서 있다.

“홍성에서 태어나고 자라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한 삶입니다”


올해로 10년 차 유기 농부이자 스스로를 ‘작은 농부’라고 소개한 주하늬(37·농부) 씨를 여름 햇살 아래 녹음이 짙은 그의 논 앞에서 만났다.

주 씨는 1만 6000평의 논농사를 지으면서도 절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오리를 논에 풀어 오리가 잡초나 해충을 잡아먹도록 하는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다. 농약을 치지 않아 깨끗한 토양을 지키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쌀을 생산한다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고 한다.

“젊은 농부로서 홍동에서 유기농 농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뿌듯한 일입니다. 물론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신경 쓸 부분이 더 많아요. 그래도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때 보다는 일이 많이 수월해졌죠.”

생산된 유기농 쌀은 주 씨가 직접 도정을 해 30퍼센트는 직거래로 판매를 한다. 굳이 불편한 직거래를 고집하는 이유는 구매자와 직접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판매의 적정선을 지키고 본인이 산업화가 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쌀을 많이 팔지 않는다고 한다.

주 씨는 홍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도 홍동에서 태어나 평생을 농부로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농사일을 하는 것이 좋았고 작은 농부로 불렸다고 한다. 어린 자신에게 아버지가 작은 삽을 사주셨을 때가 행복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2014년 홍동면이 전국 최초로 유기농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청년 귀농인들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주 씨는 귀농을 꿈꾸거나 계획 중인 청년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했다.

“마을 구성원 대부분이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그분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합니다. 외지에서 살던 사람들이 시골의 문화를 배우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지인 중 그런 청년이 있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농부에 대한 지원책을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 농부가 많아져야 마을도 존재 할 수 있고 귀농을 하려는 청년들이 자본의 한계 때문에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귀농에 대한 환상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언론에 보도되는 연 수입 억대 달성의 농부들은 흔치 않다며 귀농해서 잘 사는 것은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 사는 삶,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삶이라고 말했다.

주 씨는 현재 농산물이 소비되는 상황에 대해 걱정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점점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건강식보다 편의점 식품이나 외식 문화 등 간편식이 더 소비가 되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1차 농산물에 대한 소비도 줄고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소비는 더더욱 감소하고 있습니다.” 

주 씨는 마지막 당부하고 싶은 말로 “아이의 꿈이 자신처럼 농부가 되는 것”이라며 “아이의 꿈과 마을을 지키는 농부이자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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