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계동·104·종점사람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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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계동·104·종점사람들’전
  • 서울/한지윤 기자
  • 승인 2011.04.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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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초대작품전, 19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서양화가 이성국(홍성고 34회)작품전이 지난 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서울시 노원구 소재 노원문화예술회관 초대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초대작품전에는 '104마을(사진)' 등 극사실 화풍의 서양화 3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성국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 대해 "십수 년 전 불암산 자락 한 귀퉁이에 아파트를 분양받으며 104마을과 불편한 첫 대면이 시작됐다"고 말하고 "오래도록 삶을 지탱해온 터전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경제논리로 접근한 시행사, 그리고 새 보금자리를 꿈꾸는 500여 세대의 주민들이 갈등으로 시작된 아파트는 어렵사리 '현대'라는 명패를 가슴에 달고 104번지 마을과 마주하며 조화 아닌 불균형을 이루고 서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대부분의 주거단지는 고층 아파트 군으로 규격화되고 대형화 되었지만 아직도 중계본동 버스 종점 일대는 낡고 퇴락해 가는 재래 가옥들이 드라마 세트장처럼 자리하고 있다.

그 속의 주민들 역시 다큐멘터리 속의 배우들처럼 각자의 삶을 지탱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고 작품에 담긴 내면을 설명하고 있다. 이 씨는 "오늘의 생활공간은 대부분 아파트라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치되어 가고 있으며, 그 속에 사는 사람들 역시 규격화되고 집단화된 정서적 실향민이 되어가고 있다. 104번지 마을 역시 재개발정비구역 지정으로 주민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방치된 채 도심 속 시한부 환자처럼 또 한 차례의 개발을 기다리며 허물어져 가고 있다. 서울은 현대 유목민들을 위한 거대한 인스턴트 캠프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라고 작품을 통해 되묻고 있다.

이번 초대전을 주관한 노원문화예술회관 김승국 관장은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고 창작에 힘을 쏟고 있는 이성국 작가의 초대전의 의미에 대해 "작품의 주제는 바로 우리의 이웃이고 나이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녹아 있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말하고 "화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말합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재중'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중계본동 104번지의 구겨진 골목길 한낮의 적막한 모습을 담고 있으나 우리는 그곳에서 허물어 가는 삶을 추스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이성국 초대전에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진솔한 고백들을 가감 없이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와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 작가가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산 104번지 마을'은 1967년 청계천 정비사업과 도심 재개발 사업으로 밀려난 유민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현재는 1170가구 3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서울시로부터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고층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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