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아이들의 꿈, 되살아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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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아이들의 꿈, 되살아나길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2.19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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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소년소녀가장 4명, 위탁가정아동 42명
동정 아닌 따뜻한 관심으로 바라봐야

관내 초중고에서는 지난 주 졸업식을 시작으로 새학년 새학기를 앞두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은 새학년 새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한창 꿈에 부풀어 있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새학기 준비를 위해 한창 분주하다. 여느 아이들이라면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며 부모에게 조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변변한 노트하나 장만하지 못한 채 혼자 설움과 아픔을 삼키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소년소녀가장과 가정위탁아동들이다. 군청 주민복지과에 따르면 관내 소년소녀가장은 2세대 4명이며 가정위탁아동은 40세대 52명에 달한다고 한다.

A양은 모자가정(미성년 자녀를 둔 모자가정)이지만 어머니가 장애인으로 사실상 생활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소년소녀가장들은 말 그대로 아직은 학생인 소년소녀들이 가장이 되어 생활하고 있어 마땅한 수입원도 없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돈과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돈이 이들의 생활비 전부인 것 이다.

위탁가정의 경우 부모의 이혼과 가출, 행방불명된 경우와 재혼으로 인한 별거로 인해 직계가족인 할머니, 할아버지에 의해 양육되거나 삼촌·고모 등 친인척에게 위탁 양육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에 진학하는 태영(가명)이 남매는 부모가 모두 행방불명돼 얼마 전까지 할머니에게 위탁돼 살았다. 하지만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커가면서 점점 삐뚤어져 노점에서 장사 하며 하루하루 이어가는 할머니에게는 아이들을 돌보기가 너무도 벅차다. 해서 할머니는 아이들을 청로회 쉼터에 맡겨 돌봐주기를 부탁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매에게는 그동안 매월 70~80만원의 생활비가 지원되고 있다. 지원금은 할머니가 자식이 있는 관계로 태영이 남매가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돼 이들의 명의로 된 통장에 최저생계비가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태영이 남매는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지원을 받다보니 쇼핑이나 유흥비로 모두 사용하고 통장에 남은 돈은 겨우 몇 푼 정도일 뿐이다.

이렇듯 소년소녀가장이나 위탁가정의 아이들은 한창 꿈을 키워가야 할 나이지만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미래에 대한 설계는 커녕 당장에 생활비 걱정으로 꿈조차 꿀 수 없다. 친구들 앞에서 이러한 실정을 알리기 싫어 애써 활발한 척 하지만 부모의 사랑이 그리울 때는 한없는 외로움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난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나와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다 문득 부모의 허전함이 밀려와 그 나이 특유의 아픔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시리다"며 "이 아이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생색내기 관심과 형식적인 도움이 아닌 지역전체에서 지속적으로 전하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라며 안쓰러움을 내비쳤다.

연말연시, 명절 같은 특정한 날이 되면 사회 각계각층에서 아이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진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에 잠시나마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들에 대한 훈훈한 이웃사랑이 일정기간에 국한 된다는 것이다. 형식적인 일회성 돕기 행사에만 그치지 말고 진정한 도움의 손길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이어진다면 꿈조차 꾸기 힘들었던 아이들의 미래가 밝은 빛의 희망으로 가득 차 오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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