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수 할머니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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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수 할머니 〈양말〉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1.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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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25〉

이병수 할머니는 생활 속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아서 그리십니다. 〈닭〉, 〈모이 주기〉, 〈세배〉, 〈대추나무〉, 〈길가의 꽃〉, 〈우리 동네 소나무〉 등 모두가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생활 주변에서 발견한 것들입니다. 생활 속에 있는 것들을 보고 관찰하면서 그리시니 진정성이 있고 공감하게 됩니다. 

그림 〈양말〉도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그린 것입니다. 생활에 쓰이는 물건이 그림의 소재가 됐고 보고 관찰하며 따라 그렸는데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 됐습니다. 색채가 밝고 명랑해 보고 있으면 즐거워집니다.

자세히 보니 양말에 있는 꽃무늬와 알록달록한 색채를 그대로 그리셨습니다.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 같이 천진합니다. 방바닥에 양말을 널어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할머니를 생각하니 웃음이 납니다. 이병수 할머니는 이 양말을 선물 받으셨다 하셨습니다. 보풀보풀한 게 참 따스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 보풀보풀하게 보이나? 가까이 들여다보니 펜이 지나간 자국이 흐린 그림자가 돼 보풀보풀하게 털이 나 있는 것 같습니다. 효과와 표현 만점의 그림입니다. 꼭 잠잘 때 신는 수면양말 같습니다. 

어르신들과 그림을 그리는 일이 즐거운 것은 이병수 할머니의 〈양말〉과 같은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보물과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지 기대하는 일은 참으로 신이 납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수필가, 미술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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