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할머니 〈꽃과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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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자할머니 〈꽃과 새〉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2.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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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28〉
양영자·<꽃과 새>·36x26cm·싸인펜.

시간과 함께

장곡면 천태리 어르신들의 그림을 홍성읍내에서 전시하게 되어서 그림을 가지러 천태리 마을에 간 적이 있었다. 그림 그리기 활동이 끝나고 6개월이 지난 뒤였다. 

양영자 어르신이 길가에 나와서 채소를 다듬고 계셨다. 그림을 가지러 왔다고 하자 ‘나도 그린 게 있다’고 하시며 가지고 나오셨다. 〈꽃과 새〉, 〈나무〉, 〈꽃〉 석 점이었다. 할머니들은 꽃과 새 같이 작고 아름다운 것 그리기를 좋아하셨다. 그사이 좋아진 점은 그림의 주인이 되는 것을 종이에 가득 커다랗게 그리신 거였다. 화투장에 있는 것을 보고 그리신 것 같았다. 어쨌든 손을 놓지 않고 그림을 계속 그리신 것을 칭찬해드렸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셨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천태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그림을 펼쳐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양영자 할머니의 〈꽃과 새〉를 보고 정옥희 할머니가 한 말씀하셨다. ‘하얀 종이를 다 메꿔주면 흠씬 좋아!’ 정옥희 할머니는 그 사이 안목이 부쩍 높아져 있었다. 

그림 그리는 횟수가 늘고 시간이 쌓이면서 어르신들의 그림 보는 안목이 높아지고 있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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