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값 거품빼기의 또 다른 대안 '교복 물려주기'

서민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교복값 거품빼기에 대한 대안으로 교복공동구매에 대한 기사가 본지(1월 22일자, 1면)에 게재된 후 중․고교 자녀를 둔 일부 학부모들은 또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원희(44․남장리)씨는 "아이들이 성장속도가 빨라 1년마다 교복을 바꿔 입어야 하기에 상당한 가계부담으로 다가온다. 또 아이들이 입다 작아진 고가의 교복을 옷장에 그냥 넣어두기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 한미진(47․가명) 씨는 "아이가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한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교복 값이 막상 실감해보니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며 "외아들이서 다른 형제가 없는 탓으로 물려줄 아이도 없어 결국 눈물을 머금고 구입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렇듯 새학기를 맞는 학부모들의 가장 큰 부담과 고민으로 다가오는 교복구매에 대한 또 다른 대안은 바로 '교복물려주기'이다.
이미 타 시․군에서는 활성화돼 있는 교복물려주기에 대한 사례를 보면 경주지역의 문화중학교는 매년 9월에 중3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복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2월 졸업식 때는 동복을 받아 매년 예술제 바자회를 통해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서울 송파구는 '헌 교복은행'을 지난 2004년 개설해 지금까지 9700여점의 교복을 기증받아 8200여점이 새주인을 찾았다고 한다. 이렇듯 학교와 학부모, 지자체가 나서 적극적으로 교복값 거품빼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임미영(50․오관리) 씨는 "가계에 큰 부담이 되지만 학부모와 아이들의 생각이 달라 결국에 아이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학부모는 결국 새 교복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내에서도 일부 학교의 교복물려주기 행사는 매년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홍성여중의 경우 3학년 학생들이 400여명이지만 실제로 교복 물려주기 행사에 기부하는 학생들은 100여명 정도로 공급이 원활치가 않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 교복이 낡았거나 기념보관, 동생이 있는 경우와 교복물려주기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8일, 새학기를 앞두고 졸업생이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유앤아이폼(U&i-form) 운동'을 다음달 19일까지 전개한다고 밝혔다. 중․고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었던 교복을 선배로부터 물려 입을 수 있게 해 학부모들에게는 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고 물질만능주의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는 절약과 나눔의 정신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다.
교과부는 교복물려주기 행사 참가신청서를 낸 학교에서 수집해 온 졸업생의 교복과 체육복을 전국적인 세탁업체인 크린토피아가 세탁한 후 학교 교복보관실에 전시하게 된다. 이렇게 기증된 교복은 신입생과 재학생, 그리고 전입생에게 무료 또는 500~6000원의 가격에 전달된다. 이러한 내용을 전해들은 학부모 전모(43) 씨는 "지난 해 학교에서 실시된 교복물려주기 행사에서 둘째아이의 교복과 첫째 아이의 교복조끼와 치마를 구입했다. 사실 구매당시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교복을 구매하려니 거리낌도 들었지만 세탁과 수선을 하고나니 새옷과 다름 없었다"며 올해도 둘째아이의 치마가 작아 재구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성여중 임도순 교장은 "이렇듯 교복물려주기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식이 개선되고 학교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역 내 절약문화로 확산된다면 교복값 거품빼기는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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