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제자들의 투표 참여를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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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제자들의 투표 참여를 축하하며
  • 유병대 전 홍성여고 교장
  • 승인 2020.0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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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이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운 나이인 열여덟 청춘이 됐다니 참 세월이 빠르네. 늘 열려있던 교장실에 쉬는 시간, 점심시간 가릴 것 없이 찾아와 즐겁게 재잘거리던 그때 그 시절이 너무도 그립구나. 그중 누군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만 18세 선거권이 없어요?”라고 교장인 나에게 따질 때 미안해. 내가 안 그랬어라고 대답해서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생생하단다. 마침내 너희들이 그토록 원하던 만 18세에게도 선거권을 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27일 국회에서 통과되던 날 나는 마치 내가 해낸 것처럼 무척이나 기뻤단다.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참정권을 보장받아 동등한 시민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첫걸음을 지켜볼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도 보내고 기대도 많이 되는구나.

일부 어른들은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교장으로서 너희들을 보아 온 내 생각으로는 오히려 교육에도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고 학생들의 민주주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이 교장 선생님이 비록 지난해 8월 퇴임했지만 사랑하는 만 18세 제자들의 선거 참여 특히 투표 참여에 대해 선배의 경험으로서 부탁하자면

첫째, 당당하게 만 18세가 돼서 투표 참여 자격이 주어진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투표에 참여하기 바란다. 너희들은 이제 충분히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니 투표를 통해 삶을 바꾸는 힘을 기르고, 책으로 배우는 민주시민 교육보다 생생한 체험으로 민주주의를 경험하기 바란다.

둘째, 너희들이 학교에서 정치를 배우고 실천한 대로 이번 투표에 참여하기 바란다. 학교에서 학생회장 선거를 할 때 활발한 정책 토론과 홍보를 통해 공약을 점검하며 투표에 참여했듯이 꼼꼼하게 사회 문제에 대한 정당의 시각, 후보자의 공약 등을 꼼꼼하게 점검하여 소신 투표를 하기 바란다.

셋째, 이번 투표 참여를 계기로 앞으로 꾸준히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는 습관을 기르기 바란다. 이를 통해 너희들이 사회에 나오면 더 좋은 국민,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우리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 의미에서 투표가 끝나면 첫 투표 기념 인증샷으로 행복한 추억도 남기렴.

글을 쓰면서 너희들이 선출한 학생회장단과 동아리 활동 활성화, 생활규정 제정 등을 위해 늘 소통과 공감으로 토론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구나. 또한 전교생 사회복지시설 봉사, 농어촌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 대한 참학력 교육 봉사, 전국을 감동하게 한 세월호 추모 퍼포먼스 등 아름다운 사랑 나눔의 경험도 최고의 추억으로 남는구나. 학교에서 경험한 이 모든 선한 영향력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 참여의 힘으로 표출돼 대한민국이 코로나19를 물리치고 해피바이러스로 전파되기를 소망한다. 다시 한번 만 18세 투표 참여를 축하하며 투표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악수하자. 사랑한다. 얘들아.

 

유병대<전 홍성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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