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오면 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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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오면 울자
  • 이상헌(연극인,소설가,홍성여고)
  • 승인 2010.07.2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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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들이 칼럼]
요즘 나는 눈물을 자주 흘린다. 원래 눈물은 슬플 때만 나오는 게 아니고 눈 위에 있는 누선이라는 분비선에서 항상 나온다. 이 눈물로 안구 건조를 막고 먼지나 세균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눈물이 나올 때면 마구 울어 눈물을 쏟아내야 한다고도 한다. 눈물을 흘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한다.

프레이 교수는 눈물을 3가지로 분류했다. 눈이 마르지 않도록 계속 분비되는 눈물, 양파 마늘 등 외부 자극에 의해 나는 반사적 눈물, 외부 자극과는 관계없이 뇌의 작용만으로 나는 감정적 눈물이 그것이다.

요즘 내가 흘리는 눈물은 프레이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외부자극에 의해 나는 반사적 눈물이다.

나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린다. 갱년기 우울증이 와서,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고 여성 호르몬 분비가 과다되었기 때문인가 보다. 연속극을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면서 '으이구' 하며 지청구를 해대던 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속극을 보다가 심지어?뉴스를 보다가도 울컥 해 눈물을 흘리곤 한다. 최근 문학 모임에서 자작시 낭송하다가 감정제어가 잘 되지 않아 눈물을 보였다. 하늘을 쳐다보며 울먹이는 소리로 끝까지 간신히 낭송을 마쳤다.

또 얼마 전 연극공연이 있었다. 조금 슬픈 역을 맡았었는데, 눈물이 나와 대사가 엉키면 어쩌지 하며 걱정을 할 정도였다. 전엔 멜로 역을 맡을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왜 눈물이 많아졌는지, 열일곱 살 소녀 같은 감성으로 왜 돌아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눈물이 메말라 울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 나도 울어야하는데, 눈물이 나와야 하는 건데 미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좋은 것일까?

웃음은 상처의 치유에 도움이 되고,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면역력을 증강시켜준다고 한다. 웃음 치료는 널리 알려진 대체 치료법의 하나다. 웃음 전도사라고 해 손뼉을 치며 웃게 하는 연수를 다닌 적도 있다. 그래서 웃음 치료법 등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웃음과 울음은 시옷과 리을 차이로 문자로 보아도 사촌임을 알 수 있다.

너무 즐거우면 눈물이 나온다. 오영실 아나운서의 남편인 채정호 교수는 "웃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그런 귀착지는 울음이다"라고 말한다.

한국 사람은 특히 남자들은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 눈물은 여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자가 눈물을 흘리면 나약해보여,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울음이 나오더라도 하늘을 보며 눈물을 삭혀야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울어야 했다.?눈물이 나오면 이제는 그냥 울자. 엉엉 소리 내어 울자. 그것이 건강을 위해 아주 좋다고 한다. 남자고 뭐고 눈물이 나오면 울어 나약함을 보이자. 젊은이들은 더욱 연인 앞에서 눈물을 보이자. 감성, 감정 표출에 자신감을 가지자.

나도 눈물이 나오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의 이목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부터는 마구 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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