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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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마음
  • 이상헌
  • 승인 2011.01.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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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시가 되면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은 더욱 춥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각급 사회단체 등에서 모금 활동을 하고, 뜻이 있는 사람들은 호주머니를 털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똑 같이 잘살지 못하는 이웃에 대한 일종의 배려다.

어렸을 적에 손님이 온다.

우리는 보리밥을 먹으면서도 어머니는 모아 놓은 쌀로 하얀 쌀밥을 지어 대접한다. 이 역시손님에 대한 배려이다.

"엄마, 나도 쌀밥 먹고 싶어."
 
"손님이 남기면 그 것 너 먹어."

절반을 먹은 손님은 냅다 물을 말았다.

"엄마, 손님이 물 말았어."

내가 어렸을 때, 몇 번이나 한 말이다. 손님이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손님에게 한상 차려주면 맛있게 다 먹는 게 미덕이지만 그 당시는 좀 남기는 게 미덕이었다.

중국에서는 생선을 먹을 때 뒤집지 않고 먹는다. 한 쪽을 먹고, 또 다른 쪽을 뒤집어 살을 다 먹고 뼈까지 한 입으로 쭉 훑어 깨끗이 게걸스럽게 먹어야 먹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겉절이를 한손을 집고 쭈욱 찢어 가득 밥을 푼 수저에 둘둘 말아놓고 꿀꺽 먹는 것이 먹는 것처럼 말이다.

해변의 사람들은 생선을 뒤집는 게 배가 전복된다는 미신을 가지고 있어 뒤집어 먹지 않기도 한다. 생선을 뒤집어 먹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전고(典故)에 의하면 제경공(齊卿公)은 생선을 뒤집으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후 주석에 생선을 뒤집지 않고 남김으로써 하인이나 부엌데기 등이 귀한 생선을 맛보게 함이며, 나아가 불쌍한 백성들에 대한 배려이며, 잘 먹여 살려 부강한 나라로 만든다는데 귀결된다.

계룡산 갑사 올라가는 길에 감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다. 감나무 꼭대기에는 어김없이 까치밥 홍시가 몇 개 달려 있다. 눈이 온 산과 들을 덮었을 때, 산새들의 먹이로 남겨놓아 산새들에게 일종의 먹이를 남겨 놓은 것이다. 우리민족은 인간들에게 나아가 짐승들에게도 이런 배려를 해왔다.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주위에는 나보다 더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살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 함께 잘살고 함께 따뜻한 세상에서 웃으면서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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