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나의 삶, 내 삶의 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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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나의 삶, 내 삶의 궤적입니다"
  • 전상진 기자
  • 승인 2009.11.0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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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최충식 시인
홍성도서관 3층에는 세월의 결 뒤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올 정도로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버렸다. 문뜩 도서관 옆을 지나치다보면 생각나곤 하던 그 사람이 있다. 3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지금은 '은하(銀河)의 뜰'에서 '진짜 삶'을 살고 있다는 최충식(60) 전 홍성도서관 관장. 

최 전 관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는 뭔지 모르게 답답하고 눌려있다는 생각을 하며 생활했는데 지금은 너무 자유롭고 모든 것에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며 "은하에 들어가 논․밭농사, 밤농사를 지으며 작고 귀한 것이 땅에서 나옴을 깨닫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진짜 삶이라고 여겨집니다"고 지금 이대로 농사를 짓고 글 쓰고 손주들을 보고 지내는 생활에 감사하다고 여긴다. 

현재 최 전 관장은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와 충남지역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도서관장 직을 물러났어도 언제나 바쁘다. 5년 전부터는 홍성도서관 토요문예교실 문학 강좌를 통해 문학 인구를 늘려나가고 문인들을 양성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최 전 관장은 홍성도서관, 보령도서관장으로 있을 때부터 국화, 야생화, 어학, 독서 강좌 등 평생학습관을 만들어 운영했고 '평생학습축제'도 열어 홍성도서관 신축이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 홍주문학회, 서안시문학시 회장을 맡아 지역문학을 알리는 일에도 열성을 쏟았고 홍성 물앙금시문학회, 보령 예지회, 예산 청하문학회 등 문학단체를 만들어 지도하고 육성해 지역문학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런 최 전 관장의 공로가 인정돼 지난 29일에 제51회 충남문화상 문학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각종 문예지에 충남 문단을 소개하는 글을 발표해 충남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재직하면서 중앙과 지역문인들과의 가교 역할을 다해왔다"는 선정 이유로 수상을 했다. 최 전 관장은 "여러 역할을 맡아 지역문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언제나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최 전 관장은 지역문인들을 위해 지역문학 발전을 꿈꾸며 동분서주하지만 정작 자신의 본령은 글을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최충식 시인. 어쩌면 이 이름이 더 어울리는 지도 모른다. 1988년 <시와 의식>지에 󰡐홍주성을 바라보며󰡑 외 다섯 편의 시가 박재삼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등단한 이후 그 동안 <사랑의 고뇌>, <달래강 노을>, <은하의 뜰>, <그리는 것을 더욱 그리워하면>, <바닷가 노래방> 등 5권의 시집을 냈다. 특히 최충식 시인의 <은하의 뜰>은 고향 은하면과 대우주의 은하를 연결해 자신의 독특한 인생관을 잘 드러낸 대표시집이다. 최 전 관장은 자녀들에게 "아직 해야 할 일들과 써야 될 시와 글이 많다"며 "70세 정도면 정리하는 단계니 출판기념회를 한 번 열어다오"라고 말했다 한다. 

최 전 관장은 앞으로 "홍성도서관 토요문예강좌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자서전반'을 만들 계획"이라며 "서정적이고 전원적인 시, 전통정서가 심화된 시를 추구하며 살아가겠습니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은하의 뜰 툇마루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며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최충식 전 관장의 얼굴에 세월이 빗겨간 젊은 마음이 맑은 이슬처럼 어리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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