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대 "입학생 감소, 대학의 생존을 위한 기회다"
상태바
청운대 "입학생 감소, 대학의 생존을 위한 기회다"
  • 한관우 편집국장
  • 승인 2010.08.27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대학과 지자체, 실질적인 상생 발전전략을 찾아야


홍성에 최초로 대학이 설립된 것은 1982년 혜전전문대학이다. 당시엔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유학하지 않고도 대학진학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한 계기가 됐다. 이를 기반으로 1995년에는 4년제 충남산업대학교(1998년 7월 1일자로 청운대학교로 교명 개명)를 추가로 설립하여 충남지역은 물론 수도권 지역과 전국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부여해 오고 있다. 현재의 청운대인 충남산업대는 개교 당시에는 8개 학과의 입학정원 730명으로 출발했지만 15년이 경과한 지금은 5개 단과대학, 26개 학과의 입학정원 1430명에 5720명의 총 정원과 특수대학원인 정보산업대학원의 20개학과로 구성된 석사과정 총 정원 100명, 또 200여 명의 교직원으로 구성된 고등교육의 전당으로 성장해 왔다. 이렇게 탄생한 청운대가 최근 지역사회 최대 이슈로 등장한 이면에는 인천에 제2캠퍼스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청운대는 오는 2012년까지 인천 청라지구 7만3719㎡의 면적에 금융ㆍ국제통상ㆍ물류ㆍ광고홍보ㆍ미디어ㆍ전자 및 ITㆍ해양항만분야 등 산업대를 위주로 한 입학정원 500명 규모의 제2캠퍼스 개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청운대는 정원 이외에도 최대 2200여명의 야간산업체 위탁교육도 운영할 예정이어서 산업체 전문인력 양성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청운대 이전 저지 및 지원을 위한 홍성군민 대책위'(대책위)가 이전반대 및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등을 비롯한 정부와 정당들을 대상으로 탄원서를 전달하는가 하면 1만 명 서명운동에까지 나서는 등 청운대 캠퍼스 조성과 관련 항의와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청운대가 홍성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접 기여도와 간접효과를 들면서 거리에 각 기관단체 등의 명의로 현수막을 내걸며 이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선 5기 홍성군수인 김석환 군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뾰족한 실마리는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사회, 지역대학에 지금까지 무관심했다"

이러한 최근의 사태와 관련 청운대 설립과정에 참여했던 홍성읍 월산리 ㅊ아무개(68)씨는 "지금 일부 주민들과 대책위로 표현되는 단체 등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내면적인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혜전대나 청운대 설립 당시부터 관여했던 분들이 지금도 홍성에 생존해 있는데 사실을 파악해 본질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래 홍성읍 소향리에 우선 전문대학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환경평가를 마친 뒤 토지 매입에 들어갔다. 혜전대를 소향리 주변에 설립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토지를 매입하기도 전에 당시 매입 예정지의 땅 주인들이 땅값을 비싸게 요구하는 바람에 남장리로 가게 된 원인이다"며 "남장리의 경우는 소향리보다는 저렴하게 부지를 매입했고, 주변에 국유지가 포함돼 있어 불하과정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학교부지로 편입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금의 청운대의 일부 부지까지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이 대학 설립에 협조하고 힘을 합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증여받거나 기증받은 땅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당시는 이종성 회장이 직접 대학 설립에 따른 모든 사항을 확인하고 지시했다며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잘 알다시피 홍성에는 지금의 혜전대와 청운대뿐만 아니라 천안에 있는 단국대도 처음에는 홍성에서 부지를 물색했으나 지주들이 땅값을 비싸게 요구하는 바람에 천안으로 가게 된 결정적 요인이다. 서강대도 홍성으로의 이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무산된 예를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며 "당시 단국대가 홍성으로 오고 혜전대와 청운대가 설립되고, 서강대까지 홍성으로 왔다면 지금의 홍성을 상상해 봐라. 이번 청운대 문제도 지금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같이 죽자는 꼴이다"고 지적하고 "지역발전을 전제하지만 사실 이기주의와 정치적 접근을 버려야 한다. 학교문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다면 길게 생각하고 제대로 알고 앞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지역사회가 대학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앞으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당시에는 전문대학을 설립하는데 법으로 규정된 토지만 확보하면 됐다. 하지만 설립자인 이종성 충남방적 회장은 주변의 넓은 토지를 매입했다. 이때부터 이종성 회장은 길게 앞을 내다보면서 4년제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청운대가 인천에 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은 획기적이라는 것이 청운대 관계자뿐만 아니라 지역의 장래를 걱정하는 원로들도 동의하고 수긍하는 분위기다. 대학의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며, 홍성발전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홍성읍 오관리 ㅇ아무개(75)씨는 "현재 홍성지역사회의 청운대문제 접근방식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는 이기주의적 발상을 경계해야 한다. 언제부터 청운대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았느냐"고 지적하면서 "청운대가 일부 학과를 제2캠퍼스로 이전한다고 청운대 전체가 이전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최소 5~6년이란 시간이 흘러야 인천캠퍼스가 완성될까 마다다. 청운대 전체가 이전해 간다는 것은 억지이며, 억측이다. 이는 학교설립 이념에도 맞지 않는다. 전부 이전해 갈 것 같으면 200억 원을 들여 본관을 새로 짓고, 180억 원을 들여 기숙사를 지었겠느냐. 인천캠퍼스 조성과 별도로 본교도 여러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반문하면서 청운대로서는 생존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 규격의 종합운동장은 지난해 인조잔디와 육상트랙으로 새로이 단장했다. 대학의 체육 복지시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훌륭한 생활체육시설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도 이런 분야에 함께 투자를 하고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의 한 방법인 것"이라고 말했다.

