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중심, 교육패러다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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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중심, 교육패러다임의 변화
  • 김종성(충남도교육감)
  • 승인 2010.08.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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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학창시절 학교에 장학지도가 나오면 며칠 전부터 청소로 야단법석이었다. 교사가 되어서는 시범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 특별한 고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 또한 스스로 고민하며 시범 및 연구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 후 장학담당자가 되어서는 학교운영과 교육활동 추진상황, 교수-학습을 지도 조언하며 감독활동을 했다.

'장학'의 의미가 학업을 권장하고 장려하며 권면하는 뒷받침과 지원의 의미를 담고 있음에도 '장악(掌握)'의 의미로 왜곡되어 있기도 하다. 함께 바람직한 교수-학습 방법을 모색하고 개선해 나가기보다는 지시와 전달의 일방통행식이 적지 않았다.

곧 교육청의 조직개편이 이루어진다. 지역교육청의 이름도 교육지원청으로 바뀌며 새롭게 일신한다. 명칭만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내용도 새 틀에 맞도록 환골탈태 한다. 위계중심 업무추진이었다면 이제는 기능중심이다. 행정방향도 지시와 통제, 관리와 감독이 주였다면 이제는 지원과 협조, 도움과 서비스가 핵심이다. 과거에는 교육청이 학교나 교육고객에 대해 시혜의식이나 일방적인 명령하달로 업무처리를 했다면, 이제는 참여하고 동행하는 쌍방형 의사소통에 의한 동반자적 관계로 가치관이 바뀐다.

조직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조직이 문제인가 또는 사람이 문제인가를 놓고 말한다면 사람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과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조직의 이름이 바뀌고 방침이 변했다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

교육의 목표는 미래인재를 잘 키우는 일이다.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교육을 하는 조직 내부도 일선현장과 상부 지원기관이 함께 하며,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공동체도 참여하고 함께 해야 한다. 이에 맞추어 '민원실(民願室)'이나 '민원행정(民願行政)'이라는 말도 '위민실(爲民室), 지원실(支援室)'이나 '동반행정(同伴行政)', '참여행정(參與行政)' 등으로 바뀌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직 개편과 함께 모두의 행동도 변해야 한다. 쉽고 편안한 복무자세보다는 봉사하는 태도가 절대적이다. 교육청 행정조직은 지시가 아닌 지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친절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성실하게 컨설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교현장은 상부조직과의 컨설팅에 힘입어 학부모와 교육공동체의 만족도 향상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최고의 만족은 지역인재들이 소질과 능력에 적합하게 미래인재로 성장하는데 있다.

상부조직이 지시 감독하지 않고 지원한다고 해서 그 위상이 약화되는 일이 아니다. 단순히 지시하고 명령할 때는 독선주의자나 외톨이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나 동반자로서 임무를 수행할 때는 오히려 함께하는 리더로서의 위상이 강화된다. 이는 무서워서 대하는 외경심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조직개편과 아울러 충남교육의 울타리가 견고한 성(城)이 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안의 내부구성원이 참여와 동반, 서비스와 봉사의 의지로 견고해지길 바란다. 그래서 미래인재를 함께 키우는 '모두가 공감하는 행복한 충남교육'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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