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창가엔 그리움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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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창가엔 그리움이 자란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10.30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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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첫 시집 발간한 주부 시인 황정옥 씨

황정옥 시인의 첫 시집 <여백의 창가엔 그리움이 자란다>가 발간됐다. 

구항면 청광리가 고향인 주부 황정옥(47세)씨가 오랜 습작 끝에 지난 15일 그동안 쓴 다수의 시 가운데 90편을 묶어 시집으로 발간한 것이다. 

지나온 삶에 대한 여정이 진하게 담긴 첫 시집을 출간한 황정옥 시인. 

"습관적으로 일기 쓰듯 살아온 날들에 대해 끄적이던 버릇이 어느 순간 삶의 한부분으로 자리잡게 되어 이렇게 첫 시집을 발간하게 됐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책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해 서점에서 하루 종일 살다시피 했다는 황 시인은 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인생의 절반을 시를 써왔고 앞으로도 계속 시와 함께하는 인생을 살 거란다. 

시 공부를 달리 한 적이 없지만 기성 시인 못지않게 의욕적으로 시를 쓰는 시인 황정옥 씨. "시집이라는 이름조차 붙이기 부끄럽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고 가까운 친척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꿈이 이뤄져 너무 기쁩니다. 앞으로도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시상을 가다듬으며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시심(詩心)을 꺼내려 합니다."

시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황 시인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사회복지에 관해 관심이 깊어 열린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시작됐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그가 인생의 전환을 맞게 된 계기는 어느 날 우연히 시(詩)카페에 가입하면서부터다. 

"컴맹인 상태에서 대학공부를 시작하려니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하나 둘 터득하며 인터넷을 이용한 공부에 열중하던 중 우연히 손희락(시인․문학평론가)선생님의 인터넷 문학카페󰡑시인의 향기󰡑를 알게 됐습니다."

페를 드나들며 시집을 구입하던 어느날 결제오류로 손희락 씨와 직접 통화를 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로 인연을 맺어 지속적으로 카페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되었고 그동안 써왔던 시들을 자연스레 카페에 올려놓아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글이 다듬어지게 되고 시의 깊이를 느끼게 되어 카페 공모전에 󰡐길󰡑이라는 시로 출전하게 되며 2007년 드디어 시인으로 등단하게 되었다. 

"이번 첫 시집에는 그야말로 제 인생 제1막의 삶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어떠한 기교나 화려한 문체는 없지만 일상적인 삶속에서 느끼고 바라본 일들을 시속에 담아 시처럼 살고 싶은 마음으로 첫 시집을 엮어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김년균 이사장이 직접 서문을 작성해줘 더없는 영광이라고 말하는 황 시인은 첫 시집 속에 담긴 모든 시들이 자식처럼 소중하지만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시는 '가난꽃'이라고 한다. 

가난꽃이라는 시를 쓸 무렵 황 시인의 삶속에 힘든 시련이 한꺼번에 10년 동안 이어서 왔다고 한다. 

"95년도 친정어머니께서 대장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시고 이어 친정아버님께서 3년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또 그 당시 IMF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와중에 시아버님께서 방광암으로 결국 쓰러져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힘든 순간들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려 노력 했습니다."

그래서 가난꽃이라는 시에 담긴 메시지는 절망과 희망이라고 한다. 온갖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황 시인은 2남 1녀의 어머니이자 이성일 씨의 아내이다. 홍성군립 합창단 단원, 홍광교회 여전도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가페문학회 회원, 한국공간시인협회 이사, 구항아동지역센터 근무 등 시인의 길 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삶이 그런 것 같아요. 올바른 가치관과 기준을 세워놓고 늘 변함없이 하나의 구심점을 향해 가다보면 어느 순간 구심점에 도달해 있게 되더군요. 성급하게 한 순간에 뛰어오르려다 보면 과정이 결여되어 알찬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 무엇인가 시작하려 할 때 결코 늦었다는 것과 자신에게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황 시인은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앞을 내다보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 들이 많이 남아 있음을 느낍니다. 그 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보람되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또는 미래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현재의 삶에서 한층 윤택해진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힘들었던 삶속에 자신의 삶에 대해 결코 소홀하지 않고 항상 부지런을 떨며 최선을 다해 온 황 시인은 늘 입버릇처럼 "시처럼 살고 싶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이뤄내는 그녀의 제2막의 삶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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