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공무원 '정신적 충격' 심각하다
상태바
살처분 공무원 '정신적 충격' 심각하다
  • 홍주신문
  • 승인 2011.02.25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구제역 확산으로 30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 된 가운데,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정신적 충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구제역대책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이 지난 1월 3~6일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 211명을 대상 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중 9명이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몽 등 수면장애와 식욕부진 등 구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난 경우도 각각 12.3%와 6.5%에 달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구제역에 따른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거나 "송아지를 살처분 하는 것은 못 보겠다"고 호소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어느 공무원은 "돼지매몰 후 돼지가 죽지 않아 중장비로 살처분 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한 중장비 기사에게 갖은 원망을 퍼 부으며 중장비로 돼지를 내리쳐 죽이라고 강요했다"며 "가족들이나 가까운 사람들한테 조차 말할 수 없는 서글픔과 미안함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더구나 구제역 살처분에 동원되는 공무원 대부분은 살처분에 대한 전문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교육을 가끔 받았다는 응답은 10%였고, 자주 교육을 받았다는 공무원은 211명 중 1명(0.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89.1%는 전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공무원들은 방역은 공무원이 담당하더라도 살처분의 경우에는 전문인력이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점에도 주목해야 할 일이다.

가축 살처분에 동원되는 공무원들에 대한 건강관리의 문제점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보도에 따르면 과로나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해당지역 공무원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구제역 발생초기 대응체계가 해당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돼 있어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구제역으로 고생하는 공무원들의 심경과 입장을 냉철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받으며 수면장애, 불안, 우울, 환청증상 등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구제역에 폭설로 인하여 방역차량이 미끄러져 뒤집히는 사고는 물론 밤샘 비상근무에 피로누적으로 순직한 공무원들도 있다. 구제역의 안일한 대응이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겪게 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구제역을 포함한 가축방역에 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축산농가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구제역으로 고생하는 공무원들에게 이제라도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가 필요한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