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에는 낙화암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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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에는 낙화암 -19
  • 한지윤
  • 승인 2019.11.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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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의 청소년 역사교육소설

“그렇다. 너희들도 대왕마마의 피를 받고 세상에 태어났다. 마음속으로 꺼리고만 있지 말고 대왕께서 하옵신 대로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
뜻깊은 말이었다. 비류와 온조가 그 말뜻을 알아듣지 못 할 리가 없다.
“그러하오면 저희들이 이 고구려에서 떠나 다른 곳에 가서…….”
“그렇다. 어엿한 나라를 세우고 떳떳이 사는 게 옳을 게 아니겠느냐? 마음을 꺼리고 불의(不義)를 뜻하느니보다는…….”
비류와 온조는 깨달았다. 자기들의 갈 길이 어느 길인가를 깨달았다.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온 비류와 온조는 자기를 따라 나설자를 구했다.
남 모르게 은밀히 동지를 구했다.
비류 왕자를 따라 나서겠다는 자도 많이 나섰고, 온조 왕자를 따라 나서는 자도 많았다. 더욱이 온조에게는 심복 부하인 오간, 마여가 젊은 백성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미류보다 많은 자가 따라 나서겠다고 했다.
“어머님.”
비류와 온조는 고구려에서 떠날 차비를 마련해 놓고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떻게 되었느냐? 떠날 준비가 되었느냐?”
어머니는 벌써 아들이 찾아온 까닭을 알았던 것이다.
“내일이라도 떠날까 하옵니다.”
“따라 나설 자의 숫자는?”
“능히 나라를 세울 만 하옵니다.”

“그렇다면 떠나거라.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그 많은 무리를 이끌고 고구려를 떠나려 하느냐?”
“짐짓 유리 태자를 반하는 양 난을 일으켜 싸우는 시늉을 하다가 밀려가는 체 남쪽으로 내려갈까 하옵니다.”
온조의 대답이었다. 비류는 무리를 모으려고만 했지, 그 무리를 어떻게 데리고 고구려를 떠날 것인가는 생각지 않았다.
“좋은 생각이구나. 역시 너는 고구려 대왕의 아들이고 새 나라를 이룩할 임금의 재목이다.”
어머니는 온조를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부탁을 잊지 않았다.
“어디 가서 새 나라를 이룩하고 그 나라의 힘이 강성해지더라도 고구려를 넘겨다봐서는 안 된다. 고구려는 누가 다스리건 너의 아버님이 세우신 너의 아버님의 나라다. 아들이 아버지를 칠 수가 있느냐?”
“어머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그러나 어머님께서는 저희와 같이 떠나 주시지 않으시겠사옵니까?”
“너희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을 리야 있겠느냐만, 여자가 어찌 남편을 버리고 떠날 수 있느냐, 어디 있든 너희들의 성공을 축원하고 지낼 테니 너희들이나 뜻을 이루도록 힘쓰거라.”
“네.”
비류 형제는 어머니의 한 마디 말로써 어머니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움을 알았다.
“그럼, 어느 때 난이 일어나더라도 놀라지 마옵소서. 저희들이 짐짓 꾸미는 일이오니.”
“안다. 너희들의 말이 아니라도 짐작할 일이거늘, 너희들의 말이 있었는데 내 어찌 놀라겠느냐.”
닷새가 지난 뒤 고구려 서울엔 큰 난리가 벌어졌다.
“유리 태자를 고구려에서 내 쫓아라.”
하는 구실을 들고 비류 형제가 일으킨 난이었다.
주몽왕은 크게 노했다.

“유리야, 어떠냐. 내 힘으로도 쉽게 저 애들을 물리칠 수 있지만 나는 나서지 않겠다. 부자가 서로 싸우고 싶지도 않고, 또 내 뒤를 이을 네 힘도 나타내야 될 것이니, 네가 나가서 저들과 싸워 보거라. 나라 안의 반란을 평정할 힘이 없이 어찌 나라를 맡을 수 있겠느냐?”
주몽왕이 유리에게 하는 말이었다.
“아바마마는 심려 마옵소서. 소자 능히 비류 형제를 물리치오리다. 형제간에 싸운다는 것은 윤리에 어긋나는 일이오나, 이미 그들이 불의로 난을 일으켰사오니 소자의 힘을 보이는 것보다도 나라의 어지러움을 막기 위해 저들을 물리치겠나이다.”
“옳은 말이로다. 내 앉아서 너희들의 싸움을 보고 있으리라.”
유리는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옥지, 구추, 도조를 데리고 싸움터로 나섰다.
유리는 고구려에 온 뒤 넓은 도량으로 젊은 군사를 많이 얻었던 것이다.
주몽왕 못지않은 궁술을 지닌 유리 태자다 . 돌팔매질로도 능히 적군을 맞출 재능이 있는 유리 태자였다. 그런데 일부러 패주(敗走) 하려고 일으킨 난이다. <다음호에 계속>

<이 소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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