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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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들판〉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0.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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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11〉
권중석(86)   <봄 들판>   36x26cm    싸인펜

권중석어르신! 잘 지내고 계시죠? 뵙고 싶습니다. 무심한 듯 지으시던 입가에 미소도 생각납니다.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천태리 마을회관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마을회관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시던 어르신들이 지금은 무엇을 하고 지내실까? 하루 종일 일을 하시는 것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고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윤흥기어르신도 잘 계시겠지요? 두 분은 평생을 한 마을에서 함께 산 친구로 지금도 서로 배려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제 마음을 뭉클하게 하였답니다.  무엇을 하든 윤흥기어르신은 앞장을 서고 권중석어르신은 빙긋이 웃으시며 따르셨지요. 그런 두 분의 모습을 보며 인생에서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답니다.  
  
‘소도 식구여!’ 하시며 그림에 매번 소를 그려 넣으시던 생각이 납니다. 예전에는 정말 소가 한 식구였지요. 서로 사랑을 주고받았지요. 이 그림에는 송아지까지 그려 넣으셨네요. 흥이 오른 봄 들판에서 이랴! 이랴! 소를 몰며 써레질을 하는데 툼벙! 툼벙! 송아지가 어미소를 따라다니던 정경,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비가 와서 우장을 쓰고 소를 모는 모습을 그린 거라고 하셨는데 소를 몰고 있는 사람이 어르신인 거죠? 신명나게 일하시던 그 때가 그리운 거죠? 저도 어느덧 한창 일하던 옛날이 그리운 나이가 되었답니다.    

언제가 될는지, 감염병이 사라져서 마을회관에 다시 모여 계시는 날 찾아 뵐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 건강하게 안녕히 계십시오.  

 

 

 

전만성(미술작가, 수필가, 미술인문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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