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에 투영된 충청의 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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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에 투영된 충청의 민의
  • 전만수(경제학박사)
  • 승인 2010.07.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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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지난 6월 2일 치러진 제5대 지방선거는 한마디로 선거혁명이었다. 그동안 많은 선거 경험을 통하여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예측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였다. 광역단체장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의 완패다.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이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만할 상황은 아니다. 국민의 판단은 준엄하였다. 무서우리만큼 엄정하였다. 한마디로 오만과 독선에 대한 거부 그 자체였다.

결국 절차적 민주주의와 숙의 민주주의를 요구하였고 갈등을 조장하는 카리스마적 리더십 보다는 민주적 리더십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성세대의 사고 체계에 심각한 경종을 울렸다. 디지털 세대의 아날로그 세대에 대한 강력한 압력이었다. 세대교체의 시그널로도 감지된다.

충청권의 경우 충청권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은 대전시장은 낙승했으나 충남지사 마저도 민주당에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충청의 여당 같았던 선진당에 대한 견제 역시 동일 선상에서 분석될 수 있다. '충남이야 안방인데'하는 오만과 안일함에 대한 준엄한 경고다. 이미 충북은 선진당의 영향력권에서 멀어진 상태다.

선진당에 대하여 가치중립에 설 수없는 필자로서는 선진당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운 소회가 있다. 창당 3개월 만에 치렀던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강원도를 위시하여 4개 광역단체장을 당선시켰고 1996년4.11총선에서는 50석의 의석을 확보하여 자민련의 전성기를 구가할 때 중앙당 조직국장으로서 영광의 수혜를 입은 필자로서는 남다른 감회가 있다.

결국 정당의 흥망성쇠는 창당초심 즉 절박함의 지속성 여부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겸손함의 유지 여부가 관건이라 생각된다. 자만이 있었다면 반성하고 털어내야 한다. 어차피 정치는 사이클을 타는 게 아니겠는가?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는 법 위기를 기회의 요소로 견인하는 슬기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나라당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선거에 패해 위기에 직면한 선진당은 민심의 준엄한 요구를 깊이 성찰해야한다. 선거직후 이회창 대표가 보수대연합을 시사 하였는데 생각의 귀착점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큰 틀의 보수 대연합 즉 한나라당과의 통합을 의미하는 지 두고 봐야할 일이지만,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다. 국민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정치의 본질인 대화와 타협 그리고 포용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지역정서를 분산하고 있는 정치역량들이 총 결집하는 모습이 우선 요구된다. 단도직입적으로 선진당은 심대평 전 대표와 이인제 의원을 품어 안아 한식구로 만들어야 한다. 사사로운 이해를 초월해야 한다. 그리고 역시 충북에 대한 애정 또한 특별히 강구해야한다. 다행이 충북에는 이용희 의원같은 거물재원이 있지 않은가? 기회의 여세를 몰아 충청권의 명망가를 대거 영입하는 총선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

충청인들도 거시적인 틀에서 조망해야할 필요가 있다. 충청민의를 대변할 정치세력이 없으면 부모 없는 고아 같은 형국이 될 수 있음도 고려해야한다. 작든 크든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의 존재는 한국정치 현실에서 분명 필요하다. 이상적 논리로 '여야라는 2분법적 정치구조의 틀이 바람직하다'고 하는 주장도 있으나 이념적 스펙트럼의 차별화가 보편화 되지 않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레토릭에 불과하다. 우리의 정치현실은 마이너리티에 머물고 있는 진보정당만이 이념적 컬러가 분명할 뿐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정당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정치는 과거의 추억도 미래의 희망만도 아닌 현재임을 분명 하게 인식해야 한다. 결과에 투영된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발전적 계기로 삼는 슬기가 선진당이 가져야 할 우선적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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