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에는 낙화암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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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에는 낙화암 -18
  • 한지윤
  • 승인 2019.11.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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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의 청소년 역사교육소설

“동부여에서 너희들 형이 온 것 말이냐?”
“새 어마마마도 오시지 않았습니까?”
“할 수 있느냐. 아바마마의 뜻대로 모시고 살아야지.”
“그러하오나 비류 형님은 태자의 자리를 빼앗기게 되었고 앞으로도……”
“당연한 일 아니냐? 큰 형이 태자가 되는 것이”
“하오나, 그 형이 우리를 미워한다면 저희들은 어떻게 되지요?”
“보기에 그런 악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더라. 모든 일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임금의 딸이었고 임금의 부인인 송 왕후는 어떤 면으로 보나 마음이 너그러웠다.
그러나 송 왕후도 마음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다.
예씨 부인의 나타남을 시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들 비류 형제의 앞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할 수는 없었다.
유리 태자의 사람됨이 어떤지는 지내보지 않아 모르는 일이지만, 비류 형제가 유리의 나타남을 꺼리는 것으로 보아 앞날의 그들 사이가 순탄치 못할 것은 짐작할 수가 있었다.
왕자와 왕자사이가 좋지 않을 때, 더욱이 어머니가 다른 왕자 사이가 좋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생긴다는 것은 송 왕후가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주몽왕이 살아 있을 때는 주몽왕의 힘으로 아무 일 없이 지내게 될지 모르나, 주몽왕이 세상을 떠나고, 유리 태자가 임금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는지 모르는 일이었다.
유리가 비류 형제를 내쫒거나 죽일 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한 유리가 그러지 않는데도 비류 형제가 임금 자리를 빼앗긴 것을 원통히 여겨, 무슨 일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에 그 같은 일이 생겼을 때 비류 형제가 유리에게 눌리는 것이 싫기는 하지만, 한편 유리가 비류에게 눌려 고구려에서 밀려나가게 되는 것도 좋아할 수 없는 일이었다.
비류 형제 중에서 누구든 고구려 임금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고구려의 앞날이 걱정스러웠다.
밀려 나간 유리가 그대로 있을 리가 없으므로 어지러워질 것이다.
그 틈을 타고 이웃 나라와 한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해 들어올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동방의 대국을 이룩하려는 주몽왕의 성업이 무너지고 말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생각해서도 안될 일이었다. 그러니까 비류 형제와 유리 사이에 이런 처참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송 왕후는 자나 깨나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뿐 이었다.
속으로는 어쩐지 모르지만 겉으로만 지극히 원만한 유리 태자였다.
그런데도 비류 형제는 유리를 꺼린다. 말 끝 마다,
“유리가 우리를 내몰면 어쩌지요?”
“유리는 우리 형제를 미워할꺼야.”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송 왕후는 앞날이 더욱 걱정되었다.

“얘들아.”
송 왕후는 두 아들을 앞에 불러 앉혔다.
“난, 유리 태자를 두둔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무슨 말씀이시와요?”
“내 보기에는 너희들 생각같이 유리 태자가 너희들을 해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만……”
“지금은 그렇사오나 앞으로 아바마마가 승하(昇遐) 하신 뒤 마음이 변할지 모르는 게 아나옵니까?”
“글쎄다. 앞일이야 어찌 장담을 하겠느냐만, 너희들이 유리를 그렇게 꺼리고 어떻게 살아 갈 수가 있겠느냐? 보고 있는 내가 이렇게 마음이 불안하니.”
“일찍이 아바마마께오서 금와왕의 대소 형제에게 음해를 받으셨단 일을 생각하오면 한시도 마음이 편할 때가 없사옵니다.”
“마음이 그토록 불안해서 어떻게 살아가겠느냐?”
“어찌하면 좋겠사옵니까?”
“너희들에게 뜻과 용기와 무예(武藝)와 도량(度量)과 따르는 자가 있으면 길이 없는 것도 아니니라.”
“무예만은 유리 태자와 겨뤄 보지 않아 장담치 못하겠사오나 불안한 마음이 없이 살 수 있는  길이 있사오면 일러 주소서. 어머님 말씀을 따르겠나이다.”
“비류는 조금 전 대왕마마의 걸어오신 길을 이야기했지.”
“대소에게 몰려 동부여를 빠져나오신 이야기 말씀이시옵니까?” <다음호에 계속>

<이 소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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