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된 교육, 읍지역 학생 유치로 작은 학교 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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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된 교육, 읍지역 학생 유치로 작은 학교 커간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4.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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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가 농촌의 희망이다 <5>

배양초등학교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2년까지 학생 수 5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역 내에서도 소규모학교 8개교가 통폐합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위주의 농촌교육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전환과 함께 농촌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가 살아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고, 꿈을 잃어버렸던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에 작은 학교를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교들의 우수사례를 통해 그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배양초 전경.

 

 

 

 

▲ 엄기정 교장.
배양초등학교는 1964년 금마초등학교 죽림분교로 인가를 받아 같은 해 장성리, 신곡리, 죽림리, 화양리의 취학아동들을 위해 배양초등학교로 개교한 이래 총 42회 2988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냈다.

1983년 당시만 해도 한 학급당 45명, 11학급으로 운영되던 배양초는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상급학교 진학문제(당시 장성리·신곡리는 홍성중학구, 죽림리․화양리는 금마중학구에 해당)로 인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읍지역의 중학교를 선호함에 따라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교장초빙제를 통해 2007년 9월 배양초등학교에 부임하게 된 엄기정 교장은 농촌지역의 작은 학교를 살리고 희망을 만들어 가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부임 당시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되는 것을 걱정스럽게 여긴 엄 교장은 2007년 당시 취학아동현황에 대해 파악한 결과 2008학년도 취학아동이 9명이 해당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안심을 하고 있었으나 막상 입학예정자수가 3명으로 줄어든 것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해서 직접 학교운영위원장과 함께 각 가정을 방문해 설득을 시작했다. 학부모들의 차가운 냉대 속에서도 엄 교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수차례의 방문과 설득을 거듭한 결과 2008년 5명의 학생이 입학하게 되었다. 이후 2009년 7명, 2010년인 올해 11명의 학생이 배양초에 입학하고 읍지역에서 배양초를 다니고자 하는 학생들이 늘게 되었다. 학부모들은 자연스레 학교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학교 행사에 대한 참여도와 호응도는 계속 높아져 지난 학부모 초청수업시 단 한명도 빠짐없이 100% 참여해 엄 교장은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 이러한 변화는 엄 교장의 또 다른 교육경영 방침이 이뤄낸 결과이다.

 

 

 

 

 

▲ 전통클럽 사물놀이부.

엄 교장은 "배양초는 전형적인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학교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학교장이 뚜렷한 교육관을 갖고 추진력 있게 밀고나갈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또한, 학교장의 의지를 전 교직원들이 믿고 따라줄 때 비로소 작은 학교는 되살아난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 학생들 수업 장면.

실제로 엄 교장은 배양초에 부임한 후 70~80년대 수준이었던 학교시설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기존의 학교의 틀만 남겨둔 채 교실바닥 교체공사, 전기 승압공사, 각 교실 냉난방기 설치, 급식실, 유치원실 개축, 과학실 현대화 사업, 영어학습실, 정보실, 도서실 정비, 화단 조경사업 등으로 다니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로의 변모에 성공했다. 여기에 연중돌봄학교, 교원평가 시범학교, 학력신장 중점학교로 지정되어 배양초 만의 학력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떠나는 학교가 아닌, 도시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변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교과 프로그램으로는 토요돌봄교실·교과캠프 등의 연중 돌봄학교와 정규수업과정 중 과목별 학습부진아에 대한 인턴교사와의 1:1 맞춤지도가 이뤄지는 기초학력 학습부진아에 대한 집중지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방학 중 영어캠프가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사물놀이·피아노·전래놀이 등의 학생들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방과후 학교, 보육교실, 유치원 특성화 교육, 영어급수제·영어독서인증제 등의 영어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배양초는 학습부진아가 단 한명도 없는 학교가 되었으며 방과 후 학교의 사물놀이부는 초등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학교를 빛내는 전통클럽이 됐다. 이에 매년 교원대의 교장자격연수 시 50여명이 배양초를 찾아 엄 교장에게 연수를 받고 있다. 엄 교장은 각 영역별로 학교장 교육과정, 교육계획 등을 강의하며 새내기 교장들에게 확고한 교육철학으로 학교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고 있다.

 

 

 

 

 

 

▲ 통학버스.

배양초 학생들의 학력수준은 읍지역의 어느 학교에 빠지지 않을 만큼 높은 편이다. 이에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해 배양초를 다니고자 하는 읍 지역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읍내 10여명의 학생이 배양초에 진학을 희망해 재학 중에 있으며 올 해 20여명의 학생이 진학을 희망했지만 학교 통학에 대한 어려움으로 입학을 하지 못했다. 현재 배양초는 교육청으로부터 3000만원을 지원받아 통학버스 1대를 운영 중에 있다. 매일아침 등교 시 장성리, 신곡리 학생들의 통학이 이뤄진 후 죽림리, 화양리, 10명의 읍지역 학생들 순으로 2회 운행되고 있지만 읍 지역 학생들이 늘게 되면 통학버스정원으로 인해 읍에서 학교로 바로 통학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죽림리, 화양리 학생들의 통학지원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엄 교장은 "지역 내에서 학생을 유치하기에는 농촌지역의 특성상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읍지역 과밀학교에서의 학생들을 유치한다면 학생 수가 늘어나 작은학교가 살아날 것"이라며 "지자체나 동창회 등에서 적극적인 지원으로 통학버스를 추가로 한 대 더 마련해준다면 읍지역 학생 유치가 가능하다"며 안타까워했다.

 

 

 

 

 

 

▲ 총동창회가 전하는 입학축하금.

졸업생들의 모교 살리기 위한 지원 적극 나서 

이러한 엄 교장과 학교의 노력과 함께 졸업생들의 모교사랑과 후배사랑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 학교보다도 뜨겁다. 배양초 총동창회는 2008년부터 모교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입학생들에게는 1인당 30만원의 입학축하금과 월 3만원씩 5개월간 교통비를 지원하고 전학생들에게는 20만원의 격려금과 10만원 상당의 학용품,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전교회장과 반장에게 축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7회 졸업생 맹영철(대도상사) 씨는 신입생들에게 10만원 상당의 학용품과 매년 2회 1학기와 2학기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학용품지원과 전교생에게 손목시계를 지급해 후배들이 무한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학부모 공개수업.

엄 교장은 "농촌학교의 대안은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여건을 마련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교사들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공동체가 한 뜻이 되어 자발적인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역할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노력한다면 비로소 작은 학교는 되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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