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홍주'의 역사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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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홍주'의 역사를 담는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4.15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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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성역사관, 5월 6일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



내달 6일 개관
내포문화권 관광중심지를 목표로, 홍주성의 역사와 정신을 재조명하고 홍성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홍주성역사관이 다음달 6일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주성역사관은 총 사업비 56억4000만원이 투입되어 지난해 1월에 건축공사에 착공했고, 대지면적 7199.17㎡, 연면적 1669㎡의 규모로 지상1층, 지하 2층으로 옛 홍성 세무서 위치에 건립됐다.

역사관 관계자는 "홍주성의 완만한 구릉지대에 위치한 홍주성역사관은 지역적 특성과 주변 자연풍광과의 괴리감이 들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단순히 역사관이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의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성됐다"고 밝혔다. 역사관은 현재 군청 앞 주차장에 들어설 의병공원과 연계되어 홍성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주성의 역사와 정신을 고스란히 담다
홍주성역사관은 자료보관실, 학예연구실, 체험학습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문서고 등과 휴게카페, 안내데스크,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1층의 로비를 지나 전시공간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홍성이 낳은 소리꾼인 장사익 씨의 설명으로 홍성의 역사와 홍주성에 얽인 옛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영상장치는 전시 공간 곳곳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천고낙지의 땅 홍주'라는 주제영상에 이어 전시홀로 들어서면 홍주성복원모형도가 관람객을 반기는데, 이 복원모형도는 1871년도 규장각 지도를 참고해 홍주성복원계획도의 실측대로 만들어 진 것이다. 홍성의 연표와 복원모형도를 지나면 본격적인 전시공간이 드러나는데, '내포의 중심 홍주'라는 주제로 최영 장군, 성삼문 선생, 청난5공신, 김복한ㆍ이설 선생, 한용운 선사ㆍ김좌진 장군 등 홍성이 배출한 위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홍성의 위인들 옆으로 '홍주와 부보상'이라는 주제 하에 부보상 유품들이 진열되고, 불교문화, 동학사상 등 홍성의 종교와 사상은 주막을 형상화한 공간에서 문창호에 비친 그림자들의 대화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전시관 한 켠의 좁은 복도는 홍성에서 벌어졌던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전시공간을 지날 때 발밑의 센서를 밟으면 비명소리가 울려 박해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홍주성역사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홍주의병과 홍성의 독립운동 등 조선말에서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애국정신이다. 특히 홍주의병의 홍주성 전투상황은 실제 성벽모형 위에 놓인 총으로 대형스크린에 나오는 일본군을 조준하는 방식으로, 다소 자극적인 시뮬레이션 사격게임처럼 꾸며놓았다. 관계자는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방법으로 고안했다"며 "천안의 독립기념관에도 일본군을 겨냥하는 방식의 게임이 있지만 역사관의 것이 훨씬 정확하고 민감하다"고 말했다.

홍주성역사관의 마지막 구역은 첫 도입부분과 마찬가지로 장사익 씨의 노래와 나래이션으로 꾸며져 있다. '내포의 중심으로 도약'이라는 주제로, 지봉 이수광 선생이 홍주목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지은 시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은 시가 교대로 상영될 예정이다.

홍주성역사관의 전시를 둘러본 관람객은 전시공간의 마지막 구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연스레 야생화 꽃길(2층)로 들어서게 된다. 다소 어두운 공간에서 무거운 역사적 사실과 대면한 관람객들이 다시 야외로 올라가 홍주성을 바라볼 때, 홍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내실 없으면 외면받기 마련
역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홍주성역사관의 전시유물은 기증 혹은 대여로 채워질 예정이다. 유물구입비가 따로 책정되지 않아 담당학예관의 역량에 따라 유물을 확보해야 했다.

역사관 관계자는 "전시유물은 대부분 확보한 상태이며, 갓 지어진 수장고의 상태를 최적화시킨 후에 수집한 유물들을 수장고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물관의 품격은 소장한 유물에 의해서 결정된다. 때문에 소수의 기증ㆍ대여 유물만이 전시되고 영상이나 기타 전시용품으로 대체된다면 역사관의 높은 위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일례로 지난 2008년에 대전에 건립된 모 박물관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최초 건립되는 선사박물관이었지만 소장유물이 부실하고 홍보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관객들로부터의 외면이라는 평가를 모면할 수 없었다.

한편, 일명 전시의 꽃이라고 불리는 개관도록에 대한 예산도 책정되지 않아 간단한 팜플렛 정도로 대체된다고 하니 자못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개관식, 개관 당일 장사익 씨 공연, 불꽃놀이 등의 행사지원비로 8000만원이 투입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부분이다.

군 관계자는 "유물구입비와 도록발간비는 추경예산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며, "유물구입이 완료되면 수집된 유물을 바탕으로 도록을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빨리 홍주성역사관을 대표하는 도록이 발간되어 전국 대학ㆍ국ㆍ공립 박물관에 비치되고, 전국의 학생들과 관련 학자들에게 교육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홍성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길
홍성군은 다음달 6일 홍주성역사관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장사익 씨를 초청하고 불꽃놀이를 선보이는 등 역사관의 개관을 흥겨운 축제로써 알린다는 계획이다.

군에 따르면 개관 이후로는 현재 군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관광활성화 사업의 구심점으로 홍주성역사관이 자리잡게 된다. 아울러 역사관 담당자는 "상설전시 뿐만 아니라 기획전시, 청소년 대상 체험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기획해 군민들에게 교육공간이자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도심공동화를 우려하는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군의 바람대로 홍주성역사관이 홍성의 진정한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홍주성과 홍주성순교성지 등 역사, 문화적 자산이야말로 홍주역사 1000년의 상징이자, 내포문화권을 대표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홍주성역사관과 홍주성이 구심점이 되어 군내의 각종 기념관 및 생가지 등 관광명소와의 원활한 연계가 이루어지고, 시티투어버스와 같은 관광순환버스 등이 마련된다면 홍성관광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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