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권리 증진 시작, 농어업회의소 설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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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권리 증진 시작, 농어업회의소 설립부터”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04.03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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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섭 농업경영인 홍성군연합회장

주요 단체 활동만 4개 한창땐 하루가 모자라
농업경영인은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해

 

봄을 맞이해 많은 기관·단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기간 미뤄왔던 행사들을 개최하면서 분주해졌다. 각종 행사장에서 수시로 만날 수 있었던 그는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체마다 행사를 직접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행사 사회를 맡아 여러 단체장 이·취임식 행사를 진행하던 그가 어느 날 취임회장으로서 행사장에서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에서 만날 때마다 항상 유쾌한 웃음을 지었던 고영섭 농업경영인 홍성군연합회장(57)을 만나 삶과 농업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결성에서 태어나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평생토록 농사를 지으며 홍성군에서만 살아왔다는 그는 자기 자신을 ‘농사꾼’이 아닌 ‘농업경영인’이라고 소개했다.

“농사꾼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아요. 전 농업경영인입니다. 농사꾼은 그냥 옛날부터 해 온대로 농사를 짓는 사람을 말합니다. 농업경영인은 농업을 운영하는 사람을 뜻하죠. 새로운 농법이 있으면 배우고 잘된 농사를 보면 벤치마킹을 하죠.”

고 회장은 농업경영인으로서 ‘농사는 배우고 배워도 끝이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것을 배워 익히고 나면 또 새로운 농법이나 종자가 나오고, 그렇게 새로운 것을 배워 익히기 일쑤다. 그는 농사일을 하면서 그날그날의 기록을 사진으로 찍어 일지로 남긴다. 누군가가 농사를 참 잘 지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곳에 가 노하우를 배우고, 그것을 또 기록으로 남긴다. 때로는 더 나은 작물 재배법을 익히기 위해 타 지역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 노력 속에 현재 그는 벼농사 62마지기(1만 2000평), 하우스 2동(400평) 농사를 짓고 있다.

고 회장은 지난 2월 26일, 제21대 농업경영인 홍성군연합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006~2007년에 역임한 농업경영인 홍성군연합회장으로 다시 취임한 이유는 ‘홍성군농어업회의소’ 창립을 위해서다.

“언젠가 농업인들이 경제적으로나 복지 등으로 대우받는 시기가 올 겁니다. 그 시작을 홍성군 농어업회의소 창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벌써 회원 500여 명이 가입했는데, 앞으로 이들의 권리를 찾고, 실질적으로 농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등을 건의하기 위한 하나의 창구로써 농어업회의소를 창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그는 농어업회의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현재 회원이 쉽게 늘지 않는 것은 농업인들의 농어업회의소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업회의소의 필요성 등 인식이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회원가입을 권유하는 일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농어업회의소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많은 농업인들이 회원가입을 꺼리지만 농어업회의소가 우리를 대변하는 역할임을 깨닫게 된다면 함께하고자 하는 농업인들이 훨씬 늘어날 겁니다.”

농업에 대해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그는 사실 봉사활동에도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고 회장은 농사를 지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 벌써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고 모든 것이 막막하던 시절, 청년 4-H 단체를 가입하면 정착이나 농업 기술 교육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별생각 없이 봉사를 시작했어요. 꾸준히 활동해 지금은 4-H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어요.”

봉사활동에도 진심을 다하는 그는 일단 단체에 소속되면 최선을 다해 활동한다고 말했다. 본인이 속한 단체에서 어쭙잖게 활동하는 것을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결과 홍성군농업경영인 회장 외에도 결성초등학교 총동문회 사무국장, 홍성군장애인후원회 사무국장, 4-H 본부 사무국장 등 각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런 열정적인 그의 모습은 규칙적인 생활패턴과 철저한 자기관리에서부터 시작한다. 여느 농업인들처럼 새벽 일찍 하루를 시작해 서둘러 일을 마치고, 오후엔 시간을 쪼개 단체활동을 소화한다. 고 회장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술을 끊기 시작한 3년 전부터 운동을 시작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 농업과 봉사활동에 대한 열정의 원동력이라고 귀띔했다.

행사장에서 만날 때마다 유쾌한 웃음을 보여줬던 고 회장은 굉장히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단순히 바쁜 삶을 살며 스스로의 일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본인과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늘 고민했다. 이런 열정을 통해 농업경영인회장직에 다시 오르게 된 그로 인해 변화할 우리지역 홍성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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