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법과 자연 그대로를 보전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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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법과 자연 그대로를 보전한 마을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11.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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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 ⑥갈산면 와리
▲ 왼쪽부터 목과마을, 압곡마을, 원와리마을 전경.


홍성읍에서 29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상촌교차로에서 좌측으로 김좌진장군 생가지를 지나 1.7km를 가다보면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채 친환경농법 등 자연 속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전하고자 노력하는 갈산면 와리를 접할 수 있다. 

갈산면 와리는 옛날 기와를 구은 지역이란 뜻으로 와리(臥里)라 하였는데, 이곳에는 허씨 성을 가진 장자가 살았다던 허장자(許長者)마을, 와리에서 가장 큰 마을인 큰말, 처음으로 마을이 생겼다는 원와리(元臥里), 지형이 오리처럼 생긴 오리실(鴨谷), 큰말 안쪽 마을인 안말, 모과나무가 많이 있었다는 모과(木果)울 등의 이름을 가진 마을들이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원와리, 목과, 압곡 등 세 곳의 자연마을로 이뤄져있다. 

 

 

 

 

 

 

 

 



의로운 황소와 암소가 묻힌 와우형 명당과 용이 승천하였다는 용총터

이곳에는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자리인 '용총(龍塚)터(용촌뿌리)'와 와우형의 명당이 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흔적만 남아있는 용총(龍塚)터는 옛날 마을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더위를 식히던 마을에서 좀 떨어진 안말 서쪽의 연못의 끝에 위치해 있다. 이 연못은 꽤 깊을 뿐만 아니라 땅 속에서 솟아나는 물줄기 때문에 마을 앞 개울물보다도 훨씬 시원하여 더위를 쫓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러한 연못에 마을 사람들은 항상 감사를 드렸다. 더위를 식혀줄 뿐만 아니라 봄부터 가을까지 솟아오르는 물줄기를 흘러 넘치게 하여 메마른 들녘을 적심으로써 해마다 풍년을 맞게 해주기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 연못에 살고 있는 이무기가 사시사철 흐르는 물줄기를 한 번도 그치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이무기는 여느 이무기와는 달리 너무 착해 마을 사람들을 해치기는커녕 항상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어느 해는 몹시도 가물었다. 밭에 심어놓은 곡식은 말할 것도 없고, 논에 심어놓은 벼 포기도 말라만 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타는 곡식과 함께 타 들어가는 가슴을 두드리며 안타까워했다. 마을사람들은 연못의 이무기를 찾아가 가뭄에 곡식이 타 들어가서 마을 사람들이 굶어죽을 것 같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연못 가운데에서 굵은 물줄기가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는 갑자기 하늘이 깜깜해지더니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랜 가뭄 끝에 처음 보는 물줄기와 빗방울에 마을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로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가 살고 있는 연못에서 더위를 식히며 이무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한 물줄기가 연못 가운데에서 치솟아 올랐다. 빛과 물의 굵은 줄기는 하늘까지 이어져 회오리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비늘을 번뜩이며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이무기의 다른 모습을 보았다. 용이 되어 승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이무기는 100년은 지나야 용이 되는데, 이 이무기는 너무 착하고 좋은 일만 했기 때문에 50년 만에 용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이무기가 하늘로 올라가며 뿜어내던 연기로 주변의 바위가 그을려 아직까지도 그대로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채석을 채취하기 위해 이미 훼손된 상태로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또 하나의 전설 와우형 명당은 옛날 와리 마을에 마음씨가 너무도 고운 아낙네가 살고 있었다. 아낙네는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슬하에 자식도 없이 집안에서 기르는 황소와 암소만을 의지한 채 살고 있었다. 자식처럼 보살피는 아낙네의 마음씨에 황소와 암소는 더욱 더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 아낙네가 밤새 숨을 거두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혈혈단신인 아낙네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그리고 두 마리 소의 처리 문제를 상의한 결과 장에 내다 팔기로 했다.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황소는 밤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암소와 함께 고삐를 끊고 주인아낙이 묻혀있는 뒷산으로 올라가 여러 해 동안 슬피 울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해 겨울 마을 사람들은 주인 아낙네의 무덤 옆에서 죽어있는 황소와 암소를 발견하고 그 마음에 감동하여 장례를 정성껏 치러주었다고 한다. 그 후 원와리 마을에는 와우형의 명당이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황소와 암소가 묻힌 자리가 명당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매년 수많은 지관들이 몰려와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명당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밀양 박씨 집성촌…주민 모두가 일가친척

압곡마을(이장 전봉수․58)은 17가구 4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벼농사 중심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마을 주민이 몇 안돼는 작은 마을이지만 마을 안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이름 모를 꽃들과 들판에 노랗게 익은 벼들로 일요일 한낮의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35가구 70여명이 살고 있는 목과마을(이장 전병근․52)은 주 수입원이 벼농사와 잎담배, 단무지라고 한다. 홍성군내에서는 잎담배 재배물량이 최고라는 목과마을은 한 해 평균 2만kg정도를 출하하고 있다. 잎담배 출하 후 2모작으로 단무지 무를 재배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월 서울경찰청 제2기동대장에 취임한 김재원 전 홍성경찰서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현재 밀양 박씨 11대 증손들이 살고 있어 온 마을 주민이 일가친척이나 다름없는 원와리 마을(이장 박창신․47)은 200여년 전 밀양 박씨의 조상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마을을 일궈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62가구 189명 중 50가구가 밀양 박씨 후손들이다. 현재 홍성군선거관리위원회 박수규(56) 지도계장 또한 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밀양 박씨 후손이다. 원와리 마을의 출신인물로는 지난 2006년 경기지방경찰청 총경으로는 최초로 경무관에 승진 임용된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지도부장 박천화 씨가 있다. 

원와리 마을의 주 수입원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최고 품질의 오이 재배이다. 예전 마을주민 절반가량이 오이재배를 하다 농산물가격하락으로 많이 줄어든 상태로 10가구만이 총면적 6000평 정도의 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원와리 오이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아 특히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이뇨 작용에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능이 알려져 원와리 마을의 오이는 전량 가락동 농산물경매시장으로 유통되어 도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향인 원와리에서 현재 20년째 오이재배를 하고 있는 박병규(53)․엄명섭(51)부부는 지역실정에 맞는 오이 등의 특화작목을 선정하여 작목반을 구성하고 신영농 기법을 과감히 도입해 품질향상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충남도지사와 농협군지부장의 표창과 함께 2000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새농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 마을 주민들은 4만수 이상의 육계농가와 한우농가, 2500두의 양돈농가, 벼농사 등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마을 일을 돌보며 한시도 쉴 틈이 없는 박창신 원와리마을이장 또한 546평의 축사에 현재 12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갈산 와리는 1976년 경지 정리된 상습침수지역으로 마을 앞 배수로가 중앙배수로 역할을 전혀 못해 2005년 1시간 동안 내린 비로 인해 농경지, 축사 등이 침수되며 영농피해가 발생해 육계 닭 약 4만수가 폐사하였다. 그동안 박 이장 등 지역주민들이 홍성군과 농촌공사 홍성지사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해 지난 7월 홍성․예산 특별교부금 결정 사업의 일환으로 홍성-갈산와리지구 지역배수시설 정비사업 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국비지원으로 침수지배수로정비사업과 더불어 마을안길 확장공사를 금년 안에 완공해 상습침수로 인해 가축 및 농산물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랜 숙원이 한가지 더 있다. 현재 와리에는 오전 8시 30분에 마을 앞으로 한번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전부이다. 농촌의 특성상 마을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로 읍내에 다녀오려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후시간대에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노선이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박 이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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