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의병추모탑인가? 기념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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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의병추모탑인가? 기념탑인가?
  • 홍주신문
  • 승인 2011.09.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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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홍주의병추모탑 건립을 둘러싸고 우왕좌왕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탁상행정, 전시행정에서 비롯된 군민의 혈세낭비라는 비난을 자초한 꼴이다. 홍성군은 홍주의병추모탑 건립에 국비 4억6400만원, 도비 3억원, 군비 7억3500만원 등 15억원을 들여 높이 15미터의 탑 형태로 홍주의사총 내에 건립할 계획으로 추진했다. 홍성군은 지난 2010년 6월 추모탑 디자인을 제안·공모했고, 8월에는 공모된 작품의 심사를 거쳐 공모작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고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예견됐던 문제점이 여기저기서 발생했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찾기에 홍성군의 행정은 우왕좌왕하는 꼴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니 그 해결방안의 실마리가 쉽게 풀릴지 만무다.

우선 홍성의 대표적인 상징사업을 하면서 관련 법령 등의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업을 서둘렀다는 점이다. 특히 민선 5기 김석환 군수가 취임을 불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급속히 추진됐다는 점이다. 반면 8월에 작품심사를 거쳐 계약이 체결된 점으로 볼 때, 현 군수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상황이란 측면도 있다. 7월이면 새 군수가 취임할 것이고, 취임한 이후 재검토를 거쳐 추진했어도 될 일을 그렇게 화급할 정도로 시기를 다투며 추진했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주무부서 담당자로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다음으로는 1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관련 법령 검토가 미흡했거나 없었다는 점이다. 문화재구역내에 인공조형물을 계획하면서 사전검토가 미흡했다는 점은 직무유기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문화재청에 뒤늦게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했으나 계속해 연거푸 부결됐고, 급기야는 탑의 높이를 9미터로 줄이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으나 마찬가지 이유로 부결됐다고 한다. 이제는 설립장소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홍주의사총에서 대교공원으로, 또 홍주의병주둔지와 홍주천주교순교기념비 주변 등으로 방황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당초 ‘홍주의병추모탑’에서 ‘홍주의병기념비’로 명칭을 바꾼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는 즉흥행정의 단면이다. 홍주의병에 대한 무엇을 기념한단 말인가. 죽음을, 홍주성탈환 승전일을,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이 분명하게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추모라는 단어에는 제례(sacrificial rituals)라는 측면이 있다면, 기념이란 단어에는 축제(festival,carnival)라는 측면이 강조됨도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분명한 시작과 결론이 ‘홍주의병추모탑’ 설립이었으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더 중요한 것은 군민들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편의적 발상에서 추진됐다는 점이다. 하나의 사례라고 할지라도 홍성군의 행정이 군민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비쳐진다면 군민들이 어떻게 공무원들을 믿고 홍성군정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질책 담긴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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