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홍성 맛집을 말하다
상태바
파워블로거,홍성 맛집을 말하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6.16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레스토랑은 소개하는 ‘미쉘린 가이드’가 있다면, 홍성에는 일명 ‘홍주신문 가이드’가 있다. 각종 미디어와 블로그에서 맛집정보를 쏟아내고 있는 요즘, 진정한 맛집의 의미를 물으며, 홍성의 진정한 참맛을 찾아 맛있는 여행을 떠나보자.


맛집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시작은 인터넷의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단편적인 스냅사진으로 개인의 일상을 보여주고, 주변인들 간의 커뮤니티를 강조했던 싸이월드의 폭발적인 인기가 점차 사그러들 무렵, 네이버, 다음, 이글루스, 티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는 블로그로 사람들의 관심이 옮겨갔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명 블로거(Blogger)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즐겨 식사를 해결하던 ‘식당’은 블로거 이웃들의 입소문을 타고 ‘맛집’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맛집 열풍은 디지털카메라의 광범위한 보급과 현대인의 극대화된 문화향유욕구가 결합된 복합적인 문화현상으로, 음식이 더 이상 ‘끼니’를 해결하는 1차원적 욕구충족의 대상에서 벗어나, 일종의 문화활동으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현상이었다.
맛집 관련 포스트(컴퓨터의 게시판이나 온라인 포럼의 메시지 난에 메시지를 첨가하는 것)를 즐겨하는 블로거를 우리는 ‘맛집블로거’라고 부른다. 맛집 열풍이 만들어낸 인터넷 신조용어다.


하루에 적게는 2~300여명, 많게는 10만명 이상의 블로거들이 방문하는 맛집블로그들 중에서도 네이버, 다음 등의 대형포털사이트는 활동성, 인기도, 주목도 등을 종합평가해 파워블로그(PowerBlog)를 선정하는데, 파워블로거들은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이들의 맛집포스트를 접하는 사람들은 ‘파워블로그인데 기본 이상의 맛은 보장하는 곳을 쓰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맛집 파워블로거가 소개한 식당은 여느 티비광고나 전단광고를 통해 홍보했을 때보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가 일쑤이다.

이런 상관관계로 생겨난 것이 ‘블로그 마케팅’으로, 의례 식당홍보방편으로 전단지나 티비광고를 고려했던 점주들이 파워블로그 운영자에게 의뢰해 짜맞추어진 ‘맛집포스트’를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은 포스트 한 개당 적개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에 이르기까지 홍보비를 받는다고 하니 그 영향력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블로그 검색을 통해 살펴본 홍성의 맛집은 어떨까? 간단한 궁금증에서 이 글은 시작했다.
홍성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전국에 살고 있는 A씨가 인터넷으로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은 바로 ‘홍성 맛집’이다. 블로그 검색으로 드러나는 외지관광객이 주목하는 홍성의 맛집들은 주로 한우, 쭈꾸미, 새조개 위주의 식당들이다. 홍성 사람이라면 ‘이집이 왜 맛집이야?’라고 반문하게 되는 식당도 있고, 문지방 닳도록 자주 드나들던 우리 집 바로 옆 식당이 맛집으로 소개되는 ‘희안한’ 일도 생긴다. 이렇듯 인터넷에 올라오는 맛집들은 작성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도 생긴다. 때문에 망망대해와도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 광고성 글과 지극히 주관적인 글을 배제하고 알짜배기 정보를 가진 글을 찾아낸다는 것은 맛집 검색 초보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홍성읍에 살고 있는 김승환(월산리. 41세) 씨는 8년 전에 경기도 일산에서 홍성으로 거주지를 옮겨 현재 영어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의 취미는 사진촬영으로 주로 음식을 즐겨 찍는다. 김승환 씨의 여가활용의 90%는 새로운 맛집을 발굴해 사진과 글로써 블로그에 소개하는 것이다. 김 씨는 “맛집블로거의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새로운 맛집을 발굴해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기본정보는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원주민에게 얻고, 무조건 발품을 많이 파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 초창기였던 1990년대 후반부터 맛집 동호회와 카페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김 씨는 현재 ‘모하라mohara’라는 필명으로 다음블로그(ttp://blog.daum.net /mohara)에서 활동 중이고, 다음블로그 창설이후 매년 파워블로그로 선정됐으며, 작년에는 올블로그(AllBlog) 선정 ‘올해의 파워블로거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씨는 맛집을 검색하는 전국의 수많은 블로거들에게 맛집 검색의 결정적인 힌트는 하나라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칭찬만을 늘어놓는 글은 피하라”

모하라Mohara 선정, 홍성맛집 Best 6
30년 공력, 짬뽕과 볶음밥으로 승부
■ 인발루(人發樓)


홍성IC에서 10분 거리로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외관은 다소 낡아 보이지만 보이는 모든 것이 인발루의 역사를 말해준다. 인발루의 시그니쳐 메뉴는 단연 짬뽕이다. 30년 동안 인발루를 운영해 온 주인내외의 공력이 짬뽕국물에 그대로 배어나온다. 짬뽕의 양도 일반 성인 남성이 배부르게 먹을 정도로 푸짐하다.


