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농민 준비하는마을' 이 새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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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농민 준비하는마을' 이 새해 희망
  • 홍순명 홍동밝맑도서관 대표
  • 승인 2009.12.0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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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밝맑도서관 기공예배 기념사
[홍동면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신축하는 ‘홍동밝맑도서관’이 12월 6일 홍동면 운월리 갓골마을 현장에서  이은태 도의원, 홍동면내 초, 중, 고등학교 교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 예배를 갖고 첫 삽을 떳습니다. 대지 500평에 2층 연건평 143평으로 지어 약 10만권 목표로 국내외 도서를 비치해 읽게할 뿐만 아니라 지역 청소년 독서지도, 농민 문화공간, 지역 연구 등을 하게 될 이 마을도서관은 겨울을 지나 2010년 상반기에 준공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기념사를 한 홍순명 도서관 대표의 말씀을 그대로 옮깁니다=편집자 주] 
홍동면 주민들이 스스로 성금을 모아 지역을 변화시키려는 밝맑도서관이 홍동면 운월리 갓골에서 첫삽을 떳다. 500평 대지에 연건평 143평 2층으로 짓는 이 도서관은 2010년 봄이면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성서를 한 귀절 읽겠습니다. 전도서 8장 1절입니다. 지혜자와 같은 자가 누구며, 사리의 해석을 아는 이가 누구냐? 사람의 지혜는 그 사람의 얼굴에 광채가 나게 하나니, 그 얼굴의 사나운 것이 변하느니라.

어젠 눈발이 날렸는데 오늘은 좀 풀렸습니다. 그래도 하필 12월에 제대로 갖추지도 않고 기공식을 하느냐,
기념사를 하는 홍순명 도서관 대표
그렇게들 생각하실 것입니다. 부득이 그럴 사정이 있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상량식은 제대로 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바쁘신 일정을 제켜놓고 원근에서 특별한 마음으로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시작하는 조촐한 모임이고, 오늘 소홀히 된 것을 상량식 때 제대로 하자고 상의했습니다. 도서관의 이미에 대해서는 따로 말이 필요 없지만 대충 간추리면 도서관은 첫째로 지역의 미래입니다. 어린이도서관으로 미취학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어 아름다운 꿈과 지혜를 품으면 그들이 초등학교 중학교에 들어가는 마음의 바탕이 이루어져서 10년 뒤면 지역 시민이 될 것입니다. 둘째로 도서관은 지역의 문화공간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이 돌아가기 전 읽던 책이 리프킨 제레미가 쓴 유러피안 드림인데, 거기 보면 미국은 권력과 경제만으로 움직이는데 유럽은 시민문화공간이 있다고 했습니다. 시민문화공간은 종교, 예술, 교육, 건강, 스포츠, 연예, 환경운동,지역사회 참가 공동체 유대감 사회결속을 위한 모든 공간이라고 하는군요. 우리도 국가 수준에 걸맞는 문화공간이 농촌에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셋째로 도서관은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입니다. 제레미 레프킨은 deep play라는 말을 썼는데, 몰입해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기쁨을 느끼는 활동, 즉 깊이 논다는 말입니다. 모여서 공부하건 재래종 씨앗을 수집하건 농민문화 활동을 하건 지역 역사를 공부하고 지역 장래를 위한 토론과 연구를 하건 모여서 움직이고 그물망을 짜서 한번 깊이 놀아보면 지역이 안 바뀔래야 안바뀔 수가 없을 것입니다.

홍동 밝맑 도서관은 이렇게 어린이의 꿈동산이면서 지역의 문화 사랑방이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종합 기능을 지향하기 때문에, 민간 주도의 농촌형 도서관으로는 아마 국내에서도 특이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동지역에 역사상 처음으로 홍동밝맑도서관을 출산시키기 위하여 수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협력해주었습니다.

감사한 분들이 많은데 여러 사연의 여러분이 모금에 협력해주셨습니다. 또 이종건 군수님, 이은태 도의원의 도비와 군비 협력을 감사합니다. 아이쿱의 협력을 감사합니다. 전국 70개 지역 조합원들 873명이 모금해주어 건축 기금 확보의 분수령을 넘게 되었습니다. 아이큽 이사장으로부터 기금 전달을 받으며 이젠 도서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주신문, 홍성신문에서도 좋게 취재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지역신문은 우리 지역의 자랑이고, 창의적인 문화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지들로 생각합니다.‘지역과 학교’잡지에 낸 도서관 특집을 보고 홍동중학교에 이어 홍동초등학교 조 인복 교장 선생님이 선뜻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도서관이 초등학교를 비롯해 각급 학교와 연대하는 일인 것을 파악해주시고, 지역 일로 이해하셔서, 여러 기관장님 중에서 먼저 쾌거를 해주신 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전공부에서는 전교생이 식당에 기부함을 설치하여 21만원을 모금하여 어제 전달해 주었습니다. 어제는 김병선 중국 과학기술대 도서관장이 적지 않은 성금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우리 도서관은 오늘 기공식을 하지만 갓골마을 시설을 하나 빌려 이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독일 보훔 대학에서 강의하시던 백승종 선생이 농민역사 강의를 시작하신 한편, 앞으로 10년 이내 농촌공동체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면서, 지역 역사를 연구하시겠다고 도서관 활동에 참가하셨습니다. 서울에서 온 김명희씨도 도서관과 관련 지역 어린이들의 영어회화 지도를 시작하였습니다.

도서관 건립 추진 위원들이 올해만도 17차례나 모임에 참가하였습니다. 이운학 이사장, 이번영 씨, 주정민 씨, 양도길 선생, 김명희씨, 하미선 선생, 곽영란 선생, 이창용 씨, 그리고 이 자리엔 참석 못했지만 멀리 청주에서 박종희 씨가 매번 참석해 주었습니다. 건축사 이일훈씨, 심원석씨에 감사를 드립니다.

책 읽는 사회 운동 본부의 도재일 교수는 앞으로 우리가 인사말을 할 때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보다 “요샌 무슨 책을 읽으세요?”라고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독서량은 경제 수준에 비하여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여기 오신 여러분들도 요샌 무슨 책을 읽으세요? 그런 인사가 보통 나올 만큼 책들을 보는 지역이 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영씨 요샌 무슨 책을 읽어요? 처음 읽은 성서 말씀 같이 모두 책을 읽어 지혜자가 되고, 얼굴에 광채가 나는 지역이 되면 좋겠습니다.

문당리 출신 유니온 양초 이은문 사장이 초를 보내주었습니다. 오신 분들 마음대로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생각하는 농민 준비하는 마을이라야 새해의 희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새해의 희망의 불을 촛불로 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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