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뇌를 비롯한 신경계를 혹사하는 시절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신경계의 대표질환인 홧병과 고혈압에 사용할 수 있으며, 우리고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굴껍데기 한약재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심장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일생 동안 단한번도 멈추지 않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지속적인 작동을 합니다. 이 심장도 수면 중에는 약간의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그래서 잠자기 직전에 운동을 한다든지 하여, 심장을 흥분시키면 좀처럼 수면에 들어가기 어렵게 됩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선 체온을 서서히 떨어뜨리릴 수 있는 미지근한 목욕과 소화가 잘되는 저녁식사가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는 잠못이룸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을 느낀다면 홧병이 아닌지 검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홧병은 스트레스에 대한 인체의 민감한 반응을 말합니다. 잠귀가 밝아지고 신경이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며, 작은 일에도 잘 놀라고 흥분하며, 깊은 잠을 잘 수 없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진땀이 나기도 하며, 조울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응용할 수 있는 한약재가 있으니, 바로 우리 고장의 바닷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굴껍데기 입니다.
굴껍데기는 한방에서 오래 전부터 '모려'로 불리며 사용되어 왔습니다. 손쉬운 방법으로 굴껍질을 해수에 담가 끓여 낸 후 불에 구운 다음 가루내어 적당량을 약으로 썼습니다.
현대과학에선 주성분은 탄산칼슘이고 체내에 흡수되어 세포수분대사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기능에 덧붙여 동의보감에서는 "모려는 신장의 물을 충만하게 하여 심장의 열을 가라앉힌다." 라고 하여, 궁중에서 고혈압, 홧병을 비롯한 정신신경과 질환치료에 널리사용된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현대에는 과거 패전 후 일본에서 '시호가용골모려탕'이라는 한약처방으로 당시 일본인들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우리 고장의 한약재 모려는 홧병, 안구건조증, 어지럼증, 코피, 다한증, 가슴두근거림, 신경성위염 등 '심장의 열을 가라앉혀야만 하는 질환'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다만 주의점으로 다소 약성이 차가워서 평소 몸이 차거나 약골인 사람들에게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해야 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스트레스 해결법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고 할 정도로 수많은 정보와 그것의 학습 속에 살아갑니다. 마음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잠시 조상들의 지혜를 응용해 보는 것도 우리고장에 사는 보람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