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
상태바
소신공양
  • 범 상(정암사 총무스님)
  • 승인 2010.06.25 15:3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기고]

문수스님께서 삼보께 몸을 사루어 공양(供養)을 올렸다. 공양이라 함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불(佛) 법(法) 승(僧) 삼보(三寶) 전에 올리는 일체의 것을 말하며 그것은 깨달음과 실천이라는 불교의 본래 목적과 연결된다. 그런데 우리문화에 어두운 많은 언론들은 <소신공양>을 <분신자살>로 표현하여 스님의 숭고한 뜻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공양을 자살로 표현하는 무례함은 불교에서 말하는 불ㆍ법ㆍ승 삼보와 소신공양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다고 본다. 부처를 뜻하는 불(佛)이란 시간적, 공간적으로 <우주의 이치를 깨우친 자>들을 통칭하는 것이고, 법(法)이란 크게는 우주의 이치를 말하지만 작게는 <깨달은 자가 중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각 중생의 수준에 맞게 설(說)한 말과 글을 포함한 일체의 행위>이며, 승(僧)은 일반적으로 출가수행자 집단을 말하나 넓은 의미에서는 <깨달은 자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일체중생>을 포함한다. 다시 말하면 굳이 불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떤 사람이든지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佛] 깨달은 내용을 중생들을 위해 가르치고[法], 그것을 배우는 사람[僧]들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불ㆍ법ㆍ승 삼보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출가수행자 집단인 승가(僧伽)가 삼보의 하나로 공양의 대상이 되는 것은 승가의 일원들이 수행을 통해 끝임 없이 부처로 탄생되고, 시대와 중생에 따라 새로운 방법으로서의 가르침을 전개 해나가며, 일체중생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극락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승가가 추구하는 최종의 목적은 <고통 받는 육도중생들을 모두 해탈케 한 연후에 성불하겠다>는 지장보살의 대원(大願)에서 보듯이 중생들의 안락과 행복에 있다. 따라서 중생들의 공양으로 유지되는 승가는 반드시 중생들에게 보은의 차원을 넘어선 깨달음이라는 공양을 베풂(회향)으로서 고통 속에 있는 중생들이 제도(濟度)되고 그것으로 완성되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승가의 최종목적이자 부처가 이 땅에 나투신 이유인 <중생들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문수스님께서는 소신(燒身)공양을 선택하셨다고 본다. 이러한 스님의 수행을 감히 글로 논하는 것 자체가 불경스런 일이지만 유서에서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4대강사업으로 파괴되는 자연과 그것으로 일어날 미래의 엄청난 재앙들, 그리고 이미 생명을 잃은 뭇 중생들과 앞으로 죽어갈 생명들을 안타깝게 여기심이며, 둘째는 경제성장을 빌미로 자본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재벌정책과 4대강사업과 같은 파괴적 개발정책을 중단하고 정당한 분배를 실천하여 서민들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라는 것이다. 따라서 스님의 소신은 일체중생들이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물질적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안락해지는 극락정토에 들기를 서원하는 보살행으로서 깨달은 자 만이 할 수 있는 중생을 위한 베풂이요 정법을 이어나가기 위한 최고의 공양이자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깨달음은 자신이 이룩한 최종의 결과를 중생들의 먹이로 내어주는 과일처럼 어떤 방식으로든지 중생들을 먹여 살리고 마음에는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고 키워내어 남김없이 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소신공양에는 '나'라는 아상(我相)도 없고 남을 위한다는 봉사나 희생의 마음도 없으며 오직 보살(문수스님)의 서원과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행위만이 존재한다. 유서를 통해서 스님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그것은 중생들을 위한 당부 일뿐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않는 수행자로서 생사를 초탈하여 그저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의 가신 의미를 받아들이고 가꾸는 것 역시 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 되었다.

과연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치수준은 국민의식수준과 비례한다는 말처럼 아직도 우리는 참다운 권력을 선택 할 수 있는 안목이 없는지를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만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4대강사업을 저지 할 수 있고, 미래에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스님의 공양을 받은 승가와 삼보를 따르는 불자들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이화이팅 2010-06-29 12:22:56
생명을 그렇게 소중하게 여긴다면...
먹는쌀도 생명이고, 공기도 생명이고, 물도 생명이고, 생명 아닌게 하나도 없지라
생명도 큰생명있고 작은생명있지만 불법의 틀안에서 보믄 다같은 생명이지라 앙그요?
난 이명박 대통령 탱크처럼 밀어붙이는 모습이 조트라고요.
말이야 바른말이지만 한국사람들
말이 무쟈게 많치라 이러쿵 저러쿵...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