양파, 호박, 버섯 등의 갖은 야채로 맛을 낸 육수에 돼지고기와 새우가 감칠맛을 더한다. 다만 들어가는 새우의 양에 따라 간혹 새우향이 진하게 우러나는 국물이 나오기도 한다.
짬뽕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인발루의 볶음밥 또한 중국음식 매니아들 사이에서 명물로 통한다. 혹자는 중국음식의 성지라 불리는 군산의 복성루보다 인발루의 볶음밥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할 정도이다. 화력이 강한 화로에서 주인장의 기세 좋은 웍(Wok)질에 밥알이 알알이 그을리면 불 맛이 살아나는 볶음밥이 완성된다. 굳이 짜장에 비비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간이 알맞게 되어있고, 반숙된 계란후라이는 화룡정점을 찍는다. 최근에는 외지까지 입소문이 나서 주말에도 손님들로 붐빈다.



감칠맛 나는 칼국수의 시원한 자극
■ 결성칼국수
결성 칼국수 입구, 세월을 대변하고 있다

홍성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칼국수집이다. 결성에 중국집으로 인발루가 있다면 분식으로는 결성칼국수를 꼽는다. 진한 바지락 베이스로 약간이긴 하지만 굴맛이 가미되어 국물의 감칠맛이 뛰어나다. 커다란 양푼그릇에 국물이 찰랑찰랑 넘칠 정도로 담아 내오는데, 애주가라면 술 한잔 걸친 다음날 해장으로 이만 한 게 없다.

조미가 안 된 김과 들깨가루가 솔솔 뿌려져있고, 잘 풀어진 계란이 들어간 국물에 테이블 위에 놓인 청양고추가루를 한 스푼 정도 넣으면 좀 더 매콤하게 즐길 수 있다.
면발도 부드럽게 훌훌 넘어간다. 시원한 열무김치를 올려 먹으면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저녁손님보다는 점심손님이 많다고 한다. 저녁시간대에는 특제메뉴인 굴탕에 반주를 곁들여도 좋겠다.

■ 홍북면, 홍북식당의 칼국수

 


봄, 가을 보다는 찬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에 종종 생각나는 집이다. 홍북식당은 홍북면사무소 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눈을 크게 뜨고 있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울 만큼 간판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홍북식당에는 사시사철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홍북식당의 칼국수는 일반적인 맑은 국물의 칼국수가 아니라 매콤한 맛의 빨간 국물이 특징이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매콤한 국물을 모두 들이키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다. 야채와 굴, 멸치, 바지락으로 우려낸 감칠맛이 풍부한 국물에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어 매콤함을 더했다. 매운 국물이지만 짬뽕과는 또 다른 맛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잘 불지 않은 면 덕분에 천천히 먹어도 끝까지 탱탱한 면발을 맛볼 수 있다. 매콤한 국물의 마력 때문인지 대부분의 손님이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다. 홍북식당의 또 다른 별미는 살조개(꼬막찜)이다. 꼬막은 본격적인 산란기인 9월에서 2월까지가 맛이 가장 좋을 시기이므로 쌀쌀해질 무렵에 홍북식당에 가면 낮부터 소주를 기울이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상다리 부러지는 사또의 밥상
■ 예당큰집


홍성군과 청양군의 접경지역인 장곡면에 위치한 예당큰집은 조선시대 정조 말 고월의 원님이 살았던 곳으로 지금은 현재의 주인인 김해경 씨가 고택을 사들여 오랜 보수공사를 거친 후, 사랑채를 식당으로 만든 한정식집이다. 예당큰집에서 즐기는 전통 한정식은 한옥 뒤편 2만여 평의 텃밭에서 주인장이 직접 기른 유기농 농산물을 이용해, 조미료를 배제한 채 밥상을 차려내 그 풍성함에 누구든 깊은 인상을 받을만한 곳이다.


