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농부와 착한 소비자와의 만남
상태바
정직한 농부와 착한 소비자와의 만남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8.12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소농으로 결성된 ‘홍성큐팜’ 농부들

선경C가 만난사람<15>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품만 취급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안전한 먹거리 제공


해질녘 내포신도시 한켠에 옹기종기 펼쳐진 천막 아래에선 건강한 농부의 행복한 웃음이 넘쳐났다. 강소농을 중심으로 결성된 공동마케팅 ‘홍성큐팜’에서는 지난 6월부터 4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마다 농산물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농부들은 빨간 티셔츠와 예쁜 앞치마를 맞춰 입고 착한 소비자들을 맞이했다. 방문한 날은 1차 행사의 마지막 날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홍성큐팜’은 20명의 농부들이 직접 가꾼 농산물과 가공품의 홍보와 판매, 소비자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열리는 파머스마켓이다. 참여한 농부들은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1년 과정의 농업 마케팅 교육을 받았고,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실천하며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참여 농가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다. 홍동에서 수확한 친환경쌀로 누룽지를 만들고 있는 귀농 4개월차 ‘홍주천년’ 김영식·조은숙 부부, 충남기술원에서 직접 국내산 토종종자를 받아 재배한 약초를 이용해 상비약을 만들어 판매하는 ‘홍성약초원’ 윤익상 대표, ‘웃는고호농원’은 28년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운 선생님이 친환경농업을 사랑하는 농부가 되어 고구마와 호박을 사랑으로 키워낸다.

‘해피팜스토리’ 최윤선 대표는 귀농 3년 차로 직접 수확한 농작물을 이용해 바로 음식을 만드는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서울에서 진로교육 관련 일을 했다. 시골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나누고 싶어 귀농했는데 그 꿈을 이룬 것 같다. 농진청에서 우수식품체험관 인증을 받는 게 앞으로의 새로운 목표”라고 말했다.

사회적농업을 선도하고 싶다는 ‘오누이농장’ 조수영 대표는 “지난 봄에 이안어린이집에 누에 한 마리를 분양해줬는데 선생님과 아이들이 정성을 다해 누에를 부화해 500여 마리를 다시 가지고 왔다. 그 정성과 노력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가지고 나왔다”고 전했다.

농부들이 한데 모여 많이 고민하고, 부족했던 점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고민이 깊어지면서 자연스레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잘 먹는다는 행위 안에 담긴 본질은 삶을 잘 영위하는 것이라는 철학이 생겨나면서 가족과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정직하고 안전한 먹거리만 제공하기로 했다.

회장을 맡은 ‘수희네아로니아’ 주강탁 회장은 “이번 행사의 컨셉은 가족이다. ‘문당쌀이야기’ 정예화 대표는 친정엄마, ‘청춘농장’ 이중일 대표는 보리순아주버님, ‘주일농원’ 유희수 대표는 복숭아시엄니 등 각 농장들에 어울리게끔 사돈에 팔촌에 가족명칭을 붙였다. 찾아온 소비자들도 무척 흥미로워했다”고 자랑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한 홍성군농업기술센터 김종만 팀장은 “내포는 충남도청 이전으로 젊은 소비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파머스마켓이 운영되기 좋고 농부들도 가까운 곳에서 안정적인 직거래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며 “홍성큐팜이 소규모의 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우리 농산물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홍보의 시험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차 ‘홍성큐팜’은 착한 소비자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제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날 홍성내포역사인물 축제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더 준비되고, 더 다채로운 상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라 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홍성군청사, 아픈 역사 101년 끝내나?
  • 통증이 주는 두려움과 안도감
  • 실종된 박모 소방사 “소방관이 꿈이었다”
  • “농사지으며 밥차에 건강한 먹거리 보내자는 꿈을 이뤘어요”
  • 재경홍성군민회, 임원 이사회 개최
  • 유통시장의 변화, 어떻게 살아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