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준 할머니 〈우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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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준 할머니 〈우리 소〉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1.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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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24〉
안도준·〈우리소〉·36x26cm·싸인펜.
안도준·〈우리소〉·36x26cm·싸인펜.

안도준 할머니는 76세입니다. 76세 할머니가 102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삽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안도준 할머니가 홀몸으로 나이 많으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산다고 안쓰러워하십니다. 오래 살면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게 되니 오래 사는 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도 하십니다. 

안도준 할머니가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지 않으려고 하셨습니다. 손이 떨려서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돌아가신 후로 수전증이 생겼고 긴장하면 더 떨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더 이상 권유를 하지 않았는데 할머니는 어느 날 많은 그림을 그려 오셔서 보여주셨습니다. 내가 어르신들을 가르치느라 애쓰는 걸 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하셨습니다. ‘애쓴다’는 표현이 민망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잘하시는 걸 왜 못한다고 하셨을까 의아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위 그림은 안도준 할머니의 ‘우리’ 시리즈 중 한 점입니다. 안도준 할머니는 그림을 그리고 〈우리 소〉, 〈우리 집〉, 〈우리 화분〉 등 제목에 ‘우리’를 붙입니다. 아이같이 천진하면서도 정겹습니다. 오래 기르던 소를 팔게 되었을 때 섭섭해서 안도준 할머니가 소의 꼬리를 잡고 있었다고 하십니다. 그때의 섭섭했던 마음을 그리셨습니다. 참 따뜻한 마음의 할머니입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수필가, 미술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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