음식을 한 번에 내오기 보다는 상 위에 음식들을 바꿔가며 천천히 나오는 편이다. 모든 재료를 지역에서 공수한 진정한 로컬푸드이자 요즘 말하는 웰빙 슬로푸드를 즐길 수 있다.
과일꼬치, 스프링롤, 약밥, 샐러드, 더덕구이, 잡채, 육사시미, 전복, 광어회, 토시살 참숯구이 등의 코스요리에 된장찌개가 곁들인 식사가 나오는 어사또 밥상(3만원)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홍성한우에서 얻은 육사시미는 촉촉하고 부드러움이 특별해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할 수 있는데 기름장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아울러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토속된장으로 맛을 낸 된장찌개는 유난히 구수해 어르신들의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식당으로 사용 중인 사랑채 뒤편에는 식기박물관이 있어서, 식사를 마친 후 여유롭게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식기들을 관람할 수 있다.
다소 외곽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가 수월치는 않지만 일부러 멀리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혹은 상견례 장소로도 종종 이용될 정도로 음식과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참게탕 맛에 소주가 게눈 감추듯
■ 금마면, 빼뽀참게탕
예로부터 가을에 바다로 내려가는 참게들을 발을 쳐 잡아 식용으로 끓여 먹거나 간장에 담궈 게장으로 먹기도 했으나, 농약과 바뀐 환경 탓에 요즘은 참게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양식으로 키워 먹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참게는 바다에서 나는 꽃게보다 살이 적지만, 참게에서만 풍기는 독특한 향취는 그 맛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게장으로 담그면 1kg에 10만원 내외라는 비싼 가격에 팔릴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참게를 취급하는 식당은 경기도 임진강 근처도 추천할 만 하지만, 홍성에도 참게를 양식해 참게장과 매운탕을 아주 맛나게 끓이는 집이 있다. 흔히들 빼뽀저수지라고 부르는 홍양저수지변에 위치한 빼뽀참게탕이 그곳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통유리를 통해 시원스레 저수지를 내다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민물참게탕이다. 가격은 참게의 희소성 때문인지 꽤나 높은 편이다. 가을에 먹으면 제격인 민물참게탕의 국물에서는 민물새우와 함께 제철을 맞은 싱싱한 게에서 우러난 달콤한 향을 느낄 수가 있다. 참게가 다소 크기가 작아 껍질과 씨름을 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맛을 본 이들은 한결 같이 참게 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별도로 계산을 해야 하는 무쇠솥밥은 쫀쫀하게 느껴질 정도로 찰기와 윤기가 돌아 참게장의 국물에 말아먹으면 뚝딱 한그릇을 비우게 된다. 홍성의 ‘빼뽀참게탕’은 부모님이, 자제분들이 천안과 경기도 안성에 빼뽀참게집을 운영한다고 하니 가까운 곳을 찾아가면 될 듯 싶다.


‘삼삼한 된장국물이 일품’
■ 갈산시장, 삼삼복집
흔히 복어를 탕으로 즐기려면 맑은 지리탕을 선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삼삼복집은 맑은 국물이 아닌 매운탕으로, 그것도 고춧가루가 아닌 된장을 풀어 넣은 국물로 담백함과 시원함, 약간의 얼큰함이 조화된 흔히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복어탕을 맛볼 수 있다.
더욱이 40여년의 전통을 지닌 삼삼복집은 복어매니아가 아니더라도 단골이 될 정도로 깊은 감흥을 주는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졸복을 말려 만든 건복매운탕, 군산에서 공수한 신선함이 묻어나는 생복매운탕,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어 즐거움도 두 배인 곳이다.


하지만 삼삼복집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복을 선호하고, 사실상 건복의 맛이 더 좋기 때문에 건복매운탕을 즐기기 위해선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삼삼복집은 특이하게 건복이든 생복이든, 팔팔 끓는 탕국에 아욱을 데쳐 먹는다. 몇 차례 아욱을 넣어서 먹으면 국물에 은은한 아욱향이 퍼져 감칠맛을 더해준다. 더욱이 해장의 양대 산맥이라는 복어와 콩나물이 함께 들어있으니 애주가의 속을 풀어주기에 그만일 것이다. (참고로 예전에는 사시사철 직접 재배하는 머위를 넣었다고 한다)
된장콩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집된장으로 만든 국물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건복과 아욱이 어울려 시원한 국물 맛이 그야말로 ‘환상’이다. 탕의 건더기를 다 건져먹으면 국물에 밥을 넣어 볶음밥을 만들어주는데, 아무리 배가 불러도 볶음밥은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다.



■ Book
대한민국맛집여행

맛집 블로거 공식 지원의 일환으로 다음 공식 맛집 블로거 선정을 기념하고, 양질의 맛집 정보를 모아 보다 뜻 깊은 가치를 만들고자 ‘대한민국 맛집 여행 700’이 발간됐다.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들이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맛집과 핵심만 간추린 평가로,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는 식도락가들이 ‘미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안내한 책이다. 각 맛집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블로그 원문 주소로 접속해 확인할 수 있고, 맛집을 추천한 블로거와 직접 대화를 통해 소소한 재미도 경험할 수 있다. 홍성을 중심으로한 충남 서부권 맛집소개에 김승환(필명 모하라) 씨가 참여해 우리에게 친근한 홍성과 인근의 맛집을 책속에서 발견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