혜전대가 홍성에 설립된 이유에 대해서도 "이종성 회장의 고향이 예산군 덕산의 수덕사 근처였고, 당시엔 홍성과 예산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던 만큼 대학의 위치는 행정, 교육, 교통, 문화의 중심지인 홍성이 적지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또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대학보다 산업대학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유에서 청운대는 자연스럽게 홍성에 설립되게 됐다는 것이다.

청운대, 산업대로 산업체근무자 교육제공

청운대는 현재까지 산업대이다. 기본적으로 산업대학의 설립 취지는 산업체 근무자에게 대학 교육, 또는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 속에서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산업대학의 기능과 위상도 많이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정부에서도 산업대학과 일반대학을 교직원 수, 조교 수 제한, 일반대학원 설립금지 등으로 차별하고 있다. 산업대학은 예전에는 󰡐개방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최근 들어서면서 이름을 변경한 대학이 많아 구별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본래 개방대학은 시기를 놓쳤거나, 직장생활 등으로 인해 대학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야간 학과가 많았고 또 일반학생 즉, 고3수험생을 뽑는 것이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학과도 주로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공학계열이 주였다. 그런데, 사회가 민주화 되고, 개방대학 자체의 노력과 함께, 대학입시가 과열되면서, 개방대학은 일반대학처럼 입시 경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여기에 설립 당시의 사회현실과 비교해 산업체 근무자들의 숫자도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상황이다. 홍성의 현실도 청운대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홍성에서는 산업체 교육생의 고갈현상으로 한계를 맞았다. 인천캠퍼스에서의 산업체교육생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학생의 확보는 곧 자원의 확보이며, 생존의 논리다.

결과적으로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수능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정식 학사학위를 받게 되고, 정규대학과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명칭을 '개방대학'에서 '산업대학'으로 바꾸게 됐다. 다시 법적으로 산업대학이라 할지라도 이젠 대학이 자유롭게 명칭을 바꿀 수 있게 돼 일반대학처럼 '산업'이란 글자가 빠진 채 '○○대학교'라고 바꾸게 됐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산업대학교로 구분되어 있다. 현실적으로 정규대학과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우선 학생선발에서 다르다. 일단 산업체근로자 즉, 직장인을 몇 %이상 모집을 해야 하고, 일반 수험생은 몇 %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다. 그리고 등록금도 조금은 다르다. 보통의 대학들은 1학기에 얼마로 정해진 등록금을 납부하지만, 산업대학교는 원칙적으로 학생이 신청한 학점 당 등록금을 계산해서 납부한다. 따라서 학생마다 등록금이 다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사립산업대학교의 경우, 일반대학처럼 등록금을 일률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또 대학이 발전하는 단계를 보면, 전문대학 -산업대학 -정규대학이 일반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이제 산업대학교는 일반대학교와 별로 차별을 받지 않는다. 예전에는 학사학위가 나오지 않고 단지 4년제 학력인정만 되었지만, 현재는 학사학위가 나오고, 또 기업체모집에서도 신입사원 모집 때 제한을 많이 했었다. 가령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개방대학 제외'라는 문구가 공고문에 들어가 있기도 했다. 또 산업대학교에서는 교원자격증이 얼마 전까지 불가능했다. 정규대학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런 제한도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설립취지는 달랐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일반대학교와 별반 다른 게 없어진 것이다.

아직 국립산업대학교의 경우는 가장 저렴하게 4년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학점이수에 대한 자유로움 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다만, 사립산업대학교는 일반대학교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운대의 경우도 '충남산업대학교'에서 '청운대학교'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산업대학교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