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입양한 홍성출신 서영진ㆍ영애 “부모를 찾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홍주신문 편집국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전 홍성에 도착해 신문사를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 사는 황지영이라는 이름을 밝히고, 홍성출신의 사람(서영애)이 네덜란드에 입양됐는데, 홍성에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모와 2년 가까이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24일) 곧바로 홍성을 향했고, 오전 10시경 본사 편집국에 도착했다. 황 씨는 서영진ㆍ영애 형제가 다섯 살, 세 살 때의 흑백사진과 당시 맡겨지게 된 경위서, 현재의 서영애 씨 사진을 들고 찾아 왔다.

경위서에는 “아동은 1973년 12월 9일 홍성읍내 한 교인의 집에 행상차림의 한 부인이 아동과 아동의 오빠를 데리고 와서 잠시 어디 다녀온다고 보아달라고 하여 보았는데, 결국 행방불명돼 이 아동과 아동의 오빠(영진)을 따로 다른 교인집의 협조로 양육시켜 오던 중 계속 양육시키며 아동의 장래를 보장할 수 없어 의뢰하는 것이라고. 그간 양육한 이은(오)선 씨는 말함. 또한 이 씨에 의하면 우유를 못 먹이고 밥물과 죽만 먹여서 영양이 좋지 않다고 함. 그러나 특별한 질병은 없었다고 함. 이름은 처음 부르는 것을 보아 알았으며, 생년월일은 추정한 것이라고 함.”이라고 적고 있다.

자신을 키워 준 양부모 “이은(오)선 씨, 꼭 찾고 싶다”
세 살 때 네덜란드로 입양한 홍성출신의 서영애(1973년 6월 4일생 추정) 씨가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자신과 오빠를 맡아 키워 준 양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맡겨질 당시 서 씨는 세 살, 오빠 영진 씨(1970년 11월 8일생 추정)는 다섯 살 때이다. 어느 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찾아가 맡겨진 곳이 교인인 이은(오)선 집이었다. 당시 서 씨의 어머니도 교인이었든지, 아니면 이은선 씨와 어떠한 경우든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며칠 후에 찾으러 오겠다고 약속한 뒤 소식이 없었다. 이때가 1973년 12월 9일이었다. 어려운 사정에서도 이들 남매를 2년 가까이 키운 것을 보면 어떠한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결국 서 씨의 어머니가 이은선 씨를 찾아가 남매를 맡겼고 이를 떨치지 못해 키우게 된 것이 이은선 씨였던 것이다. 서영애 씨가 기억하는 이은선 씨 가족은 이 씨를 엄마라고 불렀고, 이모, 이모, 언니, 동생 등 6명을 거론하고 있다. 그리고 서 씨는 지금까지도 ‘집’이라는 단어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서 씨의 설명에 따르면 자신들이 살아온 이은선 씨의 집 근처의 당시 풍경은 “계단을 내려가면 옛날식 화장실 3곳이 있고, 옆쪽에는 의자가 3곳에 있었다. 길과 개천이 있었으며 한쪽에는 TV 등을 파는 가게들이 있었고, 개천건너 길목에는 과일과 야채 등을 파는 가게와 노점 등이 늘어서 있었다”고 회고한다. 당시의 시대상이 1970년 초중반이므로 현재의 홍성재래시장, 홍주마트 근처를 중심으로 오관교에서 구 소방서 주변 등으로 추정될 뿐이다. 서 씨가 당시의 기억을 그림으로 그렸으나 현재로는 추정이 불가한 상황이다. 서영애 씨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지난 24일 홍성을 찾은 황지영 씨는 홍성재래시장 주변을 비롯해 상설시장 입구 등 곳곳을 카메라에 담으며 서씨의 기억찾기에 나섰다. 또 입양 전에 맡겨진 곳을 직접 찾으려고 메모를 했는데 ‘옥암리 701번지 충남기독교사회봉사회’였다. 하지만 확인결과 그곳은 ‘오관리 701번지 현재의 홍성사회복지관’으로 확인됐다. 황 씨는 서 씨의 부모와 양부모 찾기에 동행하고 서울을 향했다.
오빠와 함께 1976년 1월 2일 네덜란드의 한 가정으로 입양
서 씨 남매는 이은선 이라는 양부모를 만나 1년 6개월 정도를 생활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상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이라 더는 키우지 못하고 입양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1975년 7월 24일 충남기독교사회봉사회에 맡겨졌다. 당시 홍성에서는 입양이 불가능하자 다시 서울에 있는 한국사회복지회에 보내져 1976년 1월 2일 네덜란드의 한 가정으로 오빠와 함께 입양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영애 씨는 네덜란드 노틀담에서 30여㎞ 떨어진 도르드레흐트라는 도시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 딸 셋과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만 홍성에서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자신의 남매를 키워주고 입양을 시켜준 양부모 이은선 씨를 애타게 찾고 있다. 이들을 알거나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홍주신문(전화 041-631-8888) 편집국으로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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