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권익과 지위 향상 선도하는 ‘여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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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권익과 지위 향상 선도하는 ‘여성위원회’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8.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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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여성위원장 바시트 하노바-선경C가 만난사람<17>

(부총리 겸 여성위원회 위원장·전 보건부 차관)

한국 여성가족부와 
같은 역할이나 위상 높아
의사 절반이 여성, 
의회 진출 16%까지 확대


여성리더십 향상 및 해외 문화를 체험하는 국외 연수에 참여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우즈베키스탄은 1991년 독립 이후 15년을 전후로 여성들의 사회 및 정치적 진출 현상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여성가족부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여성위원회를 방문해 우즈베키스탄의 다양한 여성 정책을 살펴봤다.

Q.‘여성위원회’란 어떤 곳인지 소개해달라
1991년에 설립된 여성위원회는 여성의 법적 및 사회적 권리 신장과 보장을 위한 기구이다.
특히 우리 여성위원회의 경우 UN의 조직을 따르고 있으며, UNDP와 공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여권 신장의 제도화’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여성위원회가 다른 기관보다 구조가 크다. 직원이 3만 명이 넘는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사무실이 중앙청사이고 12개 주와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 타슈켄트 시 합해서 총 14개의 지부가 있다. 주마다 구역들이 있는데 전국에 200개 이상이 있다.
‘마할라’는 작은 마을이라는 뜻인데 마을마다 모임이 있고, 그 모임에 한 사람씩 여성위원회 직원이 포함되어 있다.

Q.여성위원회에서 하는 일은 주로 무엇인가?
여성위원회에는 6가지 방향이 있다. 첫째 여성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둘째 여성일자리 지원, 셋째 의료·보건, 넷째 교육, 다섯째 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이다. 그 역할 중 하나가 여성 관련 범죄 예방이다. 이를 위해 여성위원회 위원장이 바로 부총리를 겸하고 있으며, 주마다 이런 관리자들이 부시장의 위치를 갖고 있다.
또한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여성위원회를 지원한다’고 포고한 바 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도 점진적으로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장려한다.

Q.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이곳의 출산율은 어떤가?
여성의 결혼연령이 보통 18세에서 24세 정도로 평균 결혼연령이 22세이다. 대략 3~4명의 아이를 낳는 편이지만 점차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유아교육에 관심을 갖고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유치원 모델을 도입했다. 예전에는 아동의 27%만 유치원을 다닐 수 있었지만 1년 반 사이에 45%까지 늘렸다. 현재 유아교육부 차관도 고려인이다.

Q.여성의 취업률은 어느 정도인가?
공식적인 취업률은 45.5%이다. 다만 가내 수공업을 포함한 비공식 취업률이 따로 있고 목화 수확 등 시기가 정해진 계절 일자리를 포함한 단기 일자리도 있다. 그런데 전업주부를 아예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놀라겠지만 의료와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비율이 80%이다. 또 의사들 절반이 여성이다. 나도 원래 의사였으며 아주 큰 병원의 원장이었다. 농업에 42%, 공업에 35%, 건축에 8%가 여성들이다.

Q.여성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출생률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두 번째 문제는 취업률이다. 취업이 안 되는 건 아닌데 공식적으로 채용되는 정규직이 많지 않다. 요즈음에는 여성들의 정치적 활동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1994년에 6%대에 그치던 여성의 의회 진출 비율은 16%까지 증가했다. 올해 12월에 선거가 있다. 많은 여성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고 적극 지원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국민소득이 2000달러에 불과한 나라지만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여성가족부는 여러 부처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부처인데 반해 우즈베키스탄의 여성위원회는 위원장이 부총리 및 당연직 상원의원을 겸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에서 인권과 관련한 60여 개의 헌법 비준안 중 대부분 내용이 여권 신장과 함께 본질적으로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함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여성들의 사회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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