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인가, 인재인가?
상태바
자연재해인가, 인재인가?
  • 황지수(홍주고 2) 학생명예기자
  • 승인 2011.08.11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에 내린 폭우로 인해 서울에는 100년만의 물난리가 일어나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이번 물난리는 많은 사상자와 주택파손, 농경지 침수 등의 막대한 재산피해를 불러왔다.

광화문 광장은 작년과 올해 2년 연속으로 물에 잠겨 논란을 불러왔고, 부촌인 우면산 주변 택지의 피해 또한 큰 관심을 끌었다. 무려 16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는 이미 작년 여름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전적이 있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아니었는데 그를 무시하고 생태공원 조성 등의 개발을 무리하게 지속했다.

그렇다면 이번 물난리를 과연 단순히 기상이변에 의한 재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뉴타운이나 디자인서울 같은 개발 위주의 정책이 추진되면서 서울은 콘크리트로 도배되다시피 했는데도 배수 시설의 확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물이 땅 밑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물이 흘러나갈 길이 없으니 내리는 비는 도로 위를 그대로 휩쓸고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홍수, 지진, 화산폭발…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재앙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연재해와 인공재해를 더 이상 명확한 기준선이 사라져버렸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기술도 늘었지만, 산업화의 명분으로 마구 배출해낸 온실가스와 그로 인한 이상기후, 자연을 고려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발, 이런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들이 자연재해의 파급력을 더욱 키우고 또 ‘재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재해를 더 이상 자연재해라고 부른다는 건 기막힌 역설이 아닐까.

영화나 소설을 보면 우리가 이때껏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재앙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우리는 손에 땀을 쥐고 그 화려한 CG로 무너져 내리는 도시를 보며 짜릿함을 느끼지만 우리가 계속 ‘인재’를 자연재해일 뿐이라고 우기며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처한다면 그 짜릿함은 어느새 영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와 그동안 이루어 왔던 모든 것을 삼킬 것이다.

이번 물난리로 인해 우리는 ‘재난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라는 고민 또한 함께 얻었다. 우리 생각을, 생활을 바꾸지 않는 한, 재난은 예방할 수도, 더 큰 재난을 피할 수도 없다는 것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