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을 화음으로 적시는 ‘조이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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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을 화음으로 적시는 ‘조이합창단’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9.09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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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좋아하는 군민이면 누구나 환영
홍성문화원 2층 연습실에서 노래 연습에 한창인 조이합창단.

가을 햇살이 눈부셔 이마를 살짝 찡그리는 당신을 보는 순간, 어제까지 없던 꽃이 담벼락에 기대어 피어난 것을 보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으면서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소설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하고, 그 페이지의 귀퉁이를 삼각형으로 접는 순간, 아무 것도 나를 위로해주지 못한다는 절망감이 찾아올 때 음악만한 것이 또 있을까? 

매주 금요일 저녁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조이 합창단’(지휘자 김인경) 단원들이 그들이다.
합창단 연습실이 있는 홍성문화원(원장 유환동)을 2층 복도에 올라서자 드디어 구성진 ‘합창’멜로디가 귓가에 닿았다. 연습에 방해될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은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휘자의 손놀림 하에 경쾌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나이 지긋한 신사숙녀들이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주로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모여 노래를 통해 업무로부터 받은 피로를 푼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휘자의 특별한 신분을 알게 됐다. 그녀는 문화원 인근 신동아 아파트 내 실로암 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사다.

합창단의 피아노 반주자는 내포에서 택시를 타고 봉사하고 있는데, 이유는 “목사님이 좋아서”라고 한다. 각양각색의 직장에 다니는 단원들은 지휘자를 중심으로 마치 한마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있는 듯 합창단의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조이합창단이 시작한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 김 지휘자는 “처음엔 5명이 시작했어요. 그분들을 대상으로 매주 2시간씩 두 달을 봉사한 것이 계기가 돼 현재의 합창단의 모태가 된 거죠.”
그렇게 시작한 조이 합창단은 지난 6월 홍성문화원이 주관하는 ‘2019 생활문화활성화 지원 사업’ 대상 동아리에 선정된 이후 문화원으로부터 연습실을 제공받았다.

노래가 좋아 시작한 단원들은 순수 아마추어들이지만 오는 11월 말에 있을 문화원 발표회 준비에 한창이다. 화음을 맞춰가며 노래를 부를 매주 금요일 저녁이 기쁜 사람들이다.

김 지휘자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가곡이나 동요를 잘 부르지도 않고, 의외로 잘 알지도 못한 것 같다”며 “우리나라의 가곡들을 불러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겠어요. 우리의 전통을 알고 역사를 아는데 가곡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성악을 배우고 싶은 군민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고, “삭막한 삶을 살고 잇는 분들이 노래 동아리 모임을 통해 서로 힐링하는 동아리 모임”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이 합창단은 여고시절에 불렀던 노래들도 많이 부른다. 사랑하는 이에게, 푸니쿨라, 옹헤야, 외국곡 등 외에 서정성 있는 대중음악도 선곡해 부른다.

김 지휘자의 말대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노래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악기보다 쉬울 수 있을 것 같다. 입단 자격은 오로지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고, 초보자들을 위해 쉬운 동요부터 시작하니 부담을 가지질 말 것 당부했다. 수강료는 3개월에 6만 원이고, 65세 이상은 4만8천 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홍성문화원(632-3613)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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