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언론의 암흑기시대 지나 지역언론 활성화시대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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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언론의 암흑기시대 지나 지역언론 활성화시대로 도약
  • 한기원 기자
  • 승인 2019.09.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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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신문 지령(紙齡) 600호 발행 특집

홍성지역의 언론 600년을 말하다<7>

홍성에서 지방언론이 활기를 잃었던 시기는 5공화국 시기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이후 12·12사태를 거쳐 5·18사건으로 이어지는 혼란기에 도청소재지를 제외한 각 지방주재지의 기자는 주재지에서 철수토록 조치됐다. 홍성주재기자들도 일단, 5·18사건 이후 대전으로 이동했다. 대전에서 3개월가량 머무는 동안 언론통폐합조치가 벌어졌고 기자도 개별적으로 강제 퇴사시키는 언론 탄압이 진행됐다. 홍성주재기자 중에 일부는 타의에 의한 사직과 일부는 본사로 귀환하는 소동을 겪어야 했다. 그 이후 강제 퇴사한 일부 기자는 전직했으며 몇몇 기자는 숙원을 안은 채 세상을 떠나는 비운도 겪었다. 이 때부터 전국적으로 주재기자는 없어졌고, 각 도청소재지에는 지방지와 지방방송국, 연합통신 기자만이 남게 됨으로써 5공화국 전 기간에 걸쳐 지방언론은 활기를 되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홍성지역에는 당시 언론통폐합조치에 따라 도별(道別) 1사(社)로 남게 된 대전일보 홍성주재기자 1명(당시 한원태 기자)과 통신사 통폐합으로 생긴 연합통신 기자 1명(당시 전진수 기자), KBS주재기자 1명(당시 이영화 기자) 등 3명이 주재했다. 하지만 제5공화국의 독재에 항거하는 국민들의 민주항쟁이 전국적으로 불붙으면서 각 지역마다 언론활성화의 열망이 커져 갔다. 특히 KBS방송의 정권수호적인 편파방송에 대항해 시청료거부운동이 확산되면서 홍성지역에서도 자구적인 언론활동의 요망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홍성에서는 때마침 홍성문화원 원장이 황규철(黃圭喆)로 바뀌면서 종전에 군정 홍보지 성격으로 발간되어 오던 ‘홍주소식(洪州消息)’지를 주민 주도형으로 속간시켜보자는 뜻이 모아져 당시 편집위원으로 홍주문학회(洪州文學會) 회원이던 김양수(金亮洙), 정재범(鄭在範), 구재기(丘在期), 김정헌(金正憲), 남선옥(南善玉) 등과 이번영(李繁榮)이 모여 1987년 5월호부터 속간을 실현시켰다. 이는 정부당국의 언론탄압에 맞서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언론의 활성화를 꾀해본 시도로 일단 향토사 등 문화성 기사를 편집하면서 지역의 토막소식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수용, 조심스런 비판으로 출발한 것이다. 당시 6·29민주화선언이 있기 전이었으므로 행정당국은 ‘홍주소식’의 몇몇 기사에 불만이 표시됐고 자연히 마찰도 빚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홍성지역의 민주화 열기도 높아져가는 추세에 힘입어 중립적인 주민들의 발언을 기고를 통해 편집해가는 노력을 지속시켜 갔다. 이후 지방 언론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지방언론매체의 구실을 해내기도 했다. 이로써 사실 ‘홍주소식(洪州消息)’지는 1987년 5월부터 명실공이 전국 최초의 지역신문의 역할과 기능을 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6공화국 수립과 함께 5공화국의 언론통폐합조처가 국회 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규탄됐다. 이를 계기로 언론자율화가 실현되면서 전 국민들의 성금으로 ‘한겨레신문’이 창간되는 언론활성화가 이뤄졌다. 그동안 폐간됐던 각 중앙일간지의 속간과 지방지의 재등장에 따라 시·군·구 단위 지역신문이 전국 곳곳에서 창간되는 지역언론 활성화의 붐이 일어났다.
홍성에서도 지역신문으로 ‘주간홍성’창간 발기인회가 구성돼 발기인으로 고광성(高光成·고치과 원장), 김용신(金用信·김내과 원장) 등 8명이 창간작업에 나섰다. ‘주간홍성’은 1계좌 5000원씩, 지역 주민들의 주주참여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동참을 실현시킴으로써 1988년 12월 1일, 창간호를 발행했다. 홍성지역에서는 ‘홍주소식’과 ‘홍동소식’에 이어 신문형식으로는 지역신문의 효시가 되면서 전국 각 지역의 지역신문 창간을 이끄는 촉매역할을 해낸 셈이다.

한편 홍성지역에서는 ‘주간홍성(홍성신문)’ 창간 이후 20년이 지난 2009년, 홍성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한관우(韓寬愚)가 홍주일보사를 설립, 2009년 6월 16일자로 ‘홍주신문(洪州新聞)’이란 제호로 창간호를 발행하면서 지역신문 양사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홍주신문 창간일인 2009년 6월 16일은 충남도청 홍성이전을 위한 청사 기공식 날 이었다. 이후 홍주일보사는 2007년 창간한 지역신문을 인수·합병했고, 2011년부터 연속 8년간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2012년부터 연속 7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우선지원사에 선정되는 등 성장을 거듭하면서 지난 8월 8일자로 ‘홍주신문 지령 600호’를 발행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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