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의중을 꿰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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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의중을 꿰뚫는
  • 한학수 칼럼위원
  • 승인 2020.04.23 09: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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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정국이 끝나면 국민이나 기업인은 늘 불안하다. 선거철이 지나면 그들이 하는 일은 소속정당의 이념정치에 함몰돼 국민을 외면하기 일쑤다. 국민이 호되게 정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정치인의 안하무인과 교만함 속에 무지한 국민은 매번 참정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위에서 누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민심을 잘 모른다. 힘든 사람 입장에 서봐야 세상이 보이는 법이다. 돈과 명예가 사라지는 순간에 개인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 알게 된다. 그러나 그때 깨달으면 너무 늦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볼 때가 온다. 인간이 죽음을 피할 수 없듯이 말이다. 

배는 바닥부터 물이 새고 권력은 꼭대기부터 먼저 샌다. ‘정관정요(貞觀政要)’에는 명군(明君)과 암군(暗君) 구분법이 명확하게 나온다. 명군은 널리 듣고 암군은 측근 얘기만 듣는다. 대통령은 결단하는 사람이다. 대통령의 권한은 힘든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라고 주어진 것이다. 일을 이루려면 용기와 함께 지혜도 필요하다. 사람은 이성을 지니고 감성으로 교감하며 살아간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고 상식 속에서 살아야 동물과 다르다. 국민의 자세 또한 올곧게 바로잡을 일이다. 충분한 것을 너무 적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많은 것도 충분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세종대왕은 집현전 학사들을 모아놓고 “내 유일한 소망은 백성들이 원하는 일과 억울한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요, 농사짓는 마음에서 근심하면서 탄식하는 일이 영원히 그치는 것이요, 그로 인해 백성들이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내 지극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거에 이기고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숙명일 테다. 신뢰는 가벼운 실수로도 무너질 수 있지만 신뢰 회복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자본주의는 경쟁과 효율을 동력으로 시스템이 움직인다. 다양한 이유로 경쟁에서 밀려난 약자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인생은 세상의 흐름을 잘 읽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부드러움을 발휘한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경제와 안보를 강화하고, 갈등과 양극화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어떤 것을 하지 않는 것과 무슨 짓이든 다 하는 것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경계이다. 

희망은 죽음 앞에서도 생명을 지켜내는 강한 힘이다. 대나무가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자랄 수 있는 것은 줄기의 중간 중간을 끊어주는 시련이라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봉합하며 희망 없이 열심히 살아갈 희망이 생기도록 길에게 길을 물어야 할 일이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어제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어제와 다른 생각은 자기반성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요구한다. ‘내가 지금 이걸 해서 뭘 얻을 수 있지’라는 의문이 행동에 앞서 선행돼야 한다. 서로 자신들에게 추상처럼 엄정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에서 피어난 천리향과 만리향은 두 꽃이 서로 자기의 향이 멀리 간다고 말다툼을 하게 됐다. 바람은 지나가다가 그들의 말다툼 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말했다. “향기가 멀리 간다고 해서 다 아름다운 꽃은 아니야.” “향기란, 사라져야만 향기야. 무조건 멀리 간다고 해서 진정한 향기가 아니야. 향기란 살짝 스쳐 사라짐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거야. 향기가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그것은 냄새에 불과해.” 

실패에는 성공의 향기가 난다. 오랫동안 고통 가운데서 참고 견디며 대팻날을 간 사람일수록 겸손의 얼굴을 지니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줄 안다.


한학수<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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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2020-05-06 22:41: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필진 2020-04-23 12:27:10
현 정국에 맞는 말씀입니다. 정치인들의 눈에는 정치의 근간은 국민에서 부터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국민이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권력이 자신들의 것이라는 우월감에 메스컴에 보이는 글과 말과 행동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하여진 자신들의 행태가 그렇게 멋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려워 해야 할 것은 국민이 아닌 바로 자신의 양심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정치인에게 양심과 도덕을 바라는 것은 비정치적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노릇이지만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 내면의 세계가 밝은 정치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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