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여자 전문영역 ‘벽’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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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여자 전문영역 ‘벽’ 사라져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5.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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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나이팅게일, 남자 유치원교사 꿈꾸는 젊은이들
△ 혜전대 유아교육과 최치원 △ 좌로부터 청운대 간호학과 신우현, 김우현, 정재복, 정회준




지금까지 여성들에게만 적합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직종에 최근 남성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간호사, 유치원 교사, 영양사, 피부 미용사 등의 직업을 갖기 위해 관련학과에 소신 지원, 재학 중인 남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 청운대 간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들(신우현, 김우현, 정재복, 정회준)과 혜전대 유아교육과 2학년 최치원 군을 만나 보았다.

혜전대 최치원 군은 “고모들이 많다. 조카만 5명인데 주위 친척들이 평소 아이를 좋아하고 잘 돌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유치원교사가 되어 보라고 권유하셨다. 주변의 반대 보다는 과연 내게 아이들을 가르칠만한 지식이 있을까? 제대로 교육시킬 자질이 있는 걸까?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유아교육과를 선택하게 된 동기를 말한다.

청운대 정재복 군은 “고등학교 때 봉사활동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다. 노인병원 등을 정기적으로 다니다 보니 차라리 전문 간호사가 되어 본격적으로 다른 사람을 간호하고 싶었다”며 간호학과를 선택한 소신을 당당히 밝힌다.

이들은 남녀의 전통적인 역할 분담이 이미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데다 이들 학과가 비교적 남학생들의 미개척분야로서 사회진출에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인식 변화를 공감하고 있었으며, 현실적으로 졸업 후 취업이 잘 될 것이라는 점도 학과를 선택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혜전대 최치원 군은 “실습을 나가 보니 어느 사이엔가 아이들이 전부 내 주위에 모여 있더라. 아이들과 바깥놀이 등 체육활동을 하며 훨씬 더 친해졌고 다른 교사들의 평가도 무척 좋았다. 사실 요즘 교사들의 성비 불균형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남자 유치원교사에 대한 편견이 있긴 하지만, 여러 면에서 남자라서 덕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취업도 잘 된다”며 어정쩡한 진로보다는 확실히 차별화 되어 선택을 잘한 것 같다고 말한다.

청운대 김우현 군은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 진출로 직업에 대한 성(性)적 편견이 엷어지면서 역으로 남성들도 여성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진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며 앞으로 이 같은 남녀직종 파괴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학교에서도 이들 남학생들에게 거는 관심과 기대가 많고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란다. 모두들 과선배나 동기, 교수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행운아들이다. 청운대 정회준 군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영어에 관심이 많아 열심히 공부를 하여 학교에서 보내주는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기회를 적극 이용하여 미국 간호대 시험을 고려하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해외봉사활동 단체에 들어가 온갖 질병과 싸우는 가난하고 소외된 제3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를 할 계획”이라며 당찬 꿈을 밝힌다.

청운대 신우현 군은 “단순한 간호직을 넘어서서 환자를 인간으로 돌보는 그런 학문에 대한 관심, 그리고 병원에 남자 환자들도 많은데 그런 남자 환자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저희 같은 남자 간호사가 도와주면 환자가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또한 체력이 강한 남자의 특성을 십분 살릴 수 있다”며 남자 간호사만의 장점을 손꼽기도 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남학생이라는 것 때문에 주목을 받거나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선도 많지만, 뚜렷한 목표 의식과 소신을 갖고 성실히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몇몇 장애요소들은 자연히 극복될 것이다. ‘수염 달린 백의의 천사’나 ‘앞치마 두르고 율동하는 남자 유치원 선생님’이나 이상할 것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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